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서 우주비행기 타고 우주여행"

레이디언 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주 활주로에서 이착륙할 수 있는 완전 재사용 가능한 우주 비행기의 개발 및 제작 계획을 밝혔다. 미국 워싱턴 벨뷰에 본사를 둔 레이디언 에어로스페이스는 자사의 우주 비행기가 우주와 전 세계 여행을 완전히 변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사진=레이디언 에어로스페이스)

미국 워싱턴 벨뷰에 본사를 둔 한 항공우주업체가 지난주 ‘활주로에서 이착륙’할 수 있는 우주비행기 개발 및 활용 계획을 발표했다.

화제의 주인공인 ‘레이디언 에어로스페이스(Radian Aerospace)’는 자사의 우주비행기가 우주와 전 세계 여행을 완전히 변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해 주목을 받았다.

‘레이디언 원(Radian One)’으로 이름 붙여진 이 우주비행기는 활주로에서 이륙해 지구 궤도 비행을 하고 난 후 활주로로 귀환하는 날개달린 1단 로켓 우주비행기다. 완전 재사용이 가능해 착륙후 48시간 내에 다시 지구궤도로 향할 수 있다.

이 회사는 이 우주비행기 개발 목적이 관광 시장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주에서의 연구, 우주 제조, 그리고 지구 관측을 더 쉽고 저렴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라고 주장한다.

기존 수직로켓 발사 방식에서 벗어나 일반 항공기같은 수평 이륙 방식을 채택해 개발된다는 이 신개념 우주왕복선 개발 배경과 향후 활용 가능성 등을 알아본다.

“기존 수직 로켓보다 훨씬 적은 인프라에 48시간 내 재발사”

우주비행기 ‘레이디언 원’은 우주여행 후 지구로 귀환할 때 약 3km 길이의 활주로에 부드럽게 착륙한다. 이 재사용 가능한 우주비행기는 48시간 만에 재이륙할 수 있다. (사진=레이디언 에어로스페이스)

레이디언 에어로스페이스는 그동안 “레이디언원 우주비행기의 설계와 초기 개발에 초점을 맞추면서 비밀모드로 운영했다”고 밝혔다. 종잣돈 투자를 받으면서 비로소 우주비행기 개발계획을 공개한 셈이다.

아쉽게도 구체적 발사시기를 알려면 좀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이 회사는 우주정거장 개발 업체 및 미국 정부 부처 등과도 관련 계약을 체결했다고만 밝혔다.

이 회사가 밝힌 내용 가운데는 2,750만 달러(약 329억 원)의 시드펀딩 성공이 들어있다. 구체적 개발 예산은 밝혀지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개발 비용이 10억 달러(약 1조1937억 원)가 훨씬 넘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사의 우주비행기가 “기존 수직 발사 로켓에 존재하는 효율과 능력 격차를 메울 것”이라며 “우리의 완전히 재사용 가능하고 항공기처럼 설계된 구성은 수직 발사 시스템보다 훨씬 적은 인프라(기반 시설)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이 우주선은 슬레드의 지원을 받아 이륙할 것이며, 연료 탱크에 추진제를 가득 채우고 음속보다 느리게 이륙하며, 승무원이 지구 저궤도까지 안전하게 갈 수 있도록 저중력 상승을 하게 된다.

일단 궤도에 오르면, 이 우주비행기의 미션은 약 90분 내에 지구를 한 바퀴 도는 것에서부터 5일 간의 순항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우주 여행 후 지구로 돌아올 때, 이 우주비행기 날개는 비행기가 어떤 1만피트(약 3km) 활주로에 부드럽게 착륙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비행기는 48시간내 재 출발 준비가 끝난다.

이 회사 투자자들은 레이디언 원이 2,000억 달러(약 239조 원) 가치의 우주 발사 산업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말한다.

레이디언 에어로스페이스는 각국 정부와 민간 우주정거장 개발업체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우주여행을 비행기 타듯이 간편하게

레이디언 원은 기존 수직 로켓(사진) 발사 방식과 달리 발사 인프라가 필요없이 활주로만 있으면 돼 비용이 적게 든다. (사진=NASA)

리처드 험프리 레이디언 공동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주에 대한 광범위한 접근이 인류에게 무한한 기회를 의미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서 우주여행을 비행기 여행만큼 간단하고 편리하게 할 계획”이라면서도 “이 개발의 초점이 관광에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험프리 CEO는 “우리는 연구, 우주 내 제조, 지상 관측과 같이 우리 행성에서의 삶을 더 좋게 만드는 임무뿐만 아니라 바로 여기 지구에서의 빠른 전지구적 배송과 같은 중요한 새로운 임무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이디언이 2,750만 달러의 투자를 받도록 도운 파인 스트럭쳐 벤처스의 브렛 로마는 “저렴한 우주 수송 해결책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주에서의 활동이 저궤도에 있는 인공위성에서의 제조를 통해 더많이 상업적으로 가동되고 있고, 민간이 운영하는 우주정거장 발사로까지 바뀌면서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지구를 떠날 필요(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주경제를 가능케 하는 파괴적 기술···재료 과학·소형화· 제조기술 발전으로 가능”

레이디언 에어로스페이스의 우주비행기 ‘레이디언 원’은 승무원이 지구 저궤도로 안전하게 비행할 수 있도록 음속이하 저중력으로 이륙한 후 지구 저궤도의 국제우주정거장 등을 오가게 된다. (사진=레이디언 에어로스페이스)

브렛 로마는 “레이디언 원은 떠오르는 우주 경제를 가능케 하는 파괴적 기술로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레이디언 에어로스페이스는 자사 레이디언 원에 대해 “표준 비행에는 우주 여행, 미리 지정된 임무 수행, 지구 귀환, 재급유, 이틀 후 다시 비행할 준비가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은 기존 현재 스페이스X 크루 드래곤을 포함한 전통적인 발사체에서는 불가능하다. 이들 발사체는 다시 비행을 준비하는 데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레이디언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이며 보잉에서 미래 우주여행 및 X-33 프로그램 책임자였던 리빙스턴 홀더는 “날개들은 전통적 수직 이륙 우측 원형 실린더 로켓으로는 불가능한 능력과 임무 유형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어렵지만, 재료 과학, 소형화, 제조 기술에서의 상당한 발전 덕분에 더 이상 불가능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레이디언 에어로스페이스는 날개 달린 레이디언원 우주비행기 구조에 힘입어 할 수 있는 임무에만 집중할 계획이며, 이미 상업용 우주 정거장, 우주 내 제조사, 위성 회사들과 서비스 계약을 맺고 있다.

이 회사는 미국 정부 부처 및 특정 다른 정부부서와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지만,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우주발사산업 10년내 1671조원 산업으로 성장한다

레이디언 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 관광 시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연구, 우주 제조, 지구 관측 등을 보다 쉽고 저렴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진=레이디언 에어로스페이스)

현재 레이디언의 전략적 조언자이자 투자자인 더그 그린로는 록히드 마틴 전 CEO는 레이디언 에어로스페이스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는 사람 중 한명이다.

그는 “우주발사 산업이 10년 내 1조4000억 달러(약 1671조 원) 이상의 가치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로는 “레이디언은 내가 ‘우주의 잠재력’이라고 부르는 것을 실현하기 위해 최적화된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의 독특한 조합을 활용하고 있으며, 기존의 항공우주 시장에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촉매적으로 새로운 것을 가능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로는 “레이디언은 고객들에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비용 효율성과 유연성을 제공하기 위해 완전 재사용 가능성과 대응력을 가진 우주 접근의 ‘성배’로 알려진 것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일단 우주비행기가 완성되면 기술이 서서히 성숙해지면서 이 우주비행기 시장 규모가 2,000억달러(약 239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아이디어는 결국 지구 저궤도로 더 많은 여행을 할 수 있도록 소요시간을 줄이고, 임무당 비용을 낮추는 것이다.

딜런 테일러 보이저스페이스 회장 겸 CEO는 “온 디맨드 우주 운영은 성장하는 경제이며, 나는 레이디언의 기술이 시장 기회가 보여주고 있는 적절한 규모, 높은 조직 리듬과 속도를 갖는 운영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같은 레이디언의 계획은 이미 시작된 우주 개발의 민간화, 상업화로 부인할 수 없게 된 우주산업의 현실적 확장이기도 하다.

지구 저궤도 상업화···민간 기업들이 나사와 러시아로부터 ISS의 지휘봉을 잡다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 컨소시엄이 제시한 ‘오비탈 리프(Obital Reef)’로 불리는 거대한 ‘스페이스 비즈니스 파크’. (사진=블루오리진)

1961년 4월 12일 유리 가가린이 이 행성의 첫 단독 궤도를 선회한 이후 600명 이상의 사람들이 우주로 나갔고, 그 중 250명 이상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방문했다.

불행하게도 ISS는 노후화되기 시작했고 미국과 러시아 모두 그것이 교체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으며, 나사는 인간을 지구 저궤도에 머물게 하는 책임을 떠맡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주 진출 및 관련 기술 개발은 정부의 몫이었지만 최근 급속히 상업화되고 있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블루 오리진의 ‘비즈니스 파크’와 보이저 우주 호텔을 포함한 많은 새로운 우주 정거장 개념 덕분에 인간들은 더 자주 우주를 방문할 것이고 이는 더 호화로와질 것이다.

현재 미래 상업용 우주정거장을 위한 여러 개념들이 제시되고 있다.

그 가운데에는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 컨소시엄이 제시한 ‘오비탈 리프(Obital Reef)’로 불리는 거대한 ‘스페이스 비즈니스 파크’가 있다.

이 ‘궤도 내 주소’는 오는 2027년까지 가동될 수 있으며, 한 번에 최대 10명까지 수용할 수 있으며, 실험, 관광, 영화 등 상업용 및 정부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우주에서 상업 공간의 주요 동력은 관광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를 염두에 둔 오비털 어셈블리 코퍼레이션(OAC)은 회전하는 ‘보이저 스테이션’을 제안했다.

이 호텔은 인공중력을 발생시키는 특급 우주호텔로서 400명까지 수용할 수 있고, 연구자, 정부, 과학자들에게도 숙소(pods)를 제공할 것이다.

미래 우주정거장을 위해 제안된 아이디어는 해치로 연결된 부유식 실험실을 포함하는데 이는 노스럽 그루먼의 시그너스와 같은 다양한 기존 우주선의 버전을 함께 연결하는 것이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ISS를 향후10년간 더 운영키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미-러 정부 주도의 ISS 운영이 끝나는 2020년대말까지 더 많은 제안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우주여행 비용도 지금보다는 낮춰질 것이다.

미국 할리우드 스타 톰 크루즈를 주인공으로 영화를 찍기 위해 세계 최초의 우주 스튜디오가 만들어지는 시대다. 우주개발과 우주경제를 향한 꿈은 무궁무진해 보인다. 그야말로 ‘우주는 넓고 할 일은 많다’ 정도가 될 것 같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 CNBC방송은 영국 영화제작사 스페이스 엔터테인먼트 엔터프라이즈(SEE)가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과 ‘우주 스튜디오’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SEE-1 모듈’로 불리는 이 스튜디오는 2024년 12월 발사돼 ISS에 연결되는 ‘액시엄 스테이션’에 도킹하게 된다. 상업용 우주정거장인 액시엄 스테이션은 그해 9월 ISS에 들어설 계획이다. 구체적인 내용과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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