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원 대로 성장하는 해외직구 시장, 가격과 빠른배송이 승패 가른다

[AI 요약] SK텔레콤(이하 SKT)이 자회사 11번가와 연계한 T우주 구독 서비스를 출시한 지 한달여가 지났다. 서비스 출시 일주일 만에 구독자 15만명을 넘어서는 등 반응은 일단 성공적이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지만 구독 서비스의 특성 상 할인 프로모션이 종료된 이후 고객들이 얼마나 서비스 이용을 유지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법 상 전자상거래로 유통할 수 없는 제품들이 11번가의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며 파장을 낳고 있다. 그간 해외직구 서비스를 선점해 왔던 쿠팡과 이베이코리아 등 경쟁 플랫폼도 손 놓고 있지만은 않는 모양새다.


6조원 대로 커지고 있는 해외직구 시장에서 최근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론칭한 11번가를 비롯, 이베이코리아의 G9, 쿠팡 등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SK텔레콤(이하 SKT)이 자회사 11번가와 연계한 T우주 구독 서비스를 출시한 지 한달여가 지났다. T우주 서비스의 핵심은 11번가의 아마존 해외 직구 무료배송이다. 서비스 출시 일주일 만에 구독자 15만명을 넘어서는 등 반응은 일단 성공적이다.

지난 8월 31일 출시된 T우주 서비스는 오는 11월까지 가입자에게 첫 달 구독료를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월4900원인 ‘우주패스 미니’를 100원, 월 9900원인 ‘우주패스 올’은 1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지만 구독 서비스의 특성 상 할인 프로모션이 종료된 이후 고객들이 얼마나 서비스 이용을 유지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지난달 30일 이후 첫 달 가입기간이 만료되며 일정 비율로 구독을 종료하는 고객이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할인이 종료된 이후에도 고객들에게 서비스 효용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구독을 이어가게 하는 방법이다.

문제는 T우주 서비스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아마존 해외 직구 서비스에서 최근 온라인 유통이 제한된 불법 제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는 것이다.

더불어 쿠팡, G9 등 경쟁 업체의 해외직구 서비스 강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해외 직구 진입 장벽 획기적으로 낮춰 고객 유치 성공

11번가는 모기업인 SKT의 T우주 구독 서비스와 연계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론칭으로 주목받고 있다.

8월 말부터 시작된 11번가의 해외 직구 서비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모기업인 SKT 구독 서비스와 연계돼 2030세대 가입자가 52%를 넘으며 주목받았다. 11번가가 지난달 6일 진행한 ‘아마존 글로벌스토어 론칭 기념’ 특집 라이브 방송 누적 시청자수가 70만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그 관심을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소위 ‘아마존 효과’로 인해 서비스 론칭 이후 11번가의 해외 직구 카테고리 거래액 역시 전년 동기 3.5배 이상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가 11번가와 손잡고 2019년에 출시한 상업자표시 신용카드인 ‘11번가 신한카드’ 발급량 역시 9월 한 달간 신규 발급 2만매를 기록하며 역주행 중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신한카드 측 역시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의 11번가 입점과 더불어 SKT의 새로운 유료 멤버십 출시”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T우주 서비스는 우주패스 미니(mini)와 우주패스 올(all)로 나뉜다. 우주패스 미니는 아마존 해외 배송 무제한 무료, 5000원 할인 쿠폰 2매, 11번가 SK Pay point 3000포인트의 기본 혜택에 더해 구글 원(Google one) 멤버십 100GB, 웨이브 라이트 서비스 중 1가지를 택할 수 있다.

우주패스 올은 아마존 해외 배송 무제한 무료, 5000원 할인 쿠폰 2매, SK Pay point 3000포인트 외에 구글 원 100GB 멤버십 12개월 무료가 기본 혜택으로 추가되고 이마트, 스타벅스, 웨이브, 배달의 민족 등과 연계된 추가혜택 1종을 선택할 수 있다.

고객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것은 역시 아마존 해외 배송 무제한 무료 서비스다. 그간 국내 ‘해외직구족’을 중심으로 직접 해외 직구를 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지만, 결제 단계에서 통관대행료, 환율 적용 등이 쉽지 않았다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하지만 11번가에 아마존이 입점하고 T우주 서비스와 연계해 무료 배송까지 가능해지며 이러한 문제들은 한번에 해결됐다. T우주 구독자들은 모든 금액이 다 포함된 최종 가격을 한화로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서비스 과정도 한국어로 제공된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아마존 타임딜, 핫딜 등 특가 상품 및 아마존 베스트 리뷰 상품, 카테고리 별 인기 상품 등의 정보도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으며 한국 사람들이 선호하는 상품 16만개 이상을 선별한 ‘특별 셀렉션’도 마련돼 있다.

즉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론칭하며 그간 해외직구에서 지적된 불편함을 모두 해결한 셈이다. 특히 우주패스는 SKT가입자 뿐 아니라 KT, LGU+ 등 타사 이용자도 가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출시 한달 여, 불법 제품 유통 등 부작용 드러나

SKT T우주 구독서비스와 연계한 11번가의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일단 성공적으로 론칭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1번가는 지난 한 달 간 우주패스 누적 가입자나 향후 유지율에 대해서 당분간 비공개 방침을 밝혔다.

구독 서비스의 핵심은 기존 가입자의 이탈을 방지하며 신규 가입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러한 점에서 고객 가입률과 유지율을 비공개 한 것은 자칫 이탈 고객 수치를 공개할 경우 시장에 의도치 않은 신호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11번가는 지난 1일 관세청과 업무 협약을 통해 해외직구 무품의 주문·결제·물류 정보 등의 거래 데이터를 관세청과 공유해 통관 시 사전 검증에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불법이나 위해 우려 상품에 대해서도 사전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세관 검사를 최소화하고 안전하고 신송한 배송환경 구축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11번가의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 대응해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쿠팡은 직매입 방식을 통해 배송기간 단축을 추진했으며 미국 외에 중국, 홍콩 상품으로 제품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다만 불법제품 문제는 11번가 뿐 아니라 쿠팡을 비롯한 다른 해외직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이트 역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법 상 전자상거래로 유통할 수 없는 제품들이 11번가의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이 보도되며 파장을 낳고 있다.

문제가 된 제품은 우리나라 의료기기법상 허가가 된 업체에서만 판매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도수가 있는 안경, 혈액 채취 통, 당뇨 환자용 채혈 주사바늘 등이다. 안전인증을 받지 않아 국내에서 팔 수 없는 장난감 등의 물품도 다수 확인됐다.

11번가 측은 유통 불가 상품에 대해 사전에 아마존 측에 리스트를 전달하고 상품 등록을 차단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해 판매 불가 상품 발견 즉시 판매 금지 처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감시 해야 하는 공정거래위원회 등은 개별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제품들을 일일이 사전 감독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문제는 자칫 불법으로 규정된 제품을 소비자가 모르고 구입해도 그 책임이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관리 감독 강화의 필요성이 지적되고 있다.

6조원 직구 시장, 치열한 경쟁 예고

최근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해외직구 거래액은 2018년 2조 9717억원에서 지난해 4조 1094억원으로 2배 가까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에는 6조원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렇듯 해외직구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11번가의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론칭은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신세계는 최근 인수한 이베이코리아의 G9를 해외직구 특화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불법 제품이 제대로 여과 되지 않은 등의 문제가 지적되고 있지만, 해외직구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배송비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하며 향후 전망은 나쁘지 않다.

다만 그간 해외직구 서비스를 선점해 왔던 쿠팡과 이베이코리아 등 경쟁 플랫폼도 손 놓고 있지만은 않는 모양새다.

쿠팡의 경우는 직매입 방식을 토입해 통상 2주가 소요되던 배송기간을 줄이는데 초첨을 맞추고 있다. 쿠팡 로켓직구로 구매 시 고객이 물건을 받을 수 있는 기간은 평균 3~4일에 불과하다. 취급 품목 역시 미국 상품 외에 중국 상품과 홍콩 상품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역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계기로 G9를 해외직구 특화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최근에는 가성비가 높은 중국 직구 상품 전문관을 선보이는가 하면 11번가 우주패스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전 상품 무료배송을 내걸었다.

이렇듯 이커머스 업계에 해외직구를 둘러싼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 질 전망이다. 승패를 가르는 것은 빠른 배송과 가격 경쟁력이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경쟁은 그리 나쁜 소식이 아니다.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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