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Canalys와 IDC가 2023년 1분기 전 세계 컴퓨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9~3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연말보다 더 가파른 하락세로 글로벌 PC 업체 전체가 최악의 침체기를 피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IDC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완제 PC 출하량은 총 5천69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천330만 대가량 줄었다. 또 2019년 1분기(5천920만 대), 2018년 1분기(6천60만 대) 등 코로나19 범 유행 이전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 HP는 출하량이 24% 감소하는데 그쳤다. 반면, 애플은 40% 이상 감소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아수스(ASUS), 델(Dell), 레노버(Lenovo)는 모두 약 30%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이 극심한 경제 침체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PC 구매를 꺼리고 있으며, 팬데믹으로 인한 원격 재택근무가 사실상 종료되는 등 새로운 PC를 구매할 이유가 없거나 이미 재택근무 시 구입한 PC의 사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IDC는 애플이 경쟁사보다 더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는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애플은 일반적으로 하이엔드 시장을 타깃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 상황 악화에 더 취약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에 테크크런치는 애플이 자체 칩으로 전환한 덕분에 최근 몇 년간 Windows 공급업체들이 겪었던 어려운 시기를 피할 수 있었지만, 허니문 기간은 끝났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도 분석가들은 PC 시장을 낙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Canalys와 IDC는 2023년 PC 시장이 최악의 하락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하반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는 크롬북을 포함한 구형 컴퓨터의 업그레이드가 예정되어 있고, 기업에서는 Windows 11 시스템의 업데이트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장기 경기 둔화는 PC 제조업체들이 일부 생산을 중국 외부로 이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극심한 경기 침체가 2024년까지 지속될 경우 PC 산업이 '침체'에 빠질 수 있다. 급격한 하락은 끝났을지 모르지만 시장이 회복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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