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SK가 신설투자회사 'SK스퀘어'를 공식 출범합니다.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을 통해 탄생하는 SK스퀘어는 반도체 · ICT 투자 영역을 맡고, 사명을 유지하는 존속법인인 'SK텔레콤'은 통신 기반 AI 인프라 사업을 영위할 예정입니다.
SK스퀘어의 등장은 이미 예고된 바 있습니다. 올 초 장동현 SK㈜ 사장은 2021년 4대 핵심 사업을 발표하며, 투자전문 플랫폼으로서 SK㈜만의 투자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4대 핵심 분야는 첨단소재, 그린(Green), 바이오(Bio), 디지털(Digital)' 등으로, 이를 위해 기존 투자 폴리오를 개편하는 한편, 투자 조직 역시 사업 영역 맞춰 개편했습니다.
각각을 살펴보면 첨단소재 투자센터는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 사업을, 그린 투자센터는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절감 사업모델 등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바이오 투자센터는 SK바이오팜의 신약개발과 SK팜테코의 원료의약품위탁생산(CMO)을 두 축으로 사업 확장을, 디지털 투자센터는 인공지능(AI)과 모빌리티 자율주행 등 이머징테크 시장을 공략할 방침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적시 투자 회수를 통해 투자 성과를 극대화하고 실현 수익은 미래 성장 사업에 재투자하는 투자 선순환체계를 세우겠다는 것입니다.
SK텔레콤(존속법인) | SK스퀘어(신설법인) |
* SK브로드밴드 * SK텔링크 * SK스토아 * 플로 | * SK하이닉스 * ADT캡스 * 티맵모빌리티 * 원스토어 * 11번가 * 웨이브 |
즉 SK스퀘어는 '투자 전진기지'인 셈입니다. SK스퀘어에 속하게 될 SK하이닉스, ADT캡스,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등 기업 리스트 역시 4개 핵심사업 범위에 속해 있습니다. 4대 핵심 영역으로 투자 기조를 설정하고 재원을 적극 활용해 성장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로 구분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만큼 투자 성과 극대화라는 지향점을 세운 이상 SK스퀘어의 목표는 명확합니다. 바로 자산 가치의 증대입니다. 지난주, SK텔레콤는 SK스퀘어의 인적 분할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오는 2025년까지 순자산가치(NAV)를 75조 원 규모로 성장시키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현재 보다 300% 성장하겠다는 것입니다.
SK스퀘어의 성장 자신감은 2015년 SK가 SK C&C와의 합병을 통해 통합 지주회사로 출범한 이후 성과에 근거합니다. SK㈜는 2017년 투자형 지주회사를 선언한 이후, 꾸준하게 인수 · 합병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늘리고 지분 매각을 통해 수치를 만들었습니다.
먼저 인수 · 합병 측면에서 보면 SK㈜는 2018년 5월 물리보안 2위 기업인 ADT캡스를 인수해 디지털 포트폴리오를 열었습니다. 곧바로 정보보안 1위 기업인 SK인포섹을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키더니 2021년 3월 양사를 합병했습니다. SK㈜ 측이 예측하는 통합 법인 ‘ADT캡스’의 3년 내 기업 가치는 약 5조원입니다.
또 지난 20일 SK㈜는 SK머티리얼즈와의 합병을 발표했습니다. 투자회사인 SK머티리얼즈 홀딩스와 반도체·배터리 소재 사업회사인 SK머티리얼즈로 물적 분할하고, SK머티리얼즈의 모회사인 SK머티리얼즈 홀딩스를 SK를 합병하는 방식입니다. SK머티리얼즈의 종착역 역시 SK스퀘어로 예상, 첨단소재 분야 포트폴리오도 갖추게 됐습니다.
SK머티리얼즈 역시 2015년 OCI로부터 인수한 OCI머티리얼즈가 전신입니다. SK는 OCI머티리얼즈 인수 이후 2017년 반도체 소재 웨이퍼를 만드는 SK실트론의 전신인 LG실트론을 인수해 SK하이닉스로 이어지는 반도체 밸류체인을 완성한 바 있습니다.
자금 회수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SK㈜는 자회사 SK바이오팜 상장과 이후 지분 매각 등을 통해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회수했습니다. 이후에도 SK바이오텍을 중심으로 세워진 통합법인 SK팜테코 역시 향후 3년 안에 매출 1조원을 돌파가 예상됩니다.
SK ESR 보유 지분 중 4.6%를 4700억원에 매각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SK㈜가 2018년 약 2500억원을 투자한 동남아시아 최대 승차공유 및 배달 업체인 '그랩(Grab)'이 연내 나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상장할 경우, SK㈜ 보유 지분 가치가 5900억원으로 약 2.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SK㈜가 다른 법인에 자금의 출자한 기업만 해도 2021년 6월 기준 84개 회사에 달합니다. SK스퀘어의 포트폴리오 윤곽은 이미 갖춰진 셈입니다.
사실 오는 11월에 SK스퀘어가 새롭게 출범한다고 해도 SK의 투자 기조에 있어 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SK텔레콤은 투자설명서를 통해 분할의 목적으로 분할 신설 법인인 'SK스퀘어'에 대해 반도체 및 New ICT 등에 대한 투자 등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부문에 집중함으로써, 독립경영 및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경영위험의 분산을 추구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 만큼 올해 SK㈜가 집행한 투자 내역을 살펴본다면 SK스웨어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SK스퀘어의 사명인 '스퀘어(Square)'의 제곱이 가진 의미처럼, 올해 진행되고 있는 SK㈜의 투자가 제곱할 대상이 되는 것입니다.
올 1월 장동현 SK㈜ 사장이 4대 핵심 사업 영역 투자 생태계 조성 목표를 발표한 이후, SK텔레콤에서 인적 분할될 SK스퀘어의 실체가 나오기 전까지 SK㈜의 투자 집행 예정인 자금 규모만 해도 1조원이 넘습니다.
SK㈜는 계열사인 SK E&S의 수소사업에 약 1조 6000억원을 투자키로 결정했습니다. 게다가 그린 투자 포트폴리오 기업의 하나인 SK E&S는 약 2조원 규모의 우선주 발행을 통한 투자 유치에도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IMM프라이빗에쿼티(PE),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 EMP벨스타 등 7군데의 사모펀드(PEF)가 뛰어들어 흥행이 예고됩니다.
더불어 올 들어 SK㈜는 SiC(실리콘카바이드) 기업 예스파워테크닉스의 지분 인수를 통해 268억원 투자, 유전자 세포 치료제 CMO 이포스케시 지분 70% 인수 후 약 800억원 투자해 공장을 증설했습니다. 또 전기차 급속 충전기 제조 업체인 시그넷 EV의 지분 55.5%를 총 2930억원에 인수했으며, 리튬메탈 배터리 개발사인 솔리드에너지시스템(Solid Energy Systems)에 400억원을 투자했습니다. 모두 SK스퀘어가 제곱 가능한 수 안에 포함될 예정입니다.
포트폴리오 기업에 대한 IPO 기대치도 SK스퀘어의 목표 달성을 밝게 합니다.
SK스퀘어의 주요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원스토어'가 IPO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SK스퀘어(현재 SK텔레콤)은 약 47.5%의 원스토어 지분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비록 앱마켓 시장 1위인 점유율 77.6%의 구글플레이에 비해 압도적으로 밀린 13.8% 점유에 불과하지만 매년 증가하고 있는 점유율 수치(2018년 8.5%, 2019년 12.2%, 2020년 13.8%)와 함께, 20%로 인하되 앱 유통 수수료 인하를 통해 매분기 최고 거래액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원스토어는 앱마켓이 꾸준히 성장하는 와중에도 단연 돋보이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앱마켓 독점 구조에 맞서 국내 대표 앱마켓의 위상을 굳건히 하고 공정 경쟁을 통해 개발사와 이용자 모두에게 더 큰 혜택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원스토어는 오는 3분기 내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원스토어를 비롯해 11번가, ADT캡스, 티맵모빌리티 등 자회사 상장을 잇따라 준비 중입니다. 자금이 유입될 기회들에 계속 이어지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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