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메타버스로 버전 업, 싸이월드가 돌아왔다

한때 전성기를 구가했던 국내 토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싸이월드’가 지난 2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3D 미니룸’을 공개하며 메타버스 베타서비스 시작을 예고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새롭게 도입된 ‘3D 미니룸’이다. 싸이월드 측이 공개한 영상에서는 과거 2D의 미니룸이 3D로 구현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3D로 변신한 싸이월드 미니룸. 싸이월드는 이달 베타서비스 시작을 앞두고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개발 영상을 공개했다. (사진=싸이월드 공식 유튜브 채널 메이킹 영상)

업계에서는 이 미니룸을 통해 싸이월드과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의 온라인 환경은 싸이월드가 처음 나왔을 당시와 많이 달라져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미 국내 메타버스 서비스는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제트의 ‘제페토’가 선점하고 있다.

2018년 출시 이후 2억명 이상의 글로벌 이용자를 사로잡은 제페토는 다양한 테마의 가상공간과 아바타 설정을 적용, 개인의 창작물을 올리고 돈도 버는 생태계 구축을 표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싸이월드는 “충분히 제페토와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돌아온 옛 친구, 과연 다시 친해질 수 있을까?
싸이월드의 가장 큰 무기는 과거 주 고객층이었던 밀레니얼 세대가 현재 가장 구매력이 높은 세대가 됐다는 점이다. (사진=싸이월드 공식 유튜브 채널 메이킹 영상)

페이스북과 유튜브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기 이전인 2000년 초반 대학시절을 보낸 1970~80년대 생들에게 당시 싸이월드는 PC를 기반으로 한 최고의 소통 수단이었다. 2007년 무렵에는 미국 CNN에서 한국의 앞서가는 IT문화 중 하나로 소개될 정도였다.

당시 사람들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온 미니홈피 플랫폼은 가상의 미니룸과 사용자를 투영한 아바타, ‘미니미’를 통해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초기 가상공간으로 많은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이후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달라진 모바일 환경에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며 서버 불안정과 개편된 서비스가 중심을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탈하는 사용자가 증가했다. 또한 모바일에 최적화된 트위터와 페이스북이 새로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로 주목받으며 경쟁력을 잃어갔다.

결국 지난 2020년 6월경에는 투자자를 찾지 못해 서비스가 종료된다는 이야기가 돌았지만 다시 올해 초, 스카이이앤엠 등 5개 기업이 컨소시엄을 꾸려 세운 ‘싸이월드제트’가 설립되며 기사회생으로 정상화 프로젝트가 가동됐다.

70억원 투입, XR(확장현실) 기술 보유 ‘에프엑스기어’와 협업

이번 공개된 영상에서 싸이월드는 과거와 달리 모바일에 완벽하게 적용된 새로운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싸이월드 공식 유튜브 채널 메이킹 영상)

이번 공개된 싸이월드 3D 미니룸 영상에서는 스마트폰으로 싸이월드를 이용하는 장면도 담겨 있다. 과거 사용자들의 이탈 요인이 됐던 모바일 환경 적응 실패를 완벽하게 만회하는 모습이다.

싸이월드 측은 “이번 개발 과정은 6개월 간 총 70억원가량이 투입됐다”며 “XR(확장현실), VR(가상현실) 기술을 보유한 ‘에프엑스기어’와 힘을 합해 차별화된 메타버스를 구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메타버스는 가상과 현실의 융합을 의미하는 것으로 아바타를 통해 현실에서 이뤄졌던 사회 활동, 문화 활동, 경제 활동 등을 가상공간에서도 가능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초기 버전의 메타버스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가장 경쟁력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은 앞서 언급한 ‘제페토’다. 제페토는 과거 싸이월드 시절 불가능했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글로벌 사용자를 대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싸이월드의 서비스 재개가 과연 경쟁력이 있을지 의아해 할 수도 있다.

업계에서는 “싸이월드가 타깃층을 차별화해 공략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보고 있다. 제페토는 글로벌 사용자가 2억명에 달한다고 하지만 가입자의 90%가 해외 이용자라는 점과 10대층이 80% 이상이라는 점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다.

만약 싸이월드의 이번 메타버스 서비스가 성공적으로 론칭한다면, 과거 주 이용층이었던 3040세대에게는 추억을 소환하며 다시 한 번 재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과거와 다른 점, 구매력을 확보한 밀레니얼 세대

싸이월드가 공략하는 주 사용층의 상당수가 과거 싸이월드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밀레니얼 세대다. 싸이월드 측은 과거 미니홈피에 데이터 등을 복구하는 한편 아이디 찾기 서비스를 실시해 옛 고객을 다시 끌어들이고 있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이들이 현재 가장 구매력이 높은 세대라는 점이다.  

싸이월드의 메타버스 버전은 이들 구매력이 있는 기존 회원들을 대상으로 과거 초기 코인으로 회자되고 있는 ‘도토리’가 최근 상황에 맞게 가상화폐로 개발되어 나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과거에 불가능했던 가상현실 속의 제품 구매 등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전 서비스 공개 이후 싸이월드와 협업하려는 기업 제안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시장의 기대감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지난 2일 유튜브에 공개된 ‘새롭게 시작되는 싸이월드의 3D 미니룸’ 메이킹 영상은 현재 조회수 4만 4000회를 넘어서며 관심을 끌고 있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저작권자 © Tech42 - Tech Journalism by AI 테크42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 기사

미국 대선 여파…사용자들 ‘X’ 손절하고 ‘블루스카이’에 몰린다

미국 대선 이후 소셜 플랫폼 사용자들이 X에서 대거 이탈하고 경쟁사인 블루스카이에 합류하고 있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일론 머스크의 행보와 인종차별 및 성차별 등 유해한 게시물을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을 목격한 사용자들이 X를 이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터뷰] 김충섭 퍼플아이오 CTO “마케터의 시간을 돌려주는 ‘AI 기반 온사이트 마케팅 SaaS 서비스’를 아세요?”

코드앤버터의 개발을 주도한 퍼플아이오의 김충섭 CTO는 지금은 개발자들이 일반적으로 쓰는 기술인 ‘도커’를 처음 한국에 소개한 사람이다. 개발 관련 블로그는 물론 팟캐스트, 유튜브 활동을 통해 기술로 세상의 문제 해결을 고민해 온 김 CTO는 코드앤버터를 ‘그로스 플랫폼’이라고 이야기한다. 고객들의 고충과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고객의 성장을 돕는 플랫폼이라는 의미다. 그리고 그 가치는 지속적인 고도화를 통해 코드앤버터의 영역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AI 딥페이크 포르노’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법

합의되지 않은 실제 이미지가 공유되는 ‘리벤지 포르노’ 문제가 AI 기술 확산과 함께 누구나 딥페이크 포르노 희생자가 될수 있는 공포로 떠올랐다. 실제 개인이 노골적인 이미지를 만들거나 또는 누군가에게 이를 보낸적이 없더라도 누구나 딥페이크 포르노의 괴롭힘 대상이 될수 있다.

당신의 인체디지털트윈으로 최적의 암치료법 쪽집게처럼

의사가 당신에게 암이 있고 즉시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상상해 보자. 의사는 최소한 두 가지 치료 방식을 제시하고 하나를 선택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