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는 어쩌다 계륵이 됐나

[AI 요약] 5G 품질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불만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5G 인프라 투자는 전보다 늦어지고, 4G 대비 속도는 다소 빨라졌지만 가성비가 좋지 않은 서비스 때문에 LTE로의 회귀 움직임까지 나옵니다. 5G의 장점은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입니다. 큰 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내려 받아 모바일 환경에서 서비스를 기대한 것인데, 기대만큼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손에 쥔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못하는 일이 없습니다. 업무, 금융, 엔터테인먼트, 생활편의 등 모든 산업별 서비스가 모바일 환경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모바일 환경이 진화되면서 더 빠르고, 연결 지연이 없는 통신 기술의 필요성이 높아졌습니다. 5G(5세대) 이동통신의 상용화는 이러한 진화된 모바일 서비스를 뒷받침해주는 필수 요건입니다. 그런데 5G 품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의욕만 앞섰던 것일까요. 세계 최초 상용화 타이틀은 목에 걸었지만 정작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져만 갑니다. 5G 인프라 투자는 기대했던 것 보다 늦어지고, 4G(LTE) 대비 속도는 다소 빨라졌지만 가성비가 좋지 않은 서비스 탓에 LTE로의 회귀 움직임까지 나타납니다.

미래 기술의 적용과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5G는 어쩌다가 이런 '계륵'이 됐을까요. 계륵이란 큰 쓸모나 이익은 없으나 버리기는 아까운 사물 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을 비유하는 말입니다.

일반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5G의 장점은 빠른 속도였습니다. 여기서 속도는 일반적으로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를 의미합니다. 큰 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내려 받아 모바일 환경에서 급한 업무 처리를 하거나, 영화 한편이나 실시간 고화질 영상도 빠르고 끊김 없이 볼 수 있는 서비스를 기대한 것이죠.

이러한 서비스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원활하게 이뤄지는 것도 아닌 것이 현실입니다. 올 상반기 측정한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690.47Mbps로, 4G(LTE) 보다 20배가 빠르다는 5G의 이론상 최대 속도 20Gbps와 비교 조차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는 LTE의 이론상 최대 속도인 1Gbps 보다도 느립니다.

'진짜 5G?' 28GHz 주파수 5G는 물 건너갔다...5G 단독모드 주목

일각에서는 5G 활용의 진면목은 일반 소비자 보다 기업이나 미래산업을 완성하는 기반 인프라 측면에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 팩토리나 자율주행차 등에 활용하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는 소위 '진짜 5G'라고 불리는 28GHz 주파수 기반의 5G가 필요합니다. 바로 이 28GHz 5G가 LTE 대비 20배 빠른 주파수로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이 가능합니다.

다만 28GHz 5G는 도전파 특성상 장애물을 피하거나 통과하는 성질이 약하고, 도달거리도 짧아, 일반 소비자들이 쓰는 3.5GHz 대역에 비해 커버리지가 10~15% 수준이 그칩니다. 이 때문에 전국망 서비스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통신사 역시 28GHz 주파수 할당 당시 약속했던 구축 계획을 지키지 못하고, 심지어 28GHz 주파수 이용권 또한 회계상 손상 처리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기대했던 진짜 5G는 기업간(B2B) 서비스에 일부 활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LTE 대비 20배까지는 아니더라도, 5G 서비스의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통신사도 해법을 찾고 있습니다. 계륵과도 같은 28GHz 5G 대신에 현재의 3.5GHz 대역에서 5G 단독모드(SA) 전환 같은 방법을 들여다 보고 있는 것이죠.

5G 단독모드는 28GHz와 달리 일반 소비자와 기업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더 나은' 5G 기술입니다. 현재의 5G 서비스는 '5G 비단독모드(NSA)'입니다. 말 그대로 5G 단독이 아닌 LTE와 혼재해 쓴다는 의미인데, 데이터 처리에는 5G를 쓰고, 통신을 제어하는 제어신호 처리에는 LTE를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이에 비해 5G 단독모드는 제어신호 처리 역시 5G가 처리하기 때문에 비단독 모드 대비 저지연 및 반응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현재 KT가 단독모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고,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시기상조라는 입장입니다. 5G 단독모드가 좋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이 역시 5G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져야 제 몫을 다하기 때문입니다.

LG유플러스의 5G 주파수 추가할당 요청...통신사간 다툼도

최근에는 5G를 두고 통신사 간에 다툼도 벌어지고 있죠. LG유플러스가 정부에 5G 주파수 20MHz 폭을 추가로 할당해달라고 요청서 경쟁사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입니다. 초기 5G 주파수 경매 당시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KT 보다 20MHz 적은 80MHz폭을 확보했는데, 이제 와서 정부가 할당을 한다면 특혜라는 입장입니다.

LG유플러스는 오는 10월 시작하는 농어촌 지역 5G 로밍을 앞두고 '5G 투자 촉진과 품질 개선을 위해서'라는 그럴싸한 이유를 들이댔습니다. 정부가 이를 허용한다면 특혜가 맞지만, 5G 투자 촉진과 전국망 확대라는 측면에서 보면 딱 잘라 거절하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과 KT는 "2018년 LG유플러스가 5G 주파수를 80MHz만 구매한 것은 스스로의 선택이다. 이제와 정부 계획에도 없는 추가할당을 요청하고, 이것이 받아들여 진다면 특혜다"라고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5G 서비스는 지난 2019년 4월 3일입니다. 벌써 2년이 훌쩍 넘었죠. LTE 상용화 때와 비교하면 품질 안정화 및 개선 측면에서 늦는 것이 사실입니다. 삐걱거리는 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현 시점에서는 5G 서비스는 미래로의 진화에 필요한 기반 요소입니다. 미래 기술이 열매라면, 5G 서비스는 이 열매를 피우게 하는 줄기와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영양분이 줄기를 통해 열매에 잘 전달되도록 그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다음달에 올해 상반기 5G 품질평가 발표를 앞두고 있습니다. LTE 때 까지는 매년 하반기에 한 차례 품질 평가를 했지만, 작년부터는 1년에 두 차례 품질평가 측정 후 이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통신사의 투자 장려를 위한 방법 중 하나인 것이죠. 통신사들도 이에 대한 대비를 잘하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계륵으로 전락해 버린 5G라지만, 통신사의 미래 생존 경쟁에서도 더 이상 투자를 늦거나 코로나19 탓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소비자의 평가는 늘 냉정합니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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