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5G 무선통신 기지국 에너지 신호를 이용해 소형 전자기기에 무선으로 전력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될 것 같다.
미국 조지아공대 마노스 텐제리스 교수팀이 5G 통신 기지국 밀리미터파 전자기파를 이용하는 무선전력 에너지 수집 기기를 개발해 실용화 가능성 시험에 성공했다.
파퓰러미캐닉스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텐제리스 교수팀이 180m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의 에너지 수집 안테나 기술을 개발해 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술 덕분에 소형 전자 기기 사용자들은 배터리를 충전하는 대신 5G기지국 에너지를 수신해 기기를 충전하는 날을 맞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5G기지국 기반 무선전력을 공급받을 가능성이 높은 전자기기로는 최근 등장한 분실 방지용 위치 추적기(갤럭시 스마트태그, 에어태그)에서부터 가스 누출 감지 센서 같은 소형 사물인터넷(IoT) 기기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연구팀은 드론이나 모바일기기도 언급한다. 이런 소형 기기들을 우리 주위에 있는 5G 기지국 전원으로 충전할 수 있다면 엄청나게 편리할 것이다. 배터리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핵심은 미국 조지아공대 연구팀이 개발한 모든 방향에서 전자기 에너지를 모으는 스티커 형태의 로트맨 렌즈(Rotman lens) ‘렉테나(Rectenna)’다. 이는 5G 기지국이 일상적으로 방출하는 전자기 에너지를 모으는 작은 장치다.
기기 개발을 주도한 마노스 텐제리스 미국 조지아 공대 플렉서블 전자공학 교수는 “교묘한 엔지니어링을 통해 5G의 에너지 파동을 무선 전력의 한 형태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학의 아테나(ATENA) 연구 그룹을 이끌며 이 기기를 고안했다.
텐제리스 교수는 “첨단 기술 스티커인 이 작은 기기는 무선 전원 그리드를 사용해 추적기 같은 소형 전자기기는 물론 훨씬 더 많은 기기를 충전할 수 있다. 이동통신 업체들은 5G기지국을 통해 배달용 드론에서부터 스마트 창고의 팔레트 추적용 태그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소형 전자기기에 전력공급을 하기 위한 에너지를 쏘아 보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IoT, 스마트 시티, 또는 디지털 트윈과 같은 모든 야심찬 프로젝트를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모든 곳에 무선 센서가 있어야 한다. 여기엔 배터리가 필요하다”며 이 무선전력 공급망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5G는 어떻게 전력을 만들까?
5G전파는 기본적으로 에너지인데 전자기(electromagnetic) 에너지라고 할 수 있다. 5G는 3G 또는 4G같은 이미 익숙한 다른 통신 표준보다 더 높은 주파수로 작동한다. 이 네트워크는 약 1GHz~6GHz 주파수 대역에서 작동하며, 전문가들은 5G가 24GHz~90GHz 대역에 더 가깝다고 말한다.
5G 전파는 고주파수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더 강력하면서도 길이가 짧다. 이같은 파장 특성 때문에 5G 기지국 구축을 위해 더많은 새로운 인프라(전봇대에 설치된 소형 5G 셀과 같은)가 필요하다. 더 짧은 파장은 나무나 고층 건물, 심지어 빗방울이나 눈송이 같은 물체를 통해서 더 많은 간섭현상을 보인다. 따라서 이통사들은 이전 3G,4G때보다 더 많은 기지국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5G인프라가 이처럼 무선전력 공급 기능까지 하게 된다면 더많이 설치되는 5G 기지국들이 낭비만은 아닐 수도 있게 된다.
아테나 그룹의 선임 연구소 고문을 맡고 있는 조지아 테크 출신 지미 헤스터 박사는 “3G나 4G와 같은 이전 표준들은 막대한 양의 미개발 에너지를 무차별적으로 사방으로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5G 기지국은 훨씬 더 효율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5G 기지국은 높은 주파수로 작동하기 때문에 전력을 더 잘 집중시킬 수 있다.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는 낭비가 적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가 말하는 것은 빔을 기기 쪽으로 집중시켜 기기를 켜고 전원을 공급함으로써 기기들에 의도적으로 에너지를 주입하는 것에 더 가깝다”고 설명했다.
타란튤라 거미처럼 6가지 다른 방향으로 전송하다
조지아공대 연구팀은 5G기지국이 빔 에너지를 제한적인 한 방향으로만 전송하는 단점을 해소했다. (연구원들은 이 제한적 시야로 전송되는 빔을 ‘연필 빔(pencil beam)’이라고 부른다.)
연구팀은 여기저기 흩어진 5G기지국에서 혁신적 에너지 수집 장치를 만들기 위해 로트만 렌즈를 사용했다. 이 렌즈는 안테나를 실제로 이동하지 않고도 모든 방향의 목표물을 식별하는 군사용 레이더 감시 시스템 같은 곳에 사용되고 있다.
아테나 연구소 선임 연구원인 앨라인 이드 박사는 “카메라의 렌즈가 모든 방향에서 오는 [빛] 파동을 모아 한 지점에 결합시켜 이미지를 만드는 것 같은 방식으로…이 렌즈도 그렇게 작동한다”고 말한다. 또 “우리 시스템은 타란튤라 거미처럼 6개의 다른 방향을 향한다”고 설명했다.
로트맨 렌즈를 사용하면 에너지 수집 ‘스티커’ 기기의 시야가 20도(연필 빔)에서 120도로 확대된다. 28GHz 대역에서 밀리미터파 에너지를 쉽게 수집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움직이는 드론에 스티커 기기를 붙이면 도시 곳곳에 있는 5G 기지국에서 에너지를 모을 수 있다고 한다.
텐제리스 교수는 “우리는 에너지 수집 기기의 방향에 구애받지 않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새 연구 논문에서 이 렌즈는 안경이나 망원경에서 보던 모범적인 렌즈가 아니라 뒷면이 금속인 유연한 렌즈라고 설명했다.
5G기지국 전력 전송기술의 현재 능력은?
이통통신 회사들은 도시 주변에 있는 직사각형 스티커 ‘렉테나’를 통합해 이미 구축해 놓은 5G통신망을 증강시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일종의 신세대 휴대폰 요금제가 만들어질 수 있다. 가능성은 실로 무궁무진하다.
다만 현재 조지아공대가 개발한 렉테나 스티커는 대용량 전력을 모으지는 못하는 수준이어서 성능 향상이 필요해 보인다. 180m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IoT 기기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인 6마이크로와트(μW)의 전력만을 모을 수 있다. 그러나 실험실 테스트 결과 이 기기는 개발 중인 유사한 장치보다 여전히 약 21배나 더 많은 에너지를 모을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한다.
렉테나는 인쇄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실용적 접근성도 뛰어나다. 텐제리스 교수는 적층 제조 방식으로 이 기기를 생산하는 데 개당 몇 센트(몇십원) 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는 이 렉테나 스티커를 웨어러블에 끼워 넣거나 심지어 옷에 꿰매어 사용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텐제리스 교수는 “확장성은 매우 중요했다. 수십 억 개의 기기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실험실에서 훌륭한 시제품을 제작할 수는 있지만, 누군가가 '모두 사용할 수 있습니까?'라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며 상용 가능성에 대해 말했다.
그는 “2000년대 초에 기업들은 음성에서 데이터로 이동했다. 이제 이 기술을 사용하면 데이터·통신에 전력을 추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와 동료들은 기술투자자를 찾고 있으며 이동통신회사들을 찾아 함께 일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술이 더 향상되면 향후 5G 기지국 신호가 우리의 휴대폰에 하루 종일 작동할 수 있도록 해줄 전력과 통신신호를 제공하는 연결성을 함께 제공하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