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 유튜브 검색이 대세라고?" 네이버, '에어서치'로 검색 왕좌 굳힌다

'구글링'이라는 명칭으로 전세계 검색 시장을 잠식해 버린 검색공룡 구글이 뚫지 못하고 있는 나라는 중국, 러시아, 그리고 네이버가 수문장으로 있는 대한민국뿐이다. 네이버는 국내 시장에서 구글과의 경쟁에서 승리했다. 정부차원에서 미국(구글)의 검색 서비스를 차단하다시피 한 중국, 러시아와는 결이 다르다. 토종 검색 포털의 활약으로 우리나라는 이른바 검색 주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그 기반 위에서 네이버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되기 위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수년 전부터 검색 판도가 바뀌고 있다. 텍스트 보다 멀티미디어에 더 친밀감을 느끼는 1020 세대들의 문화가 바뀌면서, 유튜브를 활용한 검색 비중이 대폭 늘어나기 시작했다. 네이버 검색에 대한 위기감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나스미디어의 '2021 인터넷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이용자가 선호하는 검색 플랫폼 순위에서 네이버가 88.1%로 여전히 1위지만, 2위인 유튜브가 57.4%로 맹추격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네이버가 인공지능(AI)을 기술을 활용해 검색 시스템을 개편했다. 유튜브 검색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검색 시스템인 '에어서치'가 주인공이다. 이는 검색 이용자의 성별과 연령에 따라 맞춤형 검색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통합검색의 시대는 갔다...AI 기반 맞춤형 검색 '에어서치'

28일 네이버는 온라인 네이버밋업 행사를 열고, AI 중심의 새로운 검색 시스템 에어서치를 소개했다. 에어서치는 네이버가 개발해 온 다양한 AI 추천 기술을 집약시킨 네이버의 신규 검색 브랜드다.

현재 네이버는 검색 결과를 이미지·동영상·쇼핑·지식iN 등의 항목으로 구분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통합검색'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날씨나 맹장염 초기증상 처럼 '정답'을 찾기 위한 검색에는 유용했다. 그러나 캠핑과 같이 이용자별 검색 의도(지역, 용품, 방법 등)가 다른 '탐색형' 질의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시대가 바뀌면서 젊은 검색 이용자 층이 유튜브로 이동하게 된 원인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에어서치 도입으로 검색 방식을 바꿨다. 예를 들어 '캠핑'을 검색하면, 사용자 입장에 서서 검색 의도를 파악해, 보다 유의미한 결과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캠핑 준비물 리스트, 초보캠핑, 캠핑장비, 감성캠핑, 차박용품 등으로 구성된 '스마트블록'을 결과로 제공해 주는 식이다.

이에 대해 김상범 네이버 서치 CIC(회사내회사) 책임리더는 "이용자는 원하는 결과를 찾기 위해 여러 검색어를 찾아서 입력할 필요없이, 막연한 검색어만 입력해도 콘텐츠를 빠르게 발견하고, 특정 분야의 다양한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모든 검색 이용자들에게 천편일률적으로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AI 기술을 적용해 성별과 연령에 맞는 맞춤형 검색이 특징이다. 김 책임리더는 "이용자 별로 원하는 검색 결과가 다른데 똑같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철학적으로 맞지 않다. 다양성을 극대화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에어서치는 아직 완전 적용단계는 아니다. 현재 새로운 방식의 검색 서비스는 취미와 인테리어 등 일부 분야에만 적용된 상태다. 네이버 측은 올 연말까지 10% 정도를 해당 검색 시스템을 적용해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검색 시스템 해외로…일본 시장에서 테스트중

왼쪽부터 김상범 네이버 서치 CIC 책임리더와 최재호 책임리더가 2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에어서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네이버)

네이버는 에어서치를 통해 검색의 해외 수출도 꿈꾸고 있다. 구글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이지만, 과거 2000년대 초반 네이버가 최초로 선보인 통합검색 방식은 시장에서 표준처럼 활용되고 있다. 네이버 자체의 검색 시스템이 수출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에어서치를 통해서는 검색 시스템의 수출 길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우선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에서 그 가능성을 실험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측은 라인을 통해 에어서치를 테스트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는 지난 2000년에 네이버재팬을 설립해 포털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야후재팬의 벽을 넘지 못한 채 5년만에 문을 닫았었다. 이후에도 다시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네이버 지식인 서비스를 일본식으로 구성한 마토메 서비스를 출시했지만 6년여 만에 서비스를 중단한 경험이 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큰 성공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네이버를 존재하게 한 근간 서비스 '검색' 분야에서는 큰 실패를 2번이나 맞봤던 시장이다.

이에 대해 최재호 서치 CIC 책임리더는 "검색은 현지 이용자의 수요파악이 중요하기 때문에 매주 일본 기획자와 여러 번 화상회의를 하며 검색 서비스를 만들고 있으며, 일본에서 네이버만의 새로운 검색방식을 연구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국 검색엔진이 살아남은 나라다. 네이버의 심장으로 불리는 검색도 글로벌화 가능성을 노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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