글로벌 AI 커뮤니케이션 기업 딥엘(DeepL)이 9일 한국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성장세를 바탕으로 제품 및 서비스 확대 계획을 밝혔다.
“저희는 설립 이래로 언어 장벽을 해소하겠다라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고 어떠한 문제도 없이 전 세계 사람들이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점에 대해서 많은 열정을 갖고 있습니다. 또 해외 사업을 위해서 외국어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기업 고객에게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서울 조선팰리스 강남에서 만난 딥엘 창업자 야렉 쿠틸로브스키(Jarek Kutylowski) CEO는 지난 1월 한국어 서비스 출시에 이어 오는 8월 딥엘 프로(DeepL Pro) 한국 출시를 통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며 AI 기술의 진보 방향성과 그로 인한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쿠틸로브스키 CEO는 “AI와 관련된 상당히 많은 개발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오픈소스 차원에서도 많은 다양한 연구가 이어질 것”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AI는 두 가지의 영역으로 갈라질 것이라고 보는데요. 일단 첫 번째는 일반적인 AI로서 소소한 업무에 사용이 되는 경우가 있을 겁니다. 또 다른 한 축은 딥엘처럼 전문화된 영역에서 사용이 되는 AI 기술이 될 텐데요. 번역 툴은 대형 언어 모델을 바탕으로 하고 있고 구체적인 업무를 높은 수준의 품질로 해내는 역할을 하게 될 겁니다.”
이어 쿠틸로브스키 CEO는 “그 동안 한국어 서비스 지원에 대한 요청이 많았지만, 막상 출시가 된 후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뜨거운 관심에 놀랐다”며 “이는 딥엘에 있어 중요한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딥엘은 다른 서비스와 달리 뉘앙스를 포착해 반영하는 독자적인 AI 기술을 통해 정확하고 독보적인 번역을 제공하면서 서비스를 지속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한국 기업과 개인 고객들인 저희 번역기 툴을 활용해 국제적으로 더 많은 시장과 고객에게 접근하고, 또 역으로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한국 제품과 다양한 서비스 경험, 문화와 역사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죠.”
한국에서 AI 도입, 현황은?
2023년 AI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한국인의 62%는 AI 기반 제품 및 서비스가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다’고 답을 했다. 또 응답자의 76%는 3~5년 내에 AI 기반 제품 및서비스가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답했다. 이를 언급한 쿠틸로브스키 CEO는 “이러한 현상은 상당히 고무적”이라며 한국 시장의 AI 도입과 사업 전망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한국에서 AI 트렌드에 대해 저희는 많은 기대를 갖고 있었고, 개인과 기업이 모두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 출시 계획을 잡게 됐습니다. 오는 8월 딥엘 프로 출시를 통해서 한국 기업의 업무 생산성, 효율성을 개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또한 쿠틸로브스키 CEO는 ‘데이터의 보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많은 기업에서 딥엘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는데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화하는 사업 환경에서 고객사들이 정말로 중시하는 것은 데이터의 보안입니다. 특히 법률이나 금융처럼 규제 요건이 상당히 까다로운 산업에서 그렇죠. 이러한 데이터 보안이 정말로 중요한 것은 고객의 데이터를 AI 모델 트레이닝에 사용을 하게 되면 어떤 기업의 기밀 정보나 내부 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엔지니어 중심의 기업으로서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외부의 제3자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지 않습니다. 즉 저희에게 제공되는 고객 데이터에 대한 완벽한 보안 통제를 갖고 있다는 말입니다.”
한국 시장에 기대감 커… 데이터 보안 강조
쿠틸로브스키 CEO는 이어 딥엘 프로의 구체적인 기능을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무제한 텍스트 번역이다. 웹, 데스크탑, 모바일 앱, 브라우저 익스텐션에서 글자수 제한 없이 번역이 가능하다. 이는 신제품인 ‘딥엘 라이트’ 역시도 동일하게 적용된 기능이다.
이때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적용돼 번역 문서의 원본 서식을 유지할 수도 있다. 추가로 편집할 필요가 없어 시간과 비용이 절감되는 것이다. 이러한 딥엘의 기능은 API를 통해 내부 툴과 제품에 통합돼 팀내 커뮤니케이션을 향상 시키고, 기업이 고객과 대화를 할 때도 즉각 번역이 가능하게 돼 있다. 이러한 딥엘 프로의 기능을 설명한 쿠틸로브스키 CEO는 “가장 중요한 것은 최고 수준의 데이터 보안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며 재차 “고객 데이터에 대한 완벽한 보안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쿠틸로브스키 CEO는 프랑스 웹사이트 번역 솔루션 ‘위글롯(Weglot)’, 니혼게이자이신문·파이낸셜타임즈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 ‘닛케이’, 글로벌 로펌 ‘테일러 웨싱(Taylor Wessing)’ 등의 딥엘 적용 사례를 소개하며 웹사이트 번역, 언론, 법률 분야에서 효용성이 입증됐다는 점을 설명했다.
“저희는 항상 언어 장벽이 높지만 기술 수준 또한 높은 국가를 찾아서 도움을 드리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딥엘 서비스 역사를 봤을 때 한국어에 대한 수요가 정말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년 내에 한국은 딥엘의 5대 시장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순차적으로 한국의 로컬 팀과 사무소가 설치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기대를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한국을 자주 방문하고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계획입니다.”
글로벌 공룡과 경쟁 자신감… “창업부터 지금까지 경쟁은 딥엘의 DNA”
딥엘의 번역 기능의 기술력은 이미 입증이 됐지만, 한편으로 오픈AI의 챗GPT를 앞세운 마이크로소프트, 이를 추격하는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다. 지난 2017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점 외에 규모와 자본, 글로벌 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딥엘은 열세라는 지적도 있다. 이와 관련 쿠틸로브스키 CEO는 “글로벌 공룡과 경쟁하는 것은 저희 DNA의 일부”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저희는 설립한 당시부터 지금까지 글로벌 빅테크와 경쟁했고, 그 기업들이 내놓은 번역 솔루션과 경쟁해 왔습니다. 저희만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유저들이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해 왔다는 것입니다. 그 목적 하나를 가지고 효과적으로 많은 연구를 해 왔고, 지난 6년이라는 시간 동안 성공적으로 경쟁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쟁력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파파고와 같이 국내 빅테크가 개발해 서비스 되는 번역 솔루션 대비 경쟁력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딥엘이 독일에서 시작한 글로벌 스타트업이라는 점에서 한국 사람이 만든 한국어 번역 서비스를 능가할 수 있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쿠틸로브스키 CEO는 “전세계를 대상으로 솔루션을 개발하고 사업을 진행하면서 학습한 내용들이 한국을 비롯해 각 현지 시장에 적용되고 있다”며 “디테일을 중시하기 때문에 1년에 수십개 언어 서비스를 론칭하지 않고 순차적으로 몇 개의 언어를 추가해 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며 한국어 번역 서비스의 경쟁력을 설명했다.
“저희는 다양한 시장에서 다양한 언어의 번역 솔루션을 개발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한국어 역시 전문성을 가지고 서비스를 개발했죠. 앞서 성공한 글로벌 접근법을 성공적으로 한국 시장에 적용하기 위해 저희는 독일 본사에서도 한국어를 완벽하게 구사하는 직원들을 두고 있고, 한국 시장에서도 한국어에 전문성을 가진 에디터의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한편 2017년 자체 AI 전문 지식 및 뉴럴 네트워크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기계 번역서비스, 딥엘 번역기(DeepL Translator)를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현재 총 31개 언어를 지원하고 있다.
이날 쿠틸로브스키 CEO는 “한국어를 쓰는 인구가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한국이 글로벌과 연결된 수준을 보면 번역 니즈가 많다”며 “한국이 세계적인 경제 선진국이 돼 가는 중이고 딥엘의 기술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도가 정말 높기 때문에 딥엘은 한국을 큰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소셜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