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요약] 네이버가 2조원을 가볍게 넘긴 올해 2분기 매출을 발표하며 호실적을 과시했다. 네이버는 주력인 검색, 커머스, 결제, 포인트 생태계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카카오와 글로벌 경쟁에서 미세하기 밀리고 있는 웹툰 등 콘텐츠 부문에 힘을 싣겠다는 입장이다. 우려되는 것은 늘어난 적자폭이지만, 네이버는 ‘의도된 적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네이버가 2조원을 가볍게 넘긴 올해 2분기 매출을 발표하며 호실적을 과시했다. 이번 2분기 실적에서 의미있는 부분은 일본 관계사인 ‘라인’이 제외된 네이버 단독 분기 매출로서 사상 처음 2조원을 넘어섰다는 사실이다.
네이버의 숙명적인 맞수라 할 수 있는 카카오가 최근 발표한 2분기 매출은 1조8223억원이다. 2조458억원의 네이버에 비하면 아직은 모자란 수준이다. 영업이익 역시 네이버가 3362억원, 카카오가 1710억원으로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두 토종 빅테크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이전에 비해 개선된 지표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짚어 볼 부분은 있다. 카카오는 지난해 이어 올해에도 플랫폼 독점과 갑질 논란에 휩싸였음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에 비해 높은 매출, 영업이익 증대를 달성했다. 네이버의 경우 라인을 제외한 첫 2조원대 매출 달성이라는 점이 눈에 띄지만 각 주력 사업부문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네이버는 주력인 검색, 커머스, 결제, 포인트 생태계의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카카오와 글로벌 경쟁에서 미세하기 밀리고 있는 웹툰 등 콘텐츠 부문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반면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협의를 진행하는 등 사회적 논란이 거센 부문을 정리하고 커머스 등 잘하는 것에 주력하는 ‘선택과 집중’을 보이는 양상이다.
네이버 이례적인 사업 부문별 손익 공개… 콘텐츠 부문 주목
최근 2분기 실적을 발표한 네이버는 평소와 달리 이례적으로 사업 부문별 손익까지 공개했다. 주목된 부분은 전 부문을 통틀어 가장 높은 성장률을 거둔 콘텐츠였다.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한 3634억원이다. 그간 콘텐츠 부문에서 네이버는 맞수인 카카오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해 왔다. 이번 2분기 실적도 8917억원을 기록한 카카오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달라질 것이라는 것이 네이버의 각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부분은 늘어나고 있는 적자 폭이다. 높은 매출 증대를 내세웠지만, 콘텐츠 부문의 적자는 지난해 2분기 495억원에서 올 2분기 950억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의도된 적자’라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주 실적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텐츠 부문의 늘어난 적자를 ‘웹툰 해외 사업 마케팅비 지출에 따른 적자’로 설명하며 이제까지 수익성보다 외연 확대에 방점을 둔 사업 운영을 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네이버 웹툰의 국내 시장 수익률은 20% 내외로 견조하지만, 문제는 해외다. 네이버는 이제까지 왓패드, 이북재팬 등 거대 플랫폼 인수합병(M&A)를 진행하며 이를 통해 글로벌 사용자 1억8000명을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이러한 전략은 올 하반기에도 유지될 전망이다. 일본 시장에서 지난해 인수한 이북재팬과 라인망가 간 시스템 연동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오리지널 웹툰콘텐츠 유통도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북미에서도 영상화 스튜디오인 ‘왓패드웹툰스튜디오’를 통해 총 120여개 이상의 콘텐츠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주목할 부분은 일본과 북미 시장 모두 카카오 역시 막강한 콘텐츠 IP를 무기로 공략하고 있는 시장이라는 점이다. 다만 카카오는 콘텐츠 부문에 있어 “이제까지 엄청난 투자를 진행해 온 해외 계열사들의 성장 속도를 조절하고 인력과 마케팅 투자에 있어 보수적인 운영을 하겠다”며 숨 고르기 행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환율과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불안 요인을 고려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의 경우는 적자를 감소한 투자를 선택했다. 아직은 적자지만 향후 2~3년 내에 글로벌 전체 영업이익률을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것이다. 네이버가 이런 자신감을 가지는데는 이유가 있다. 해외 유료 이용자 비율은 아직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해도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은 미국이 1만3000원, 일본이 3만5000원으로 9000원 수준인 국내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이다.
관심사 기반 신사업 경쟁도 치열 네이버는 ‘포털’ 카카오는 ‘메신저’ 확대
올 상반기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이용자를 대거 확보하고 있는 포털과 메신저를 바탕으로 관심사에 기반한 연결 서비스 확대를 발표한 바 있다. 네이버는 ‘차세대 커뮤니티’, 카카오는 ‘비(非) 지인 간을 연결하는 오픈채팅’이다.
우선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직접 나서 발표한 ‘차세대 커뮤니티’ 구상 계획은 네이버가 보유한 카페, 밴드와 같이 국내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커뮤니티 서비스를 확장해 보다 가볍고 유연하게 온라인 상에서 커뮤니티를 만들고 소통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네이버 플랫폼 내에 이미 존재하는 다양한 버티털 주제형 서비스에 따라 이용자들이 관심사로 모이고 소통하는 행동을 보이고 있고 이것이 커머스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전략으로 알려졌다. 즉 네이버는 이미 우위를 점하고 있는 관심사 기반 서비스와 커머스 간의 연결성을 보다 강화해 수익 모델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반면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가 지난 실적발표에서 거듭 강조한 ‘오픈채팅’은 카카오의 서비스 원천인 카카오톡을 넘어서는 비지인 기반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이는 지인 기반으로 성장해 온 카카오톡 서비스의 한계를 넘어서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수순은 하반기부터 오픈채팅 기능 개선을 통해 지인 중심의 연결을 비지인 관심사로 확대하고 내년 상반기에 별도의 ‘오픈링크’ 앱을 선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는 텍스트 기반의 메타버스를 강조하고 있다. 강력한 카카오의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들의 관심사를 오픈채팅 서비스로 연결하겠다는 내용이다. 그 안에서 발생하는 경제활동에서 수익 창출 모델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흥미로운 점은 전략과 방식은 다르지만 양사가 모두 궁극적으로 내세우는 화두가 ‘메타버스’라는 점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 카페, 밴드 등 커뮤니티 서비스를 ‘메타버스의 본질’로 언급하며 대표 직속의 메타버스 커뮤니티 테스크포스 신설을 밝힌 바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호실적을 발표했지만, 한편으로 국내외 경기 악화와 금리 인상 등 악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불안감 역시 엿보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종 빅테크로서 두 기업의 선택한 것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새로운 도전이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장 상황 속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추진하는 승부수가 통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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