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요약] 이통 3사의 3분기 영업이익이 올해 1, 2분기에 이어 연속 1조원을 넘겼다. 이러한 호실적의 배경에는 꾸준한 5G 가입자 증가가 있다. 참여연대는 “이통 3사가 점유율 90%에 달하는 시장지배적 지위를 통대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하며 최신 고사양 단말기를 5G 전용으로만 출시해 요금제 가입을 강제해 왔다”고 지적한 바 있다. 최근 이통 3사는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해 저마다 신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올해가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통 3사가 약속한 5G 기지국수 구축율은 0%대에 불과하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의 3분기 영업이익이 올해 1, 2분기에 이어 연속 1조원을 넘겼다.
업계는 시장 안정화로 인한 비용 절감과 비대면 문화 확산과 맞물린 신사업 성과의 결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호실적의 배경에는 또 다른 요인이 있다. 통신사들이 굳이 강조하지 않으려는 것, 바로 꾸준한 5G 가입자 증가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2000억원대에서 4000억원대에 이른다. 이통 3사를 합치면 1조 591억원이다.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KT의 영업이익은 4000억원이다. 그 뒤를 KT가 3824억원, 유플러스가 2767억원으로 뒤 따르고 있다.
이를 견인한 것은 5G가입자의 증가다. KT의 5G 가입자는 3분기 말 기준 561만명으로 알려졌다. 전체 가입자의 40% 가까운 수준으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도 전년 동기보다 2.7% 증가한 3만 2476원을 기록했다고 한다.
LG유플러스의 경우 같은 기간 5G 가입자는 410만 8000명으로 전년 동기보다 90% 가까이 증가했다.
SKT의 경우 3분기 5G 누적 가입자 865만명을 기록, 영업 이익 4000억원 중 MNO(이동통신) 분야에서 31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3966억원 중 이동통신이 3284억원을 차지하며 21.7%의 증가세를 보인 것에 이어 3분기 21.9% 증가한 수치다. 역시 5G 가입자 증가 덕분이었다.
이렇듯 5G 이통 3사 별 5G 가입자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만만치 않은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을 법하지만, 여기서 반전이 생긴다. 3분기 이통 3사의 마케팅 비용은 564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 줄었다.
그렇다면 이통 3사는 어떻게 5G 가입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할 수 있었을까? 게다가 이미 수없이 제기된 바와 같이 5G 서비스의 통신 품질은 말도 많고 탈도 많다.
방법은 이용자가 어쩔 수 없이 5G를 선택하게 하는 판매 방식이다. 올해 초 참여연대는 SKT,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를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바 있다.
당시 참여연대는 “이통 3사가 점유율 90%에 달하는 시장지배적 지위를 통대로 5G 서비스를 상용화하며 최신 고사양 단말기를 5G 전용으로만 출시해 요금제 가입을 강제해 왔다”고 지적했다.
실제 그 무렵 이통 3사는 자급제로 구입한 고사양 5G폰의 경우 LTE요금제 가입을 받았지만, 대리점 등 이통사 유통망에서 5G를 구매하는 소비자를 대상으로는 일괄 5G 요금제 가입을 강제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참여연대의 지적에 따르면 5G폰으로 LTE요금제에 가입하는 것은 자금제폰의 사례와 같이 기술적 제한이 없음에도, 이통 3사가 의도적으로 LTE요금제보다 비싼 5G요금제 가입을 강제해 소비자 선택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행태는 여전히 LTE요금제와 5G 요금제 사이에 여러 불공정하고 차별적인 조건을 달며 우회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렇다면 기존 LTE요금제와 5G요금제는 무엇이 틀리기에 통신요금이 차이 날까? 이통사는 속도를 얘기하고 있지만 사실상 5G 요금제를 쓰는 사람도 ‘엄청나게 빨라진 속도’는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년 국감에서는 이통사의 통신비 과다 책정 문제가 단골처럼 거론 되지만 별다른 변화가 엿보이진 않는다.
최근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제출 받아 발표한 ‘선진국 기준 통신사업자의 4G/5G 요금제 현황’에 따르면 미국, 영국, 독일, 캐나다 등의 통신사는 LTE와 5G를 구분하지 않고 용량별 요금제를 채택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미국 통신사의 경우는 5G 서비스 초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프리미엄 서비스’로 홍보, 기존 LTE요금제에서 10달러를 추가한 5G 요금제를 적용했지만 최근에는 폐지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프랑스, 스웨덴, 호주 등은 저가 요금제 구간에서는 LTE를 가입 받고 이외 모든 요금제에서는 LTE와 5G의 구분이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왜 이렇게 4G와 5G 요금이 차이나는 걸까? 이통 3사의 요금제를 보면 5G 최저 요금은 대략 4만 5000원이다. 4G 최저요금이 3만 3000원이니 대략 1만 2000원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더구나 이통 3사가 눈치를 보며 어쩔 수 없이 운영하고 있는 LTE요금제를 굳이 찾아 가입하려고 해도 ‘공시지원금 지원 불가’ ‘선택약정 가입 불가’ ‘가족결합 불가’ 등의 단서가 붙으며 사실상 5G가입을 유도하는 상황이다.
이에 전혜숙 의원은 “실효성 없는 요금제를 출시하는 것보다 국민들이 원하는 LTE/5G 구분을 없애야 한다”며 “대부분의 선진국이 요금제 구분을 하지 않는데,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 했다는 우리나라 통신 요금도 선도적인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그동안 5G 요금제가 기존 LTE 요금제에 비해 비쌀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기지국 구축’ 등 인프라 투자 비용 등을 언급한 바 있다.
과학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우리나라 5G 가입자 수는 총 1780만명으로 올해 내 2000만명 돌파가 예견되고 있다. 5G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는 우리나라지만 여전히 서비스 품질에 대한 불만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실질적으로 그 품질은 어떨까? 지난 국정감사에서 밝혀진 사실은 놀라울 정도다. 정상적인 5G 서비스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28GHz 주파수의 기지국 구축이 필수지만, 5G 상용화 발표 3년째 접어드는 올해까지 약속된 4만 5000개의 기지국 중 이통 3사가 구축한 기지국 수는 161(올해 8월 기준)개에 불과하다. 28GHz는 정부와 이통 3사가 5G 상용화를 시작하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LTE보다 20배 빠른’ 주파수 대역이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5G 체감 속도가 ‘LTE의 20배 수준’이 아닌 이유다.
즉 이제까지 상황을 놓고 봤을 때, 이통 3사는 그간 소비자를 상대로 5G 요금제를 강권해 오면서도 실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구축은 나 몰라라 하고 있었던 셈이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 된다고 해도 제대로 된 5G 인프라 구축이 요원하다는 것이다. 통신업계에서 도는 이야기로는 “28GHz 대역 주파수는 장애물이 있을 경우 송신이 원활하지 않아 건물, 시설 등이 많은 도심에 기지국을 설치하기는 적합하지 않다”고 한다. 즉 속도는 빠르지만 파장의 도달 법위가 짧고 장애물을 극복하기 어려운 결정적인 ‘결함’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통 3사는 5G의 빠른 속도를 내세우며 공격적인 요금제 판매로 가입자를 끌어 모았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LTE보다 값비싼 요금제를 받으며 이들 이통 3사의 영업이익은 지속적으로 고공행진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이통 3사에 기지국 구축을 독려하는 등 연말까지 지켜본 뒤 내년 4월 실적을 제출 받아 결과에 따라 필요한 제재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그리 긴장하지 않은 듯한 분위기다. 오히려 정부가 ‘주파수 할당 취소’와 같은 강력한 제재를 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실제 현 상황은 ‘5G 세계최초 상용화’에 집착한 정부의 책임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이통 3사는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해 저마다 신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T의 경우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뉴ICT’ 분야에 집중, 최근 인적분할을 통해 존속회사 SK텔레콤과 신설회사 SK스퀘어로 분할했다. 신성장동력으로 삼았던 커머스, 보안 등이 SK스퀘어 몫이 되며 SKT는 새롭게 구독상품과 메타버스, AI, 클라우드 등에 집중하고 있다.
KT 역시 AI, 데이터센터 등의 B2B 사업을 비롯한 미디어, 콘텐츠 등 B2C 사업 등 비통신 분야에 집중 투자해 3분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알뜰폰, 초고석 인터넷 기업 인프라 사업, IPTV 등에서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통신 분야에 집중해 온 유플러스 역시 오는 2025년까지 비통신분야 매출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가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통 3사가 약속한 5G 기지국 수 구축율은 0%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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