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요약] 우리나라 1세대 벤처 IT기업으로 손꼽히는 ‘티맥스소프트’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의 회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 8000억원에 매각된다. 불과 2년여 전까지 티맥스 그룹사 전체 매출 100조원 달성 목표를 세웠던 박 회장의 선택은 자신과 친척 등이 보유한 티맥스소프트 주식 전량을 매각하는 것이었다. 알짜기업을 매각하고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는 티맥스데이터와 티맥스A&C 등에 힘을 싣는 박 회장의 선택을 두고 업계에서는 ‘의외’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을 언급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유는 IT 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성과를 거둬왔던 박 회장의 티맥스 신화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 1세대 벤처 IT기업으로 손꼽히는 ‘티맥스소프트’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의 회사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에 8000억원에 매각된다.
과거 IBM, 오라클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던 기업용 미들웨어 시장에서 티맥스소프트의 도전은 무모함으로 비춰 지기도 했다.
하지만 창업주인 박대연 회장은 보란듯이 도전을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국내 기업용 미들웨어 시장을 석권하는 패기를 보여줬다.
이후 박 회장은 2009년 워크아웃이라는 진통을 겪으면서도 한국판 마이크로소프트를 꿈꾸며 OS 시장에 진출하는가 하면, 지난 2019년에는 티맥스소프트 상장, 1조원을 투자하는 티맥스공대 설립 등의 포부를 밝히며 더 큰 미래를 그리기도 했다.
실패로 끝난 박 회장의 꿈, 그리고 의외의 선택
하지만 애석하게도 티맥스소프트의 상장은 실패로 끝났고, 호기롭게 선보인 티맥스 윈도우는 호환성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빈축을 사며 경쟁력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티맥스소프트는 국내 기업용 미들웨어 부문을 주도하며 잘 나갔다. 문제는 2003년 설립한 티맥스데이터와 티맥스A&C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며 적자가 누적된 끝에 모기업인 티맥스소프트의 경영에까지 타격을 미치는 수준이 됐다는 것이다.
불과 2년여 전까지 티맥스 그룹사 전체 매출 100조원 달성 목표를 세웠던 박 회장의 선택은 자신과 친척 등이 보유한 티맥스소프트 주식 전량을 매각하는 것이었다. 알짜기업인 만큼 최종 매각 대상이 된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외에도 베스핀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이 인수 의사를 밝혔고, 결국 최종 스카이레이크에쿼티파트너스 인수가 결정됐다.
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박 회장의 선택을 ‘의외’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알짜기업을 매각하고 경쟁력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는 티맥스데이터와 티맥스A&C 등에 힘을 싣는 행보이기 때문이다.
티맥스데이터, 티맥스A&C 향후 방향성은?
티맥스데이터와 티맥스A&C는 박 회장와 그 가족이 거의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티맥스데이터는 데이터베이스 중심의 IT기업이고 티맥스A&C는 OS를 중심으로 한 클라우드 플랫폼을 개발한다.
이제까지 두 기업은 티맥스소프트에서 나는 이익으로 운영이 됐다. 그럼에도 티맥스데이터는 2020년 말 기준 유동부채가 2400억원에 육박하는 등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알려져 있다. 영업손실도 16억 7000만원을 기록 중이다. 티맥스A&C 역시 2020년 43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티맥스소프트 매각 대금은 이들 두 기업이 그간 티맥스소프트에서 가져온 차입금 상환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두 기업 중 티맥스데이터는 지속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티맥스A&C의 경우 앞서 2009년 첫 선을 보인 티맥스 윈도우가 2018년까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시도하며 시장을 공략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최근에는 클라우드 플랫폼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대연 회장의 승부수, 통할까?
알짜기업을 매각하고 적자에 허덕이는 나머지 기업에 승부를 거는 박대연 회장을 보는 업계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현실적인 상황으로 봤을 때는 성공보다는 실패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선택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능성’을 언급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유는 IT 업계에서 입지전적인 성과를 거둬왔던 박 회장의 티맥스 신화에서 찾을 수 있다.
1956년 전남 담양에서 태어난 박 회장은 가난한 집안에 6남매 중 장남으로 10대 초반부터 운수회사 사환 일을 하며 집안을 일으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주경야독하며 광주상업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고, 은행 전산실에 스스로 자원해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10년만에 사내 핵심인력으로 대우받았다. 그대로 살아도 ‘고졸신화’로 평가받을 삶이 었지만 박 회장은 다른 길을 택했다.
동생들이 대학을 마친 즈음, 본인 나이 32세에 돌연 미국 유학길을 택했고, 단 7년만에 미국 오리건 대학 컴퓨터공학 학사와 석사, 서던캘리포니아대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7년 한국으로 돌아온 박 회장은 티맥스소프트를 창업하며 1998년부터 2006년 3월까지 KAIST 전자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그런 영향인지 최근까지도 회사에서 회장이라는 직함보다 ‘교수님’으로 더 많이 불렸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한 그의 삶은 알면 알수록 ‘역경을 이겨낸 스토리’로 가득하다. 자신의 삶이 그랬고, 기업가로서도 모두가 불가능하다는 티맥스소프트를 오늘날 알아주는 기업용 미들웨어 전문 기업으로 성장시켰기 때문이다.
그런 그가 공들여 키운 티맥스소프트를 매각하고 다시금 수많은 난관이 예상되는 티맥스데이터와 티맥스A&C에 집중하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과거에 비해 클라우드 부문의 경쟁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치열해진 상황이다.
티맥스소프트가 별개의 회사가 된 지금 티맥스그룹은 올해부터 전 직원 기본 연봉 일괄 500만원 인상, 연봉의 최대 50%를 성과급으로 지급, 상반기 내 스톡옵션 제도 도입, 성과급 지급률 향후 최대 100%까지 확대 등 직원 보상체계를 강화하며 인재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업계의 이목은 박 회장의 새로운 승부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에 집중되고 있다. 비관적인 전망이 대부분이지만, 티맥스의 화려한 부활로 박 회장의 성공 스토리가 이어지기를 기대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해피엔딩을 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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