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분야의 디지털 혁신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1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된 ‘2024 대한민국 교육박람회’ 현장은 AI, 메타버스 등 다양한 혁신 기술로 무장한 에듀테크 기업들이 저마다의 기술력을 소개하는 장이 됐다.
총 3일간 진행되는 이번 박람회는 특히 ‘교육이 미래다(The Future is Education)’를 주제로 16개국 302개 글로벌 교육기업과 기관이 참여해 세계 교육 트렌드와 에듀테크 기술 추이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AR 실내 운동 플랫폼 ‘디딤’…일본, 스위스를 비롯해 11개국 수출 성과
이번 박람회의 특징은 아이들과 함께한 가족 참관객들이 많다는 점이다. 덕분에 솔루션 체험형 부스를 선보인 업체들이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그 중에서도 부산에 기반을 둔 실감형 스포츠 솔루션 기업 ‘투핸즈인터랙티브’가 선보인 AR 실내 운동 플랫폼 ‘디딤(DIDIM)’이 큰 주목을 받았다.
‘디딤’은 게임과 운동을 결합한 다양한 콘텐츠를 비접촉식 라이다 센싱 기반 솔루션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시설공사가 필요하지 않고 일정 공간이 확보된 ‘바닥’만 있으면 된다. 이동도 쉬운 일체형 시스템으로 체력 단련은 물론 두뇌 훈련, 헬스게임 3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돼 있고,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 종류만 100종이 넘는다. 덕분에 성장기 아이들은 물론 운동 및 인지력 유지가 필요한 노년층 재활 분야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각 콘텐츠는 질리지 않고 꾸준하게 플레이할 수 있게 게임 요소를 넣은 것을 넘어 운동 전문가가 설계한 프로그램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학교 등 교육기관들의 관심이 높다.
현장에서 만난 성가영 투핸즈인터랙티브 실장은 “학교의 강당이나 교실에서 이동을 해 가며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며 “전국 180여곳의 초·중·고등학교 및 교육기관에 납품돼 있고, 일본을 비롯해 해외 시장 수출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기와 프로그램을 모두 저희가 자체 개발한 솔루션입니다. 현재는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각 학교에서 구매하는 방식으로 보급되고 있는 중이고, 관련 교육 도서도 함께 제작해 학교에서 아이들 수업에도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강당이나 교실에서 체육 수업을 진행할 수 있고, 그 외에도 상시 비치해 놓은 상태로 아이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식으로 운영되기도 해요. 우선은 아이들이 재미를 느끼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고 할 수 있죠.”
한편 투핸즈인터랙티브는 2021년부터 ‘디딤’을 국내에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부터 글로벌 판매를 시작해 일본, 스위스 등 11개국에 수출하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그 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 이달의 우수게임 선정, 인천광역시교유청, 한국디지털교육협회에서 우수제품에 선정되기도 했다.
세계 최초 메타버스 기반 학습경험 플랫폼 표방한 ‘원더버스’
지난해 11월 NHN에듀는 세계 최초 메타버스 기반 학습경험 플랫폼 ‘원더버스(Wondervesre)’를 공개하고 브랜드 사이트를 오픈했다. 이후 오는 3월 학교 현장에 본격 서비스를 앞두고 이번 박람회에 대대적으로 소개하는 부스를 운영 중이다.
NHN에듀에 따르면 ‘원더버스’는 3D 메타버스 환경 내 교육활동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학습 경험 플랫폼(Learning eXperience Platform; 이하 LXP)이다. 인권, 환경, 기후변화, 시민의식 등을 다루는 세계시민교육, 진로 및 직업 체험, 안전교육 등 세가지 카테고리를 기본 콘텐츠로 구성했으며 디지털 리터러시(디지털 문해력)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으로 영어나 수학과 같은 교과 영역 중심의 기존 메타버스 플랫폼과 달리 비교과 영역을 중심으로 교과 영역과 연계한 체혐형 교육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것이 차별화 전략이다.
현장에서 만난 조광현 원더버스 사업본부장은 “학생들을 위한 ‘원더플레이’와 선생님을 위한 ‘원더클래스’ 두 채널로 서비스가 될 예정”이라며 “올해 3월부터 본격 서비스된다”고 설명했다.
“선생님들이 ‘원더클래스’를 통해 수업설계와 지도안을 만들고 ‘수업 시작’을 누르면 그 내용이 학생들에게 ‘원더플레이’를 통해 제시되며 상호작용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비교과 카테고리로 이뤄져 있지만, 모두 교과 내용과 연계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었죠. 예를 들어 오프라인으로 국가유산과 관련된 정규 수업을 진행한 후 아이들에게 ‘불국사’ 등의 국가유산 체험을 원더버스를 통해 하게 할 수 있는 식이죠.”
교사 전용 채널인 원더클래스는 학습자가 원더버스 내 머무는 시간, 출결 확인, 학습 진도, 콘텐츠별 교육성과, 이해도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덕분에 장소의 제한 없이 수업활동과 방과 후 활동을 유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원더클래스는 학습자의 학습 여정대로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LXP를 통해 학생 개인의 선호, 학습과정, 결과 등을 종합한 AI 기반의 튜터링을 제공한다.
문서 데이터와 한국어 자연어이해 기술 접목 ‘챗GPT’로 쓴 문서 잡아내는 ‘GPT킬러’ 등장
뛰어난 칼이 만들어지면 그것을 막아내는 방패가 만들어지는 것은 당연한 과정이다. 지난 2022년 말 등장한 챗GPT로 촉발된 생성형 AI 시대는 이전에 불가능했던 많은 것들을 가능하게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 이에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기존 시스템에 혼란을 주기도 한다. 대표적인 분야가 교육, 학문 분야다.
전문가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완벽한 문서 작성을 하는 챗GPT를 가장 먼저 활용한 것은 역시 학생들이다. 챗GPT 등장 1년여가 지난 현재 각 중고등학교와 대학 등에서는 학생들이 제출하는 과제를 두고 선생님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평소 학생 수준의 문체가 아닌 ‘의심할 만한’ 수준의 문장이 포함돼 있는 문서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발 빠르게 대응한 것이 자연어 기반 실용 AI 기술 기업 무하유가 선보인 ‘GPT킬러’다. 이날 박람회에 참여한 무하유는 지난해 말 자사 AI 서류평가 솔루션 ‘프리즘’에 GPT 탐지 솔루션 ‘GPT킬러’를 연동하며 기능을 더욱 고도화한 바 있다.
GPT킬러는 무하유가 국내 최초로 선보인 디텍트 GPT 솔루션이다. 무하유가 지난 12년간 AI 표절검사 서비스인 카피킬러를 운영하며 축적한 문서 데이터와 한국어 자연어 이해(NLU) 노하우를 접목시켰다. 시장에 알려진 기존 디텍트 GPT 솔루션들은 한국어 학습 AI를 적용한 사례가 전무하지만, GPT킬러는 AI가 한국어를 학습해 한글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무하유는 실제 해외 디텍트 GPT 프로그램들과 비교해 본 결과, GPT 킬러는 한국어를 사용했을 때 타사 솔루션 대비 오검출 없이 문제를 더 잘 잡아낸다고 강조한다.
현장에서 만난 장세은 무하유 프로는 “챗GPT를 비롯해 생성형 AI가 만들어 낸 문장을 판별할 수 있다”며 “챗GPT 등장 이후 지난해 초부터 학교 평가자 분들의 니즈를 확인하고 개발해 지난해 9월 정식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첫 출시 이후 학교나 연구기관 등 평가가 필요한 기관에 납품이 되고 있고 조만간 개인 이용자가 사용하는 ‘카피 킬러’ 라이트 버전을 리뉴얼해 ‘GPT킬러 라이트’로 선보일 예정이예요. 단순히 중·고교 과제나 대학 리포트 뿐 아니라 논문까지 판별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죠. 실제 사용하시는 교수님이나 선생님들에게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간 심증은 있었지만 확실하지 않았던 학생들의 과제를 평가할 때 ‘GPT킬러’를 돌려보고 최소한의 평가 자료로 활용이 가능했다고 하시더라고요.”
한편 19일까지 진행되는 ‘2024 대한민국 교육박람회’는 이렇듯 다양한 에듀테크 기업들의 부스 외에도 ▲레고 에듀케이션 APAC 싱가포르를 통해 듣는 ‘레고 에듀케이션 스파이크를 활용한 코딩 수업 활용 방안’ ▲AI의 교육 현장 적용을 위한 엘리스의 ‘AI 디지털 레벨업 세미나’ ▲캠퍼스멘토의 ‘디지털교육 클러스터’ ▲K-Edtech 스타트업 IR 투자설명회 ▲2024 교육부 학술 심포지엄 ▲한국인성교육협회가 제공하는 ‘트렌드 인성교육 2024’ ▲한국교육녹색환경연구원의 ‘교육시설 안전’ 관련 교육 등 교사와 교육 실무자, 학부모와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와 워크샵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