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컨슈머의 별점테러·악성리뷰 막는다…정보통신망법 개정 추진

최근 음식점 주인이 악질적인 별점 테러로 인해 사망에 이르는 등 악성 리뷰로 인해 온라인 플랫폼 이용 자영업자의 피해가 늘면서, 정부가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악성리뷰와 별점테러로부터 온라인 플랫폼 이용 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추진한다. 온라인 플랫폼 이용 사업자란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앱 '배달의민족'에 입점한 음식점같은 사업자를 의미한다.

방통위는 11일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온라인 플랫폼 이용 사업자 등을 보호하기 위한 5가지 정책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배달앱‧ 숙박앱 등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리뷰‧별점 등 이용자의 후기나 추천 등이 광고·홍보·마케팅의 주요 수단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한 음식점이나 여행 사업자에게 악의적인 리뷰·별점을 부여하면서 환불, 물질적 대가 등 무리한 요구를 주장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의 대부분이 리뷰‧별점 등에 대한 체계적 대응이 어려운 영세 중소사업자로 악성리뷰 또는 별점테러로 인한 피해를 겪고 있다. 최근에는 A사 배달 플랫폼을 통해 음식을 주문한 소비자가 이용일 다음날 식당주인에게 과도하게 환불을 요청하며 별점 1점과 혹평을 남겼고 배달 플랫폼도 식당주인에게 일방적 환불과 사과를 요구하던 중 식당주인이 뇌출혈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방통위는 온라인 플랫폼 이용 사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방통위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마련한다. 개정안은 일정 규모 이상의 대규모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대상이다.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정보가 과장‧기만성이 명백하고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발생이 예상되는 등 일정요건을 갖춘 경우 해당 정보의 유통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내용이 개정안의 골자다. 방통위는 필요한 조치의 세부 내용 및 절차 등에 대해서는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구체화할 계획이다. 개정안 마련 목표 시점과 방통위가 직접 정부 입법으로 할지 국회의원을 통해 발의할지 등 방법은 미정이다.

방통위는 이미 발의된 법안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전혜숙 의원은 지난해 12월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플랫폼 이용자 보호법)을 발의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정부가 플랫폼 사업자와 이용사업자의 거래와 관련된 구체적 권리와 의무사항을 명시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플랫폼사업자·이용사업자·최종 소비자 간 분쟁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해결되도록 플랫폼분쟁조정위원회도 마련된다. 또 플랫폼 사업자가 이용사업자에 불합리하거나 차별적인 조건 또는 제한을 부당하게 부과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방통위는 플랫폼 서비스 리뷰·별점제도 개선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별점제도를 운영하는 플랫폼이 입점한 사업자나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별점·리뷰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이 가이드라인의 방점이 될 것"이라며 "악성 리뷰에 대해 플랫폼이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대략의 기준은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통위는 장기적으로는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규정 정비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앞서 국민 이용도가 높아진 △쿠팡 △네이버쇼핑 △배달의 민족 △넷플릭스 △아프리카TV △웨이브 등 9개의 부가통신사업자를 2021년 신규 평가대상으로 확대한 바 있다. 방통위는 평가지표와 매뉴얼을 리뷰·별점 제도가 이용자 권익증진에 기여하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또 방통위는 플랫폼 서비스의 피해구제를 위해 여러 분야의 제도와 정책이 필요한 만큼 행정·사법·민간의 영역을 아우르는 상담·자문 지원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일상의 많은 부분이 플랫폼 안에서 이뤄지고 있어 관련 피해도 급증하고 있다"며 "방통위는 현행 법제 내에서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활용하여 즉각적인 이용자 피해구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광우 기자

kimnob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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