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요약] 글로벌 OTT 업계의 콘텐츠 공룡으로 지목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가 11월 중순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주 공략층을 ‘자녀를 키우는 가구’로 삼을 것으로 알려져 자칫 국내 시장이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로 양분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토종 OTT 업체인 웨이브·티빙·시즌·왓챠 그 어디도 넷플릭스는 물론 디즈니플러스와 경쟁하기에는 규모와 콘텐츠 보유량에서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글로벌 OTT 업계의 콘텐츠 공룡으로 지목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가 11월 중순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미 국내 진출한 넷플릭스가 코로나19 상황에 힘입어 빠르게 국내 시장 점유율을 늘려온 가운데, 가뜩이나 시장 확대가 어려운 국내 OTT업계들은 저마다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디즈니플러스는 이른바 ‘급이 다른 상대’라 할 수 있다.
더구나 넷플릭스에 비해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는 주 공략층을 ‘자녀를 키우는 가구’로 삼을 것으로 알려져 자칫 국내 시장이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로 양분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진출을 확정 지은 상황에서 디즈니는 그간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진행해 온 콘텐츠 공급을 중단했다. 디즈니의 자회사인 폭스 역시 마찬가지다. 단 네이버 시리즈온의 경우 이달 1일부터 가격을 인상하는 조건으로 유일하게 콘텐츠 공급이 유지됐다.
최악의 상황은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국내 시장 양분
넷플릭스에 이어 국내 시장에 진출하는 디즈니플러스는 국내 OTT 업계에서 ‘더 무서운 놈’으로 보고 있다. 이유인 즉 넷플릭스에 비해 오랜 기간 축적된 엄청난 양의 콘텐츠 IP(지적재산권)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각 문화권, 더 세밀하게는 특정 국가 문화를 적용한 오리지널 콘텐츠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면 디즈니플러스는 거기에 더해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콘텐츠 다양성을 바탕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어벤저스로 대표되는 마블의 콘텐츠로 젊은 층을 공략하면서 동시에 토이스토리, 겨울왕국 등의 애니메이션 콘텐츠로 자녀를 키우는 가족 고객을 공략하기도 한다. 다큐멘터리 채널인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은 중장년층이 주 공략 대상이다.
물론 넷플릭스가 다져 놓은 국내 시장 선점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넷플릭스 국내 월간 이용자는 한때 10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한국 시장 매출은 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이른바 ‘코로나19 효과’라고 불렸던 넷플릭스의 폭발적 글로벌 성장세는 주춤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한때 1000만명에 달했던 이용자 숫자는 지난 5월 808만명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율이 높아지며 사람들이 야외 활동에 나선 영향도 있지만 후발 주자로 단기간에 글로벌 구독자 1억명을 확보하며 추격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를 비롯해 애플TV+, HBO맥스, 아마존프라임 등과의 시장 다툼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토종 OTT 업체인 웨이브·티빙·시즌·왓챠 그 어디도 넷플릭스는 물론 디즈니플러스와 경쟁하기에는 규모와 콘텐츠 보유량에서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더구나 이번 디즈니플러스의 사례처럼 토종 OTT 업체에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던 다른 글로벌 OTT 기업 역시 직접 진출을 할 때면 간접적으로 진행됐던 자사의 콘텐츠 제공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
토종 OTT 업체들은 수천억원에서 5조원(티빙)에 달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지만 과연 디즈니플러스,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OTT 공룡과 경쟁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만을 염두하고 있다면 결과는 암울하다. 결국 생존의 길은 글로벌 시장 진출 밖에 없다. 물론 그 길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결국 덩치를 키워야 한다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데 전문가들은 “세 규합을 위해서도 경쟁사 간에 인수 합병 움직임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디즈니 플러스 콘텐츠 공급 계약 정리 수순, 자사 콘텐츠 경쟁력 강화 나서
11월 국내 진출을 앞둔 디즈니플러스는 지난 8월을 끝으로 카카오페이와의 콘텐츠 공급 계약을 종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자회사인 폭스 역시도 계약을 종료했다. 폭스는 그간 카카오페이지에 ‘스파이더맨’ 등의 영화 콘텐츠를 제공해 왔다.
디즈니플러스와 폭스의 이 같은 행보는 11월을 기점으로 우리나라에 직접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자사 콘텐츠 IP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디즈니 플러스는 앞서 KT, 나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IPTV서비스에 공급하던 자사 콘텐츠 서비스도 일괄 중단했다. 티빙, 웨이브를 비롯한 국내 OTT 업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방식을 취했다.
기존 콘텐츠 공급 계약을 유지한 것은 네이버 시리즈온이 유일하다. 비결은 가격인상이다. 네이버 시리즈온은 이달 1일부터 디즈니 콘텐츠 중 구매상품은 10%, 대여 상품은 25%의 가격을 올려주기로 했다. 폭스의 콘텐츠 구매 가격 역시 6.7%로 올랐다.
한편 디즈니는 한국 콘텐츠 시장에 자연스럽게 진출하기 위해 유료방송 파트너를 찾고 있는데, 현재로는 LG유플러스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유플러스의 안드로이드 IPTV 셋톱박스 비중이 97%에 달한다는 점이 디즈니의 요구 조건을 충족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군대의 병영 부조리를 소재로 제작, 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소개된 ‘D.P.’는 엄청난 글로벌 화제가가 되고 있다. 앞서 제작된 ‘스위트홈’, ‘킹덤’ 역시 세계적인 흥행을 거뒀다. 이러한 웰메이드 콘텐츠는 넷플릭스의 과감한 투자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세계적인 흥행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넷플릭스의 글로벌 공급망의 영향이 컸다.
넷플릭스는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우리나라 콘테츠에 총 7700억원을 투자했고 향후에도 55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넷플릭스를 통해 우리나라 콘텐츠가 해외에 알려지며 국가 인지도와 호감도가 증가한 것도 나쁘지 않은 결과다.
디즈니플러스 역시 넷플릭스의 사례를 검토하며 우리나라 콘텐츠에 적잖은 돈을 투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이들 글로벌 OTT 공룡이 언제까지나 우리나라에 호의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당분간은 이들의 자본을 활용할 수 있지만, 최근 불거진 구글과 애플의 인앱결제 강제로 인한 논란은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토종의 앱마켓 생태계가 잘 구축돼 있다면 법적인 규제 없이도 경쟁이 가능했을 것이다.
즉 장기적으로는 국내 토종 OTT 기업들이 글로벌 진출을 위한 역량을 키워야 공룡에게 잡아 먹히지 않는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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