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약 드실 시간이에요”... 초고령사회를 위한 돌봄 로봇

[AI요약] 불과 3년 후인 2025년부터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다. 그러나 늘어나는 고령층에 비해 돌봄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혼자 사는 고령층이 늘어나는 가운데 고독사 역시 사회 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돌봄 로봇’이다.

혼자 사는 고령층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케어해주는 AI 돌봄 로봇이 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혼자 사는 고령층이 늘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25년에는 65세 인구가 20.3%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른바 초고령사회다. 2030년엔 만성질환자, 치매 등 전체 인구의 16.5~26.3% 정도가 노인 돌봄 서비스와 같은 실버테크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버테크는 노인 돌봄, 안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령층에 적합하도록 적용된 기술을 일컫는다. 사물인터넷(IoT), 모바일, 인공지능(AI), 로봇 등의 첨단기술들이 활용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AI 같은 첨단기술이 접목되면서 노인을 위한 돌봄 로봇 분야가 주목받고 있다. 이미 미국과 일본, 유럽에서는 노인 돌봄 서비스에 첨단기술을 접목해 운영하고 있다.

인력 부족이 만든 세상, 간병하는 로봇

벨기에의 간호 보조 로봇 조라(좌)와 일본의 돌봄 로봇 파로(우) (사진=조라·파로 사이트 캡처)

미국은 2016년부터 가상 간병인인 ‘케어 엔젤(Care Angel)’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가상 간병인이 노인들에게 약 복용 시간을 챙기고 건강을 관리한다. 벨기에의 간호 보조 로봇 ‘조라(Zora)’도 노인 보호 시설에서 함께 거주하며 재활 운동과 정서적 활동을 돕고 있다.

이미 2005년에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도 AI 돌봄 로봇 등을 실생활에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돌봄 로봇은 ‘파로(PARO)’다. 파로는 경증 치매환자, 자폐아, 암 환자 등을 대상으로 소통·보행능력 향상 등 치료 효과를 인정받아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도 받았다. 현재는 전 세계 30개국 병원과 요양시설에 보급·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들어 주목받기 시작했다. 현재 전국 병원·복지관 중심으로 AI 인형 돌봄 로봇, 배설 보조 로봇 등 다양한 돌봄 로봇이 도입·활용되고 있다. 안부를 묻거나 약 복용 시간을 알려준다. 체조 동작을 알려주고 노래도 불러주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한다.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고독사 등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도 활용하고 있다. AI 기반의 케어 콜 서비스로 주로 독거 노인이 대상이었지만, 최근에는 연령 상관없이 전 계층으로 대상이 확대되는 추세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를 적용한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를 운영한다 (이미지=네이버)

네이버도 자체 개발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 기술이 적용된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AI가 독거 노인에게 주기적으로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다. 식사, 수면, 건강 등 상태를 체크하고, 대화에 맞장구를 치는 등 정서적인 부분까지 케어가 가능하다. 대화에서 위기 징후가 발견되면 지자체 공무원들이 즉각 확인해 공공지원에 나선다. 이미 인천과 대구에서 운영한 바 있다.

서울시는 네이버와 협약을 맺고 6개월간 강남·강서·노원·동작·성동·중구 등 6개 자치구에 걸쳐 중장년 1인가구 300명을 대상으로 클로바 케어콜 서비스를 제공한다. 4월 시범 사업을 시작으로 2026년까지 5~6개 자치구에 있는 중장년 1인 가구 3만 명까지 서비스 대상을 넓혀갈 예정이다.

로봇이 약 복용, 식사 여부, 위급상황까지

중랑구의 AI 로봇 알파미니(좌)와 AI 순이의 앱 내용(우) (사진=중랑구청, AI순이 앱)

코로나19로 고령층의 대면돌봄이 어려워지면서 AI 기술을 활용한 돌봄 로봇도 주목받고 있다. 2019년부터 정부 육성사업에 ‘돌봄 기술’이 꼽히면서 지자체에 많은 돌봄 로봇이 보급됐다. 2019년 271대, 2020년 1115대, 2021년 1266대를 보급했으며, 올해 1200대 보급을 목표하고 있다.

AI 돌봄 로봇은 노인과 로봇 간 대화를 통해 고립감과 우울감을 해소한다. 복약 시간을 알려주기도 하고 날씨와 재난정보 등 편의도 제공한다. 아울러 사람의 움직임이 일정시간 이상 감지되지 않거나 도와줘, 살려줘 등의 음성이 인식되면 등록된 보호자나 관제센터에 알려 빠르게 대처한다. 실제 작년 1월에 로봇의 신고로 서귀포시 중문동에 사는 노인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지자체에 보급된 돌봄 로봇은 간단한 대화는 물론 복약·식사 시간 등을 알리고 인지 강화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대표적으로 서울 중랑구의 AI 로봇 ‘알파미니’, 봉제인형 AI 돌봄 로봇 ‘효돌’ 등이다.

로봇이 아닌 스마트폰 앱과 터치태그로 서비스하는 AI도 있다. DNX가 지난 2020년 출시한 AI 돌봄 로봇 ‘순이’는 냉장고, 변기 등 집안에 붙은 터치태그를 누르면 웨어러블 시계가 정보를 모아 약 복용이나 식사 등을 확인하고 코칭한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 돌봄 로봇 자체는 좋지만, 노인들 대부분이 AI 기술이 탑재된 로봇을 관리할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술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고령층의 정보화 수준은 높지 않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1 디지털정보 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령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평균 69.1%로 전 세대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인숙 기자

aloh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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