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코인러 노린 여·야 후보의 대선 공약, ‘가상자산 법제화·활성화’에 초점

[AI요약]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가상자산 관련 정책 공약을 발표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두 후보가 공히 강조하는 것은 ‘가상자산 법제화’다. 이 후보가 중점을 둔 공약은 ‘대규모 개발이익 가상자산화’와 가상자산 ‘ICO’ 허용이다.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서도 이 후보의 입장은 ‘면세 한도를 올려야 한다’고 했다. 윤 후보의 경우는 이보다 파격적으로 ‘면세 한도를 5000만원까지 올리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정부의 미흡한 대응을 직격하기도 한 윤 후보는 코인 등 신개념 디지털 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디지털산업진흥청(가칭)’설립과 함께 ‘증권형 토큰 발행((Security Token Offering)’ 허용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ICO 허용에 대해서는 이 후보와 동일하지만 보다 안전한 IEO 방식을 언급하며 차별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각각 가상자산 관련 공약을 발표하며 2030 코인러에 초점을 둔 정책대결 행보를 이어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같은 날, 다른 장소에서 가상자산 관련 정책 공약을 발표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두 후보가 공히 강조하는 것은 ‘가상자산 법제화’다.

두 후보의 공약에서 두드러지는 점을 짚어보자면 이 후보의 경우는 가상자산 ‘ICO 허용’이 눈에 띈다. 윤 후보는 투자 수익을 ‘5000만원까지 비과세’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두 후보의 공약은 모두 가상자산 투자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2030 코인러’를 타깃으로 하고 있다.

李, 가상자산 외면, 구한말 쇄국정책과 비슷한 결과 초래할 수 있어

이 후보는 서울 강남구 업비트라운지에서 열린 ‘가상자산 거래소 현장 간담회’ 이후 관련 정책 공약을 발표하며 “가상자산 시장이란 것이 부정해서 없어지는 것이라면 부정·긍정할 수 있지만 전세계에 실제로 존재하는 시장인데 외면한다고 해서 없어지지 않고 기회만 잃게 된다”며 “자칫 서구 문물을 거부하던 구한말 쇄국정책과 비슷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법제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실제 존재하는 시장이자 많은 사람이 투자하고 있고, 이미 세계적으로 하나의 산업이 되고 있는 가상자산을 부정하고 규제 방침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민주당의 일원으로서 사과말씀을 드린다”며 현 정부와 차별화된 공약을 강조했다.

이날 이 후보의 발언에서 주목되는 것은 ‘대규모 부동산 개발 이익 가상자산화’였다. 본인에게 제기되고 있는 대장동 관련 의혹을 회피하지 않고 공약으로 대응한 셈이다.

이 후보는 “열고 "부동산 개발은 누군가는 자본을 투자하고 거기서 생긴 이익을 갖는 것인데 수익률이 너무 높아 부정 부패가 생긴다"며 "불로소득을 전국민이 환수하고 전국민이 공유하려면 대규모 개발에 참여할 기회를 전 국민에게 주고, 그것을 가상자산으로 만드는 방법이 가능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른바 국민주와 유사한 구조로 대규모 부동산 개발사업에 참여할 권리를 전 국민에게 주고, 그 권리 자체를 가상자산으로 쪼개 거래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이 후보의 주장에 따르면 이 경우 부동산 개발을 위한 자금조달도 할 수 있고 개발 이익이 개별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 후보의 주장은 앞서 지난해 11월 ‘청년, 가상자산을 말하다’ 행사에서 이 후보가 언급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개발이익 공유제도’와 유사하다.

두 후보가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가상자산의 법제화다. 그 외에 세부 공약에서는 각자의 차별성을 부각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후보가 중점을 둔 또 다른 공약은 가상자산 ‘ICO’ 허용이다. ICO(Initial Coin Offering)는 새로운 가상자산, 즉 암호화폐를 만들기 위해 공개적으로 개발 자금을 모집하고 그 대가로 코인을 나눠주는 행위로 ‘초기코인공개’ 또는 ‘초기코인제공’이라고도 한다. 주식시장에서 기업들이 투자금을 확보하는 방법 중 하나인 IPO(Initial Public Offering)의 가상자산 시장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ICO를 금지하는 상황이라 대부분 해외에서 발행된 가상자산이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실정이다. 가상자산 ICO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은 안전한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한편으로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적지 않다.

이에 이 후보는 “전문가들과 충분히 소통하고 협업해 투자자를 보호하고 시장 교란을 방지하기 위한 충분한 안전장치를 마련한 뒤 ICO 허용을 검토하겠다”고 설명했다.

가상자산 과세에 대해서도 이 후보의 입장은 유보적이다. 이 후보는 이날 “지난해 11월 11일 첫 번째 소확행 공약으로 ‘가상자산 과세 1년 유예’를 약속했고, 12월 2일 소득세법 개정안 통과를 이끌어 냈다”며 “현행 250만원으로 제한된 가상자산 투자수익 면세 한도를 올려야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주식 시장과 동일하게 5000만원까지 (면세 한도를) 올리는 것은 좀 더 고민해 보겠다”며 윤 후보와는 다른 입장을 내비쳤다.

尹, ‘선(先) 정비, 후(後) 과세’ ‘면세 한도는 5000만원까지’

윤 후보의 경우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체적으로 ‘가상자산 개미투자자 안심투자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가장 강조한 것은 ‘면세 한도를 5000만원까지 올리겠다’는 공약이다.

19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후보는 서울시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장에서 '가상자산 개미투자자 안심투자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사진=국민의힘)

이 후보가 주식시장과 동일한 수준인 ‘면세 한도 5000만원’에 대해서 유보적인 입장인 것과는 결이 다르다.

특히 윤 후보는 “정부가 시스템을 정비하지 않은 상태에서 현실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니, 제도나 여건을 다 만들어 놓고 소득 등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 때 세법의 일반 원칙도 적용할 수 있다”며 가상자산 거래 기반 구축 후 과세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윤 후보는 “많은 나라가 일찌감치 블록체인 기술과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정부의 규제와 오락가락 행정으로 가상자산 업계는 어려움을 호소하고 투자자들 역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정부의 미흡한 대응을 직격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강조한 ICO 허용에 대해서도 윤 후보는 동일한 입장을 밝혔다. 다만 윤 후보는 다단계 사기 등 투자자들의 피해 발생 우려를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안전장치가 마련된 ‘거래소발행((IEO·Initial Exchange Offering) 방식’ 도입 계획을 내세웠다.

IEO는 가상자산 거래소를 통해 가상자산의 초기 배포 및 판매가 이뤄지는 것으로 ‘초기거래소제공’ 또는 ‘초기거래소공개’라도도 한다. 즉 ICO 주체가 가상자산 거래소와 위탁 판매계약을 체결 후 거래소가 코인을 대신 판매해주는 방식으로 직접 투자 방식인 ICO와 차이가 있다.

이어 윤 후보는 코인 등 신개념 디지털 산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디지털산업진흥청(가칭)’설립과 함께 ‘증권형 토큰 발행((Security Token Offering)’ 허용을 검토하겠다는 발언도 했다. 이는 최근까지 금융당국이 대체불가토큰(NFT)에 대해 ‘가상자산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주목된다. 즉 윤 후보의 발언은 NFT까지 포괄적인 가상자산의 범주에 포함시키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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