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진 지슨 대표 "무선해킹·몰카·도청 잡는 선한 기업"...내년 IPO

- 한동진 지슨 대표 "몰카 도청 등 무선해킹 시장 무르익어...2배 이상 성장, 내년 IPO"

불법촬영 사건에 대한 뉴스가 끊이질 않고 있다. 초소형 카메라를 이용한 성범죄 '몰카'는 장비의 발전과 더불어 점점 지능화되고 있다. 범람하는 유해 매체를 통한 잘못된 성인식과 비례해서 몰카 사건 역시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다. 공중화장실이나 탈의실 등에서 벌어지는 몰카를 막기 위한 방어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한 몰카 등 불법촬영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효율적인 상시형 몰카 탐지시스템을 최근 선보인 무선보안 전문기업 지슨의 한동진 대표를 만났다.

지난 10월 20일부터 22일까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된 국제치안산업박람회에서 처음 공개된 지슨의 상시형 몰카 탐지시스템 'ALPHA-C'는 24시간 365일 상시적으로 몰카를 탐지한다. 내부 관련자가 설치하는 몰카나 지능화된 On·Off형 몰카부터 초소형·위장형·무선몰카에 이르기까지 시중에서 유통되는 모든 유형의 몰카를 탐지할 수 있다.

한 대표가 이끄는 지슨은 무선도청과 무선해킹 보안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기술의 특성상 국방 분야는 물론 공공기관에서 없어서는 안 될 보안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슨의 특허 기술인 광대역 신호의 탐지 기술을 갖춘 기업은 전세계에 6개 밖에 안된다. 지슨은 이러한 기반 기술을 통해 산업 및 개인의 정보를 보호하고, 궁극적으로 더욱 밝은 사회를 만들겠다는 신념을 가진 회사다. 몰카 탐지 시스템 또한 지슨의 기업 철학에 기반해 출시된 제품이다.

한동진 대표는 신제품에 대한 설명 보다 지슨의 경영 철학을 강조했다.

"우리 회사의 모토는 좋은 기업을 넘어 선한 기업이 되자는 것입니다. 사회의 암적인 존재 즉 도청과 몰카 위협으로 부터 우리 사회를 지키는 기업이 되겠다는 꿈과, 이를 실현할 수 있는 제품과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슨이 잘 되면 사회도 밝아집니다. 사업을 통해 돈도 벌고 사회에 기여도 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웃음)."

한 대표는 이러한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 2000년 지슨을 설립했다. 고려대 전자공학 박사 출신 답게 탄탄한 기술력이 비즈니스의 원천이라고 믿는다. 2005년 도청·몰카 탐지를 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국가보안기술과 관련해 정부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기술력을 확보했기에 초창기에는 정부기관으로 사업영역이 한정됐었다. 그러나 2015년 민간·해외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한 대표는 "도청 탐지 분야에서 지슨의 시장 점유율은 100%다. 우리 군의 모든 사단·여단에 도입돼 있고 경찰서 1급서에도 사용한다. 향후 경찰서 2급서 및 3급서에도 도입이 추진 중이다. 이를 포함하여 정부 기관의 도감청 분야 누적 점유율이 98.5%로 안정적인 사업 영역을 갖고 있다. 해당 분야에서 조달청 우수제품에 등록돼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라고 설명했다.

지슨은 이번에 발표한 몰카 탐지 시스템과 무선도청 탐지, 그리고 무선해킹 탐지 시스템을 개발해 공공 및 민간 부분에 제공하고 있다. 특히 1대의 모니터링 시스템에서 최대 300대 단말기를 동시에 관제할 수 있는 대규모 통합관제 기능의 역량을 갖추고 있다. 데이터, 소리 등 정보 유출 시도가 감지되면 실시간 알람과 함께 어디서 어떤 정보에 문제가 있는지 직관적으로 볼 수 있다. 무선 정보 유출을 사전에 방지해 준다.

한 대표는 "도청 탐지 분야에서 24시간 상시로 이를 탐지하는 시스템은 지슨 이전까지는 없었다. 도청과 무선해킹 시스템을 상시형으로 구현하는 시장은 블루오션이라는 뜻이다. 지슨의 미래 가능성은 여기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불법촬영 꼼짝마" 지슨, 상시형 몰카 탐지 시스템 최초 출시

이번에 출시된 상시형 몰카 탐지 시스템의 경우 민간 영역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최근 들어 더더욱 늘고 있는 불법촬영 범죄 탓에 백화점과 학교, 병원 시장에서 수요가 늘고 있다. 지슨 또한 이들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서 사업 확대와 매출의 증가가 기대된다. 몰카 탐지는 정부 청사와 지하철 탈의실 등 기존 공공 부문에서도 시스템 도입 수요가 예상된다.

ALPHA-C의 경우, 기존 지슨의 도청 및 무선해킹 탐지와는 조금 다른 개념의 제품이다. 요즘 화장실이나 탈의실에 설치된 초소형 몰카에는 도청과 달리 전파를 사용하지 않는 종류가 많다. 직접 설치해서 회수하는 메모리칩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ALPHA-C는 몰카 장치에서 발생하는 미열을 감지한다.

상시형 몰카 탐지 시스템은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다양한 공간 환경을 스스로 학습하고 최적화해 탐지 환경의 모든 변수에 대해 자동화 처리가 가능하도록 시스템화 돼 있다. 그간 공중화장실이나 탈의실은 동일하게 규격화 돼있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각 환경에 따른 탐지 방식 최적화가 반드시 필요했다.

지슨이 개발한 상시형 몰카 탐지 시스템의 내부 센서는 동작 센서를 활용해 사람이 없는 경우에만 동작한다. 기존에 학습한 안정적인 환경에서의 데이터와 실시간으로 비교해 몰카로 의심되는 열원을 감지하면 해당 데이터를 통합 관리서버로 즉시 전송해 알람을 울린다. 보안관제실에서 최종 확인을 거쳐 몰카로 의심될 경우 현장 출동·제거를 통해 몰카 범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원리이다.

아직은 먼 시장, 미래 자동차 시장 가능성에 기대 건다”

한 대표와 지슨의 사업 영역과 미래 가능성을 이야기하던 중, 자율주행차 시장으로의 진출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생겼다. 향후 스마트카 등 미래차 시장이 열릴 경우, 이에 대한 무선해킹 탐지와 예방 기술의 가능성은 무한대로 높아진다. 한 대표는 미래 자동차 시장의 무선해킹 탐지 분야로의 사업 확장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해당 시장이 최근 개화기에 접어들면서 무선해킹 탐지와 예방 또한 핵심 기술로 떠오를 수 밖에 없다. 지슨 또한 궁극적으로 관련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슨의 기술 특허는 자율주행차 해킹을 막을 수 있는 기술이기도 하다.

무선해킹 방지를 위해서는 전파를 분석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자율주행 시스템의 해킹 시도자가 일렉트릭 임플란트처럼 무선 스파이칩을 꽂거나, 외부에서 통신 암호를 깨고 들어가서 해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비정상적인 데이터 이동 발생은 전파를 통해 감지할 수 있다. 

한 대표는 "지슨의 장비는 자율주행차에서도 불법적인 데이터 접속 시도가 있으면 이를 감지하고 사전에 예방하는 방식이다. 해당 전파를 셧다운해서 보호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미래 자동차 분야의 진출은 아직 먼 이야기다. 자동차 산업으로의 진출 장벽이 높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올해 매출 2배 이상 성장 ‘활짝 열린 시장’…이르면 2022년 하반기 IPO

도청 탐지의 근간인 광대역 무선 전파 계측 기술을 가진 기업은 지슨을 포함해 세계에서 6곳 뿐이다. 이 중에 당국으로부터 수출 허가를 받은 기업은 지슨과 이스라엘 기업 2곳 뿐이다.

한 대표는 "지난 2015년 민간 및 해외 판매 허가를 받으면서 동남아를 시작으로 해외 도청 탐지 시장부터 도전하는 중이다. 글로벌 도감청 관련 시장은 1조 7000억원, 몰카 관련 시장은 1조 500억원 규모가 형성될 것으로 기대되는데, 지슨이 이 분야의 핵심 플레이어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슨의 임직원수는 현재 60여명이다. 이 중 개발자는 30명 정도로 구성원의 절반이 엔지니어다. 다른 IT 기업과 같이 대기업의 개발자 싹쓸이 현상으로 개발인력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현실이다. 그러나 지슨의 원천 기술을 개발한 시니어 개발자들이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 기술력 강화에 문제는 없다. 좋은 인재들은 좋은 회사, 선한 회사와 함께 한다는 한 대표의 경영 철학도 끈끈한 조직 문화를 완성하는 기반이다.

지슨은 이르면 내년 하반기에 코스닥 상장을 통해 회사 규모를 키울 예정이다. 지슨이 지향하는 선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탄탄한 사업 모델과 수익을 낼 수 있는 좋은 회사가 우선이다. 한 대표는 "지난해는 코로나 영향을 받아서 쉽지 않은 한 해를 보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매출이 기대되는 등 사상 최대 매출 달성을 앞두고 있다"며 "올해부터 무선해킹과 도청, 몰카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는 만큼, 지슨의 선한 기술력으로 고객과 투자자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윤소영 기자

ericahu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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