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 바라봐야 하는데…4G로 돌아가는 이용자에 5G 주춤

지난 5월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의 증가세가 주춤했다. 상용화 2년이 지난 시점이다. 그동안 5G 품질 문제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었다.

5G 가입자 증가세가 꺽인 이유는 결국 '비싼 가격에 걸맞지 않은 품질'이었다. 지난 4월 5G 가입자들은 2년의 약정 기간을 다 채웠다. 광고만큼 빠르지도 않은 5G 서비스에 비싼 돈을 주고 '호갱'이 되기 싫었기에, 약정이 끝나자 마자 4G(LTE) 요금제로 회귀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일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을 공개했다. 지난 5월 말 현재 5G 가입자는 1584만1478명으로 전월(1514만7284만명)에 비해 69만4194명(4.6%) 증가했다.

지난해 말 5G 서비스 품질이 기대 이하라는 정부의 공식 발표 이후, 5G 가입자들이 집단소송을 거는 등 통신사에 강한 불만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5G 인프라에 대한 투자 지연부터, 실제 서비스 품질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소비자의 선택권도 제한돼 극히 일부의 스마트폰 외에는 신규 가입자는 대부분 비싼 5G 요금제 가입해야만 했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서, 올해 1월부터 5G 가입자 증가폭은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1월 102만명, 2월 79만명, 3월 81만명, 4월 67만명으로 감소세가 가파르다.

특히 지난 5월 LTE 가입자 수는 5116만9843명으로 전월(5092만392명)보다 24만9451명이 늘었다. 상용화가 2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과거의 서비스로 갈아탄 것이다. 월별 LTE 가입자 수가 증가한 것은 지난 2019년 12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이에 대해 정부와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 4월을 기점으로 5G 가입자들의 2년 약정 기간이 만료되면서, LTE로 돌아가는 LTE 리턴족이 나타나면서 발생하는 일"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한 통신사 관계자는 "5G 고객들이 생각보다 낮은 서비스 품질 탓에 LTE 서비스로 돌아가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5G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만큼 차츰 5G 서비스 품질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면서, "5G 신규 단말기가 부족한 것 또한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LTE뿐 아니라 저렴한 '5G 알뜰폰'으로도 눈 돌려

이동통신 사업자별로 5G 가입자를 보면 1위는 SK텔레콤으로 739만2835명(46.7%), 2위 KT 480만9175명(30.4%), 3위 LG유플러스 360만2519명(22.7%) 순이다.

알뜰폰(MVNO)의 경우 3만6949명으로 0.2%의 점유율을 보였다. 아직 비중은 작지만 알뜰폰의 5G 증가세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5월 말 기준 알뜰폰 5G 요금제 가입자 수는 3만6949명이다. 한달 전인 4월 7676명이었던 것에 비해 4.8배 뛰었다.

이는 기존 이통사의 5G 서비스와 요금제에 불만이 많았던 이용자가 LTE 내지는 알뜰폰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알뜰폰 업계는 지난 4월 이후 5G 중저가 요금제를 연달아 내놓고 있다. 정부가 5G 알뜰폰 활성화 대책으로 망 도매대가 요율 인하 및 알뜰폰 자체적인 5G 중저가 요금제 설계를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는 지난 5월 말 기준 7145만3190명이다. 이중 5G 가입자는 22.2%다. 5G 가입자가 늘고 이동통신망 고도화를 위해서는 5G 품질 향상과 단말기 수급, 그리고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요금제 다변화 등 선순환 고리가 형성되는 것이 필요하다.

김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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