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화 된 '전자 문신'…코로나백신 QR문신 그 너머에는?

지난 수년 간 마치 SF 영화적 상상력에서 빌어온 듯한 수많은 독창적인 전자 문신과 피부에 붙이는 다양한 웨어러블이 등장했다. 하지만 그 리스트에 엉뚱하고도 독창적인 문신도 포함시켜야 할 것 같다.

▲한 이탈리아 학생이 코로나19 백신 인증 QR코드를 팔뚝에 문신으로 새겨 예상치 못한 소셜 미디어 스타가 됐다. (사진=인스타그램)

이탈리아의 일 레지노는 21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각국 정부가 백신 접종에 나선 가운데 안드레아 콜로네타(22)라는 이탈리아 학생이 자신의 유럽연합(EU) 코로나19 예방접종 인증서의 QR코드를 팔 윗부분에 새기면서 예상치 못한 소셜미디어 스타가 됐다고 보도했다.

그의 왼팔 아래쪽에는 그의 공식 이탈리아 그린패스 QR코드에서 나온 검은 사각형의 행렬이 그려져 있다. 그는 가브리엘 펠레로네라는 문신 아티스트로부터 코로나19 접종 증명 QR코드 문신시술을 받아 이를 또다른 수준으로 끌어 올린 것 같다.

이 QR코드는 지난 48시간 동안 백신 접종을 받았거나 바이러스에서 회복되었거나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코로나 바이러스 상태를 확인시켜 준다. 8월 6일부터 이탈리아에서는 QR코드 확인을 해야 영화관과 박물관, 실내 체육관에 들어가거나 실내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유럽연합(EU)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인증 QR코드는 이렇게 개인 스마트폰으로 제공된다. (사진=EU)

문제는 예방접종 당국이 그에게 QR코드 변경 여부를 인정해 주느냐 여부다. 하지만 이미 콜론네타라는 학생이 햄버거가게에서 이를 사용하고 있다. 그는 이미 휴대폰이나 종이에서 QR 코드를 찾는 것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됐다.

말 그대로 바이오센서가 박힌 전자문신이 조만간 현실이 될 상황이 된 지금 이 용감한 이탈리아 남자가 또 어떤 문신을 할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기술 발전추세를 보면 이 남자의 문신이 새삼스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2000년대 후반부터 전자 문신 연구 확산…이미 익숙해진 미래

그것은 최근 여러 공학자들이 전자문신, 또는 전자프린팅 방식 등 주로 건강 추적용으로 사용되는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를 만들어 왔기 때문일 수 있다.

전자 문신에 대한 아이디어는 존 로저스 일리노이대 교수가 2000년대 후반부터 연구돼 왔다. 당시 일리노이대 교수였던 로저스는 전자회로가 들어 있는 얇고 유연한 패치로 만들어지는 피부에 일시적으로 달라붙는 전자문신을 만들었다.

최근에도 심심치 않게 관련 기술 개발 소식이 들려 온다. 급진전되고 있는 전자문신과 그 비슷하게 만들어진 웨어러블 기기 연구성과 발표 내용들을 찾아 봤다.

미국 듀크대 전기공학자들은 2019년 10월 바이오센서가 내장된 전자문신을 현실로 만들었다. 이들은 인간의 피부나 종이와 같은 섬세한 표면에서 작동할 수 있는 전자제품에 대한 프린팅 방식의 전자 문신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완전히 인쇄된 전자문신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해 7월 나노스케일, 10월 ACS 나노 등에 그들의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지난 2019년 10월 듀크대 엔지니어들은 에어로졸 프린터를 이용해 어떤 기판에도 인쇄할 수 있는 부드러운 은 나노와이어가 포함된 잉크를 개발했다. 이 잉크는 2분 이내에 마르지만 전기적 성능은 그대로 유지되며 1000번 이상 50%의 굽힘 변형률에 맞닥뜨려도 끄떡없다. 얇은 필름은 일시적인 문신처럼 피부에 달라붙고, 초기 버전의 유연한 전자제품은 심장과 뇌 활동 모니터와 근육 자극기를 포함하도록 만들어졌다. 상용화·대규모 제조로 가는 중이지만 맞춤형 전자제품을 추가해 표면을 직접 개조해야 하는 등 부적합한 분야도 있다. (사진=듀크대, ACS 나노)

미국 스탠포드대 엔지니어들은 2019년 8월 상처에 사용하는 밴드(반창고)형 건강추적용 무선 센서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무선인식태그(RFID)를 사용했다. 이는 피부에서 나오는 생리 신호를 감지하는 ‘바디넷’이라는 새로운 웨어러블 기술인데 무선 센서와 빔 판독기로 구성돼 있다.

최종 목표는 스티커가 피부로 늘어나는 것을 막아주는 회로가 없는 상태에서 착용하기 편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 다양한 RFID 기술을 사용했다.

▲미국 스탠포드대 엔지니어들이 개발한 밴드형 건강추적용 무선 센서. 밴드처럼 달라붙는 무선 센서와 빔 판독기로 구성돼 있다. 이 스티커는 호흡 및 맥박 측정값을 산출한다. 연구팀은 땀, 온도 및 기타 센서들을 안테나 시스템에 통합하기를 바라고 있다. 연구진은 피부처럼 펴지고 구부러질 수 있는 안테나 장치를 만들기 위해 지속적 변동에도 강하고 정확한 신호를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RFID 시스템을 개발했다. 배터리 구동식 수신기는 블루투스를 이용해 스티커의 데이터를 스마트폰, 컴퓨터 또는 기타 영구 저장 시스템으로 주기적으로 업로드하게 된다. 한다. (사진=스탠포드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

도쿄대 소메야 연구소는 2017년 심장 박동수, 혈압, 땀 그리고 다른 많은 건강 지표들을 측정하는 건강 센서의 부피를 줄여 편리하게 만든 초박형 금색 문신같은 웨어러블을 만들었다. 연구진은 사용자의 피부를 통해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초박형 웨어러블을 만들기 위해 노력중이다.

이들이 개발한 기술은 마치 금색 임시 문신처럼 생겼고 너무 편안해서 환자들이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이 초박형 웨어러블 센서는 언젠가 당신의 생명을 구할 기기로 사용될 수도 있다.

▲2017년 심장 박동수, 혈압, 땀 그리고 다른 많은 건강 지표들을 측정하는 건강 센서는 종종 부피가 크고 불편하다. 도쿄대 과학자들은 사용자의 피부를 통해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초박형 웨어러블은 마치 금색 임시 문신처럼 생겼고 너무 편안해서 환자들이 착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게 만든다. (도쿄대 소메야 연구소,유레카 얼러트)
▲ 의료 모니터링은 일반적으로 병원에서 부피가 큰 기계에 연결된 전선에 부착된 패치를 통해 피부에 전극을 도포하는 방식으로 이루진다. 환자들은 병원에서는 물론 퇴원 후 언제 어디서든 자신들의 바이털 사인을 모니터링 할 필요가 있다. 이 임시 문신방식 웨어러블은 이를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의 모니터링 장비는 그렇지 못하다.(사진=도쿄대 소메야 연구소,유레카 얼러트)

미국 카네기 멜론대가 2018년 7월 발표한 전자 문신도 주목할 만 하다. 피부 문신용 판박이를 붙이듯 간단히 붙일 수 있다. 연구진은 “기존 일반 데스크톱 잉크젯 프린터를 사용해 임시 타투 용지에 미량의 은 나노 입자를 인쇄한다. 그런 다음 입자를 얇은 갈륨 인듐 합금으로 코팅해 전기 전도율을 높이고 인쇄 회로를 보다 기계적으로 견고하게 만든다. 문신은 매우 얇고 신축성이 좋으며 제작 비용이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미량의 전기전도성 액상금속 합금이 문신 용지에 결합된다. 만드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이 문신 종이는 물만 조금만 있어도 피부에 달라붙는다. 스펀지나 젖은 헝겊으로 어린이들의 장식용 판박이 문신을 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카네기 멜론대 팀은 배선이 최대 30%의 변형률을 견딜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 유연성은 대략 인간의 피부와 비슷하다.

▲미국 카네기멜론대가 만든 전자 문신. 피부용 문신 판박이 붙이듯 붙이면 된다. 이 문신 종이는 물만 조금만 있어도 피부에 달라붙는다. 스펀지나 젖은 헝겊으로 아이의 장식용 문신을 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문신은 매우 얇고 신축성이 좋으며 제작 비용이 저렴하다. (사진=카네기멜론대,어드밴스트 머티리얼즈)

텍사스오스틴대가 2019년 6월 개발해 발표한 세계최초의 심전도 모니터링용 전자문신도 있다. 이 대학 엔지니어들이 개발한 그래핀 기반의 웨어러블 전자문신은 환자의 피부에 부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압전 중합체 소재는 엄청나게 가볍고, 신축성 있어 오랜 시간 착용할 수 있다. 이 장치는 의료진은 이 장치로 심전도(ECG)와 심장지진도(SCG)를 모든 측정할 수 있다.

▲텍사스오스틴대가 개발한 심전도 전자문신. 새로운 그래핀 기반의 웨어러블 전자문신은 환자의 피부에 부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심장 바로 위에 배치하면 전기 신호부터 생체역학 신호까지 다양한 최상의 신체 반응을 측정할 수 있다. 압전 중합체인 폴리비닐리덴 플루오린화비닐리덴으로 만들어졌으며 기계적 스트레스에 반응해 스스로 전하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이 장치는 의료진이 심전도(ECG)와 심장지진도(SCG)의 두 가지 방법으로 심장 건강을 측정할 수 있으며 두 정보를 동시에 수집할 수 있다. 전체 전자문신도 스마트폰에서 무선으로 전원을 공급받는다. 이들은 무선으로 전자 문신을 더 오래 작동시키는 방법을 개선할 방법을 찾고 있다. (사진=텍사스오스틴대, 어드밴스트 사이언스)

이대로 기술발전이 이러져 간다면 SF 영화 토탈리콜 속에 등장하는 피부속 전화기도 상상만은 아니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영화 ‘토탈리콜(2012)’의 주인공 콜린 파렐이 영화속에서 피부속 전화기로 통화하는 모습. (사진=소니픽처스)

한편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백신 QR코드를 팔에 문신한 콜로네타라는 학생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짧은 동영상은 그가 맥도날드 햄버거 매장에서 자신의 문신을 스캔하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먼저 자신의 휴대폰으로 문신을 스캔한다. 코드가 생성되면 보안요원이 휴대전화를 스캔해 예방접종 증명서를 확인한다. 이후 그는 줄에 서서 햄버거를 먹는다.

https://www.instagram.com/p/CS1djE3gQ8R/?utm_source=ig_embed&utm_campaign=embed_video_watch_again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글로벌 혁신 허브로 주목 받는 싱가포르, 한국 스타트업이 제대로 활용하는 전략은?

수년 째 이어지고 있는 스타트업 투자 혹한기에 더해 고물가·고금리 부담이 더해지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의 위기는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최근 스타트업계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모태펀드 출자를 스타트업코리아, 글로벌, M&A 등 핵심 출자 분야의 혁신 스타트업 투자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주목되는 변화 중 하나가 국외 창업 스타트업 지원이다. 이처럼 국외 창업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주목해야 할 해외 진출 전략은 무엇일까? 이에 대한 답을 최근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진행한 ‘아시아의 한국인’ 행사에서 찾아봤다.

오픈AI ‘샘 알트먼’이 ‘미국 정치판’을 길들인 방법

오픈AI의 CEO 샘 알트먼이 매력적인 언변과 교묘한 로비활동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사람 중 하나가 되고 있다. 소셜 미디어 산업을 대표하는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를 매우 공격적으로 비판했던 미국 정치계가 어쩐 일인지 AI 산업을 대표하는 알트먼에게는 부드럽다. 알트먼은 미국 정치판을 어떻게 길들인 것일까.

하루앞둔 미 대선···빅테크들, 트럼프에 대한 전략적 모호성 이면엔

실리콘 밸리 빅테크 리더들의 친 트럼프 분위기가 트럼프의 잠재적 보복 우려 때문인지, 정부사업 계약으로 보상받길 원해서인지인지, 아니면 해리스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추가 감독 및 규제를 받을까 봐 경계해서인지를 단언할 수는 없다. 하루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 후보에 대한 빅테크 CEO들의 ‘전략적 모호성의 이면을 들여다 봤다.

[인터뷰] 방은혜 밀리의서재 AI서비스본부장 “AI를 접목한 플랫폼 기반 독서 경험 강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2016년 등장한 밀리의서재는 오랜 세월 오프라인에 머물고 있던 사람들의 독서 습관을 플랫폼으로 확장하며 독서 경험의 혁신을 이뤄냈다. 그리고 지금, 밀리의서재는 또 한 번의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 ‘AI서비스본부’를 신설하고 자사 플랫폼에 AI 기술 접목을 본격화한 것이다. 이에 테크42는 AI 격변이라는 파고에 맞서 정체성을 지켜가며 조용한 혁신을 시도하고 있는 밀리의서재가 나아갈 방향과 전략을 방은혜 AI 서비스본부장을 만나 직접 들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