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요약] 자신의 유전자 검사를 통해 건강을 예측하고 지킬수 있다는 사업 모델로 저렴한 가격으로 검사키트를 판매하면서 한때 실리콘밸리의 가장 유망한 유전자검사 스타트업이었던 23앤미가 빠르게 침몰하고 있다.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기업의 몰락 이유는 무엇일까.
한때 실리콘 밸리의 가장 인기있는 스타트업이었던 23앤미가 빠르게 자유낙하 중이다.
유전자 검사 기업인 ‘23앤미’(23andMe)의 부흥과 몰락에 대해 와이어드, CNBC 등 외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3앤미는 지난해 대규모 데이터 침해 사건 이후 집단 소송에 휘말렸으며 결국 3000만달러(약 415억원)에 합의금을 주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그리고 지난 8월 23앤미는 자체 약물 관련 부서를 폐쇄했으며, 지난달에는 기업의 모든 이사회가 공동 창립자이자 CEO인 앤 보이치츠키의 ‘전략적 방향’에 대해 항의하며 집단으로 사임했다.
보이치츠키는 제3자 인수 제안을 고려하겠다고 했지만, 이번달 초 규제 기관에 제출한 제안서에서는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에 상장 당시 60억달러(약 8조2980억원)에 달했던 23앤미 기업 가치는 현재 98%를 잃은 상태다. 이 기업은 설립 이후 18년 동안 수익을 내지 못했으며, 현재는 수익을 창출하고 관련성을 유지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불확실한 미래에 직면해 있다.
세계적으로 가장 있기 있었던 유전자 검사 기업 23앤미가 이처럼 빠르게 몰락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가정용 DNA 검사가 매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23앤미 키트는 예전만큼 인기가 없다. 23앤미는 올해 1분기에 4000만달러(약 553억2000만원)의 매출을 냈지만, 이는 전년동기대비 34% 감소한 수치다.
가정용 DNA 검사키트 매출은 2019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해당 분야의 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해 23앤미 경쟁사인 DNA 검사 기업 앤세스트리(Ancestry)가 자체 건강 검사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서비스를 중단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23앤미 몰락의 확실한 이유는 단순히 고객이 고갈됐기 때문이다. 가족력과 건강 위험에 대해 알고 싶어 하는 대부분의 사람은 현재 이미 검사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호기심이 충족되면 23앤미와 지속적으로 상호 작용하기 위해 돌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DNA 검사 기업이 지속가능한 사업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가치의 원천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에 설립된 레거시(Legacy)는 가정용 남성 불임 검사와 정자은행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레거시의 사업 모델에는 표준 정자 분석과 영양 보충제, 성병 검사와 같은 추가 서비스가 포함되는데, 특히 이 기업은 초기 정자 품질 검사 후 고객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자 동결을 제공하고 있다.
23앤미는 첫해에 268달러(약 37만원), 그 이후로는 연간 69달러(약 9만5천원)에 더 많은 유전 보고서, 개인화된 건강 권장 사항, 과거 친척 일치 항목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로 고객이 돌아올수 있도록 노력했다.
2023년에는 더 포괄적인 유전자 검사, 정기적인 혈액 검사, 임상 치료 팀 접근을 포함하는 또 다른 멤버십 서비스인 토탈헬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해당 서비스는 첫해에는 999달러(약 138만원)이고 연간 499달러(약 69만원)로 갱신된다.
그러나 이러한 멤버십은 기업 수익성으로 이끌지는 못했다. 많은 고객이 단독 조상 검사에 119달러(약 16만원), 초기 검사에 199달러(약 27만5천원)를 낼 여유가 있지만, 구독 서비스에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의향이 없는 것은 쉽게 예상할수 있다.
현재 23앤미는 텔레헬스 사업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2021년에 텔레헬스 서비스 레모네이드(Lemonaid)를 인수했다. 당뇨병 치료약에서 비만 치료약이 된 오젬픽(Ozempic) 열풍을 타고 있는 레모네이드는 지난 8월 체중 감량 프로그램을 통해 오젬픽과 식욕억제제 위고비(Wegovy), 복합 세마글루타이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23앤미가 이러한 새로운 사업을 확대하기 전에 지난해 데이터 침해로 거의 700만 명의 고객 프로필에서 개인 정보가 노출된 것에 대한 신뢰 구축이 우선 과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칼레드 케틸리 레거시 CEO는 “23앤미가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을 때는 이미 늦은 시기였다”며 “고객은 이미 플랫폼을 떠난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케틸리 CEO는 “자신이 어디서 왔는지에 대한 개념은 매우 매력적이지만, 그 정보를 일단 알게되면 구독료를 더 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