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앱결제 강제 못한다' 구글 갑질방지법, 국회 통과 근접…앱 동등접근권은 보류

구글, 애플 등 앱마켓을 운영하는 해외 IT기업의 인앱결제 강제화와 같은 '갑질'으 원천봉쇄가 현실화되고 있다.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것을 골자로 한 '구글 갑질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이 20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안건위원회 3차 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따라 구글 갑질방지법은 이날 오후 열리는 과방위 전체회의에 상정된다. 전체회의가 통과되면,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과방위 전체회의를 하루 앞둔 19일, 구글은 자사 앱마켓인 구글플레이 인앱결제 강제 조치를 6개월 유예한다고 공지했다. 예상치 못하게 급히 공지한 구글의 정책 유예에 따라, 일각에서는 국회 통과를 우려하기도 했다. 해당 법안에 대해 미국 정부가 통상마찰을 이유로 반대해 왔다. 이날 안건조정위 회의에는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TBS 교통방송 감사 청구 보이콧으로 불참했고, 여당 단독 처리로 통과됐다.

안건위를 통과한 법안의 핵심 내용은 '특정 결제 방식 강제 금지'다. 그동안 구글과 애플이 자행해 왔던 자사 마켓 인앱결제를 더 이상 앱 개발사에게 강제할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앱마켓 운영사의 갑질을 원천봉쇄하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 '앱 심사 지연이나 앱 삭제, 앱 마켓 이용 제한 등 행위 금지'와 '앱 마켓 이용자 권익 보호', '앱 마켓 사업자 기술적 조치 의무' 등이 포함돼 있다.

해당 법안이 안건위를 통과함에 따라, 전체회의 통과도 무난하다. 과반수 이상 찬성이면 법제사법위원회 상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향후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회 본회의 통과 여부는 좀더 지켜봐야 하지만, 미국에서 조차 구글 등에 대한 반독점 소송이 이어지고 있어 통상마찰을 근거로 삼기에는 미국 정부도 부담이 있다. 19일 구글의 6개월 긴급 유예 방침 또한 미국내 소송 등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과방위 본회의에서 의결이 되고, 이변이 없다면 올 10월 전에는 해당 법안(구글 갑질방지법)이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관련 업계에서는 안건위 법안 통과를 반기면서도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국내 앱 개발사와 인터넷 기업들 입장에서는 국회가 전향적으로 법안을 통과시킨 것을 환영한다"면서, "국회 본회의와 시행령 처리 등 과제가 많다. 대외적으로는 통상마찰 문제, 내부적으로는 공정거래위원회와의 중복 규제 문제 등이 잘 처리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콘텐츠 동등접근권은 보류..."모든 앱마켓에 공동 등록할 필요는 없다"

구글 인앱결제 강제 금지와 함께 핵심조항으로 이슈화됐던 '콘텐츠 동등접근권'은 이번 개정안에서 보류 처리됐다.

이는 '과기정통부장관에게 콘텐츠 동등접근(공동접근) 권고 및 보고 권한 부여' 부분으로, 구글과 애플 앱마켓 뿐 아니라 여타 중소 앱마켓에도 앱 등록과 서비스를 권고한다는 내용이다. 해당 사항이 보류된 이유는 IPO를 앞둔 특정 기업에 특혜가 될 수 있고, 앱 개발사들이 모든 앱마켓에 등록 및 개발해햐 한다는 현실적 부담 등이 고려됐다.

동등접근권이 보장돼야 구글의 앱마켓 독점적 지위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보류된 것이다. 그러나 '특정 결제수단을 강제하는 행위'에 대한 금지 항목은 통과돼, 업계의 자율성이 보장된 것이 주요 성과다.

동등접근권 보장을 강하게 주장해 왔던 한준호 의원은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동등접근권이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매출액 300억원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강제가 아닌 권고 사항으로 넣으면 되는데 이해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의원은 안건조정위 및 정부안을 따르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정필모 의원은 동등접근권은 양면성이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는 "개발사 입장에서 부당하게 타 앱마켓 입점을 막을 때는 좋지만, 모든 앱마켓에 들어갈 경우에 업체 입장에선 개발비 등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은 "앱마켓 사업자의 책임이 명확해지고 특정 방식 결제 금지 행위가 도입됨에 따라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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