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관련 도구는 분야를 막론하고 자동화와 협업 중심으로 진화하고 있다. 개발을 예로 들자면 예전처럼 개발 도구 따로, 테스트 도구 따로, 프로젝트 관리나 소스 코드 관리 따로 하는 시대가 지났다. 개발, 테스트, 배포를 하나의 흐름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여러 도구를 유기적으로 업무 흐름에 연계한다.
예전에는 개발 도구 중심으로 여러 요소를 통합하는 것이 트렌드였다면, 2021년 현재에는 개발과 운영이라는 큰 업무 흐름 중심으로 도구가 짝을 이루어 돌아가는 것이 대세다. 요즘 모두가 DevOps(데브옵스)를 외치는 이유다.
이런 분위기는 코드와 데이터를 다루는 모든 업무 분야에서 목격되고 있다. 최근 기업들의 AI 투자가 늘면서 MLOps(머신러닝옵스)가 부상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모델 개발, 훈련, 추론 과정을 하나의 흐름에서 보고 툴 체인을 구성하는 MLOps에 많은 기업이 관심을 보인다. 개발 도구와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UX(사용자경험) 쪽이라 해서 다르지 않다. UX 도구 분야도 이제는 DesignOps(디자인옵스)에 눈을 뜨고 있다.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Ops’가 붙는 개발 도구 시장은 스타트업의 활동이 도드라진다. DesignOps 분야도 똑같다. DesignOps를 대표하는 스타트업으로 제로하이트(Zeroheight)를 꼽는다. 스타트업인데 고객이 1300곳이 넘는다. 이 중에는 포춘500대 기업도 포함되어 있다. 실제 매출이 일어나는 데다 핵심 인력의 경쟁력도 높다 보니 투자 유치 성과도 좋다. B2B 시장에서 UX 도구를 서비스하는 기업임에도 최근에 1000만 달러는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제로하이트가 매출과 투자 모두 좋은 성적을 기록하는 데에는 DesignOps라는 새로운 개념을 잘 정립했기 때문이다. 제로하이트는 디자이너, 엔지니어, 제품 및 마케팅 팀이 하나의 업무 흐름 속에서 협업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언뜻 보면 UX 팀을 위한 DesignOps 플랫폼을 별것 아닌 것처럼 여길 수 있다. 하지만 이 플랫폼은 현장의 오랜 고민과 불편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곳곳에 담겨 있다. 이 플랫폼을 중심으로 각종 문서가 중앙으로 모이고, 디자인과 코드가 단일 정보 소스를 기반으로 동기화된다. 디자인 따로, 구현 따로, 검토 따로 하던 방식과 비교할 때 UX 개선 작업 효율과 속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UX 작업이 특성상 외부와 협업이 많은데 협업과 공유도 간편하다. 또한, 제로하이트의 플랫폼은 DevOps, MLOps 플랫폼처럼 특정 도구 세트를 제공하지 않고 디자이너와 개발자가 평소 쓰는 도구를 이용할 수 있어 뭔가 새로 배워야 하는 불편도 없다.
최근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UX는 모든 업계의 중요 투자와 개선 대상이 되었다. 이런 이유로 투자자들은 DesignOps 플랫폼의 미래를 밝게 본다.
제로하이트의 투자자를 보면 이를 엿볼 수 있다. 1000만 달러를 투자한 곳은 벤처 캐피탈 외에도 깃허브 공동 설립자인 톰 프레스턴 워너, 구글의 프러덕트 부사장인 브래들리 호로위츠, 구글의 UX 디자인 부문을 맡은 아이린 우, 트위터 엔지니어링 부사장인 닉 컬드웰이 엔젤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엔젤 투자자들의 이력을 보았을 때 현업 전문가들이 시장의 가치와 기회를 인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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