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인간은 달기지·거주지에서 어떻게 살게 될까

1969년 인류 최초의 달 착륙선인 아폴로 11호 착륙지점(고요의 바다) 근처의 표면 아래로 수직 원기둥형 동굴이 발견됐다. 최근 이탈리아 트렌토대 연구팀이 달궤도정찰선(LRO) 레이더 데이터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밝혀내고 네이처 천문학 최근호(16일자)에 발표했다. 면적이 무려 테니스장 14배 규모라고 한다. 이 동굴이 특히 관심을 끄는 이유는 달 거주지를 건설하려는 인간을 보호해 주는 동시에 기지 건설에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당연히 달에 먼저 도착할 우주강국 미·중·러를 중심으로 한 지구촌 각국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020년대 말까지 달에 아르테미스3 미션용 베이스캠프를 설치할 계획이다. 달탐사 강국으로 부상한 중국도 러시아와 공동 추진중인 ‘국제 달 연구 기지’(ILRS)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2028년 이전에 달 표면 베이스캠프를 건설하고, 2040년과 2050년까지 각각 한차례씩 업그레이드한다는 큰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인류의 달 기지와 달 거주지 생활을 어떨까.

데일리메일은 이탈리아 과학자들의 달동굴 발견을 계기로 전문가들에게 어떻게 최초의 달 정착민들이 베이스 캠프를 설치할지 등 의식주와 기타 인프라에 대해 조언을 들어 이를 소개했다. 5~6년후 달 기지에서 일어날 일을 좀더 생생하게 상상해 보기 위해 SF소설 ‘마션’(2011)의 작가 앤디 위어가 달 기지(달도시)를 소재로 쓴 ‘아르테미스’(2017) 내용을 첨가해 공유한다.

거대 달동굴이 가져온 달기지와 식민지에 대한 관심

이탈리아 과학자들이 이번주 최초의 달 동굴을 발견했다고 발표하면서 인류의 달 식민지 건설 계획들이 유망한 진전을 보일 전망이다. (사진=나사/아리조나주립대)
1969년 7월20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인류최초의 달 착륙선 아폴로11호를 착륙시킨 고요의 바다. (사진=나사/쿼라)

이탈리아 과학자들이 지난 16일 최초의 달 동굴을 발견했다고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발표하면서 인류의 달 식민지 건설 계획에 대한 유망한 진전 가능성을 보였다.

이는 일순간에 전세계인의 관심과 화제를 모았다.

달 동굴은 혹한의 달 표면 환경으로부터 피난처를 제공하고 인간의 달 탐사를 장기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달 기지를 세울 부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동굴은 아폴로11호가 착륙한 고요의 바다 근처에서 발견됐다. 그런 만큼 이곳에 아폴로11호 착륙지 기념공원 등을 세울 수도 있을 미국의 동굴 활용에 대한 관심이 특히 클 것으로 보인다. (SF작가 앤디 위어의 소설 아르테미스(달에 세워진 도시명)에서는 아폴로 11호가 착륙한 곳을 중심으로 케냐인이 주도한 달도시 ‘아르테미스’가 건설되며 인류 최초의 달착륙선 아폴로 11호 달 착륙 기념지를 보는 관광 건물도 조성된다.)

게다가 이번 거대 동굴 발견으로 그간 확인된 달표면의 크고 작은 약 200개의 동굴도 새삼 주목받게 됐다.

이번 발견은 나사가 2020년대가 가기 전에 달 남쪽 지역에 ‘아르테미스 베이스 캠프’를 설치하겠다는 포부를 실천해 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기도 하다.

과연 나사가 2020년대가 가기전에 달기지 베이스캠프를 세우고 2030년에 선보이기 시작할 계획을 세웠다는 달 식민지는 언제쯤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까.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지금까지의 달표면의 인간 거주지는 3D프린터로 만든 집이었다. 이번 발견은 이제 달에 흩어져 있는 동굴들을 활용한 다양한 건설 가능성을 추가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동안 과학자들이 달표면에서 발견한 구덩이는 200개 정도나 된다고 한다. 달에서의 의복은 기존 우주인들이 입는 거추장스런 우주복이지만 프라다 같은 유명 패션회사가 참여해 만든 우주복을 입게 되리라고 한다. 먹는 것은 달 토양에서 기른 식물과 지금 지구에서 한창연구중인 실험실 배양육이 될 것이다. 의식주가 충족되면 레저가 뒤따르는 게 자연스러운데 달에서도 기본적 시설이 완공되면 레이저를 쏘아 깎아내고 녹여낸 축구장에서 축구를 하게 될 것이다. 이동은 (지난 2017년 앤디 위어의 소설 ‘아르테미스’에 등장했고, 올해 3월 미국 국방부산하 국방고등계획구(DARPA)가 노스롭 그루먼이 제시한 컨셉을 채택했다) 달 철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한다.

달거주지와 이동수단

나사는 떠다니는 로봇을 이용해 유연한 길을 따라 자재를 운반하는 스케일엑스트릭 (Scalextric) 방식의 철로를 달에 건설하고자 한다.
달거주지의 이동수단은 월면차나 달 기차 시스템(사진)이 될 수도 있다. (사진=유니버스투데이/달리)

다가오는 나사의 아르테미스 3호 임무는 스페이스엑스의 우주선을 타고 무엇보다도 먼저 달의 남극 지역에 승무원을 착륙시킬 계획이다. 그곳의 지표면 아래 물이 얼어 생긴 얼음이 대규모로 묻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나사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계획의 일환으로 2020년대 말까지 달 남쪽 지역에 베이스캠프를 설치하게 될 것이다.

우주복을 입은 우주비행사들은 측면에 광고가 붙는 월면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하거나, 심지어 스케일스트릭(소형스포츠카와 트랙으로 이뤄진 콘솔 장난감)에서 영감을 받은 달기차 시스템을 타고 돌아다닐 수도 있다. (소설 ‘아르테미스’에 등장한 달 착륙선 기지와 달 거주지 사이를 오가는 열차가 만들어질 것이라는 상상과 유사하다.)

엄청난 방사선과 극한의 온도에 시달릴 달의 옷은?

낮과 밤에 엄청나게 극단적인 온도차를 보이는 달 식민지에서 사람들은 프라다 같은 패션업체가 만든 우주복을 입고 다니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은 나사의 A7L우주복(왼쪽)과 버즈 올드린이 달에 내려 촬영한 사진. (사진=위키피디아)

극한의 온도를 보이는 달에서 우주복은 필수다. 인간이 달에서 머무르게 될 달 기지에 대한 설계는 여전히 나사에 의해 검토되고 있지만, 그것들은 암을 유발하는 우주선과 가차없는 극한의 온도로부터 인간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노팅엄 트렌트 대학 천문학 부교수인 대니얼 브라운 박사는 “달의 조건은 가혹하다. 생명체를 지탱할 수 있는 대기는 없으며, 온도는 극도로 차갑고(액체 질소를 생각하라) 매우 뜨겁다(지구의 물이 끓는 온도 이상).”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달표면의 온도는 낮에는 127°C까지 오르고, 밤에는 영하 173°C까지 떨어질 정도로 극심한 기온차를 보인다. 게다가 암을 유발하는 우주방사선은 지구의 150배 수준에 이른다.

대니얼 브라운 교수는 달에 거주하는 인간은 프라다같은 패션업체가 만든 우주복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0kg이나 되는 우주복에는 첨단 기술이 들어간다. 최근 웨일 코넬 메드신대와 코넬대 연구팀은 SF영화 듄에서 영감받은 소변을 물로 바꾸는 기술이 들어간 첨단우주복 개발 결과를 프런티어스인 스페이스 테크놀로지에 발표했다. 별도의 흡수성 의류 착용없이 입을 수 있는 우주복이 달식민지 인구 증가와 함께 높은 부가성을 확보하게 될 수도 있다.

패션업체들 가운데에서도 누군가가 과학 기술업체와 손잡고 미래를 내다본 첨단 우주복 기술 경쟁에 들어가게 될 수도 있다. 유명 패션업체들 가운데에서 방사능 차폐용 패션 우주복이 개발돼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우리나라 보령제약 같은 회사는 본업인 제약보다도 나사의 차기 우주정거장 제작 회사인 액시엄 스페이스 투자를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소설 아르테미스에서는 달의 강력한 방사능 때문에 달 관광가이드가 외부 관광안내를 일주일에 두 번만 나가도록 돼 있다. 또 아폴로11호 관광안내소 건물 유리창은 방사능을 막기 위해 23cm 두께의 유리로 만들며, 그마저도 유리에 달 토양을 약간 섞어 흐리게 만듦으로써 강력한 태양광으로부터 관광객의 맨눈을 보호하는 설정이 나온다. )

기지용 인프라와 거주구역 건물

나사가 상상하는 달 기지에서의 활동 모습. (사진=나사)

대니얼 브라운 교수는 “따라서 처음에는 공기가 잘 통하도록 압력이 가해질 수 있고 편안한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충분히 분리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앤디 위어의 소설 아르테미스에서는 케냐의 재무장관이 34개국 50개 회사로부터 수십억 달러를 투자받아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달 도시인 아르테미스를 만든다.)

매튜 코스비 군힐리 지구 정거장 우주 공학소장은 달 기지가 국제 우주 정거장(ISS)과 비슷하게 단계적으로 지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첫 번째 단계에서는 우리가 달에서 인간과 로봇의 지속적 존재를 보장하기 위한 전력, 통신 및 이들의 안전한 작동과 같은 기본(인프라)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필수 요소에는 생활 공간, 교통 및 태양 전지판 어레이와 같은 전력을 생산하기 위한 일종의 인프라가 포함될 수 있다. (소설 아르테미스에서는 인간 거주지와 좀 떨어진 곳에 원자력 발전소가 지어지는 것으로 설정돼 있다.)

코스비는 “일단 이들이 달 표면에 배치되면 이 구조는 인간 또는 로봇이 각각 작업하는 게 아니라 ‘인간과 로봇의 혼합’ 장비로 조립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간 거주구역의 시설에는 침대, 화장실, 실험실, 그리고 뼈와 근육의 손실을 막기 위한 운동 장비가 포함될 것이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해 달 거주자들도 국제우주정거장 비행사들처럼 뼈와 근육이 소모되지 않도록 매일 근력 운동을 해 줘야 한다.)

달기지 건축은

달 거주지 건축을 위한 (가장 중요한)재료중 하나는 달 토양이 될 것이다. 이 1.5톤 규모의 건축 블록은 달의 토양을 이용한 3D 프린팅 기법의 시연 차원에서 제작됐다. (사진=ESA)
애스트로랩은 2026년에 달에 ‘플렉스’ 탐사로봇을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람과 물질을 달 주위로 운반하도록 설계된 버기 측면에 광고가 표시될 가능성이 있다. (사진=애스트로랩)

그렇다면 달 거주지의 건물은 무엇으로 만들어질까?

가장 중요한 선택중 하나는 달의 토양(regolith)이다. 이 흙은 특별한 반사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달로 유입되는 방사선 입자, 열 및 우주 암석에 대한 방패 역할을 할 수 있다.

코스비는 “달 거주지 건설에 달의 토양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상당한 연구가 있었다. 즉, 달 토양을 3D 프린터로 제작한 조개껍질의 재료로 사용하거나, 지구에서 거주지를 만들어 달로 보내는 방법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브라운 박사는 “나사가 벽돌과 강철 트러스와 같은 많은 지구 물질을 달까지 가져가는 것을 매우 비용이 많이 들기에 이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굴과 같은 지하 거주지가 현실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외부 위험 환경으로부터 추가로 인간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된다면 달 표면 아래 동굴 속 인간들은 우주복(프라다 같은 명품 회사에 의해 디자인되었을 수 있는)을 벗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있는 사람들과 비슷한 평범한 옷을 입고 돌아다닐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달 토양은 인간의 호흡기에 극도로 해롭다. 달 토양은 미세한 돌가루인데 달에는 이들 표면을 마모시킬 기상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뾰족뾰족하고 가시돋친 티끌하나하나가 우리의 폐를 찢어놓을 정도로 끔찍하다.)

브라운 박사는 달거주지 조립 과정이 인간과 로봇에 의해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그는 “많은 일들이 로봇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지만 이것들은 어느 시점에서 인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뒷받침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더 큰 단지가 건설되는 동안 제한된 거주를 할 수 있는 작은 거주지가 먼저 건설되는 것을 상상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달에서는 뭘 먹을까

과학자들은 달 토양에서 애기장대(thale cress)를 기르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달 표면 식물 재배를 위한 ‘작은 한 걸음’을 내디뎠다. (사진=플로리다대)
아폴로 11,12,17호 임무중 달에서 가져온 토양으로 식물을 기르는 시험을 하고있는 과학자들. (사진=플로리다대)

현재 ISS의 우주비행사들은 당연히 지구에서 준비된 수분이 포함되고 가열된 작은 주머니(파우치) 음식을 먹는다.

하지만 달의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에서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음식은 달에서 길러질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달에서의 음식 메뉴에는 쇠고기 세포에서 배양한 인공 스테이크와 달의 흙에서 자랄 수 있는 식용 식물이 포함될 수 있다.

의식주와 기본적 문제가 해결되면

나사는 오는 2028년부터 지속 가능한 달 탐사 프로그램을 개발하길 원한다. 이 그림은 3D프린터로 만들어진 달 거주지에 대한 인간 보호 거주지 개념을 보여준다. (사진=포스터앤 파트너스)

결국 기본적인 것이 모두 갖춰지면 달은 우주 스포츠와 오락, 심지어 축구 경기장까지 갖춰진 붐비는 ‘달의 도시’로 탈바꿈할 수 있고, 레이저로 달 흙에 자국을 새길 수도 있다.

나사의 아르테미스 3호 임무는 1972년 아폴로 17호를 마지막으로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달에 사람들을 태워 보내는 임무로서 달 남쪽 지역에 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미중 양국 우주 기관들은 얼음처럼 얼어붙은 풍부한 물의 매장량 때문에 일반적으로 달의 남쪽 지역에 착륙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 물은 달 탐사자들에게 식수가 될 수 있고 장비를 냉각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으며, 연료용 수소와 호흡할 산소를 생산하기 위해 (전기)분해될 수도 있다. (소설 아르테미스에서는 달에 널려있는 회장석이 알루미늄, 산소, 실리콘, 칼슘으로 구성 돼 있다는 것을 설명하면서 채굴회사가 이 돌로 알루미늄을 제련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산소를 아르테미스 시에 제공하고 대신 전력을 무한대로 사용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

미시시피 대학의 우주법 교수인 미셸 핸런은 “달에 있는 인류 공동체가 성공하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것은 물이다. 그들은 그들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식물을 기르기 위해 물을 필요로 할 것이다. 그들은 또한 물 얼음을 가공하고 분해해 수소의 구성부분에 공급할 수 있고, 그들이 살수 있도록 해주고(산소), 추진력을 만들어(수소) 그들의 기구와 다른 작동 기계가 태양광에 직접 접근하지 않더라도 작동할 수 있도록 추진력(수소)을 만들 수 있기를 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궁극적으로, 미항공우주국이 아르테미스 계획의 지연의 일환으로 최초의 달 기지를 어떻게 설립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많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러나 나사가 이르면 2020년대 말까지 달기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는 급속하게 우려를 낳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스트라스클라이드 대학의 우주기술 엔지니어인 말콤 맥도날드는 나사가 2026년 9월까지 아르테미스 3를 통해 나사의 달 표면 복귀를 말하고 있지만 자신은 “그것이 2028년 이전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 게이트웨이(달 궤도를 도는 우주정거장)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공급하기 위해 이미 지상에 건설되고 있다. 하지만 나는 2030년대에나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달 표면 기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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