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이 5G 국내외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이통사인 도이치텔레콤과 손을 맞잡았다. 양사는 단순한 마케팅 협력이나 서비스를 위한 단순한 기술 교류 차원을 넘어, '5G 기술 합작회사'를 설립한다.
SK텔레콤이 도이치텔레콤과 5G 기술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SK텔레콤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에 더욱 필요해진 통신-소통 기술의 완성도를 높임으로써, 해외 진출과 5G 기반 미래 신사업 전개를 노리고 있다. 그 파트너로 전세계 13개국에서 2억4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글로벌 이통사인 도이치텔레콤을 선택했다. 특히 도이치텔레콤은 미국 T모바일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북미 시장 등에 5G 인빌딩 솔루션의 개발과 전파에 적합하다. T모바일은 미국의 4위 이통사인 스프린트를 인수해 메이저 이통사 위치를 더욱 공고히 했다.
SK텔레콤 김영범 팀장은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SK텔레콤이 쌓아온 기술 자산에 대한 로열티를 얻는 효과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뛰어난 5G 기술을 해외에 전파할 수 있는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5G 기술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양사의 계약은 각사 대표들이 지난 6일 오후 영상 회의를 통해 진행했다.
계약 내용을 보면, 양사가 50:50 지분으로 설립하는 합작회사의 본사는 독일에 마련된다. 각사가 지명한 공동 대표 2명과 양사의 사업, 기술 전문가로 구성된 주주대표 4명이 경영진으로 참여한고, 관계 기관의 승인을 얻어 연내 정식 설립키로 했다.
김영범 팀장은 "합작회사에서 5G 인빌딩 솔루션 등을 공동 개발한다. 도이치텔레콤을 통해 우선 유럽 시장을 필두로 글로벌 ICT 기업에 양사의 5G 기술을 전파할 예정이며, 중장기적으로 앱마켓, AR/VR, MEC 등 협력을 추진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11조원 규모 인빌딩 솔루션 시장 공략...국내 통신장비 해외 동반 진출도
양사는 한국에서 개발된 ‘5G/LTE RF 중계기’를 올해 상반기 유럽에 맞게 최적화해 8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독일 주요 8개 도시(베를린, 함부르크, 본, 쾰른, 뮌헨, 프랑크프루트, 라이프치히, 다름슈타트)에서 실제 고객들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한 바 있다.
그리고 이 시범 서비스 결과를 바탕으로 합작회사는 업그레이드된 5G/LTE RF 중계기를 2021년 상반기 내 상용화한다.
합작회사의 첫 영업목표는 글로벌 인빌딩 솔루션 시장이다. 해당 시장은 2023년 약 103억3000만달러(약 11조6200억원)로 매년 약 10%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5G 중계기 시장의 절대 강자가 없는 만큼 양사의 경쟁력을 합친 합작회사가 활약할 수 있는 사업 분야다.
SKT는 수년간 준비한 기술자산 약 100건을 합작회사에 제공하고 이에 따른 로열티를 매출에 비례해 받게 된다. 또한 합작회사의 성과에 따른 배당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5G 기술 합작회사는 SKT 및 한국 5G의 글로벌 진출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 중소 통신 장비 업체가 합작회사를 통해 유럽 및 북미 등지에 진출하고 한국 5G 기술을 전파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SKT는 RF 중계기 등 핵심 장비 개발에 있어 한국 장비사와 협업해왔다.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은 “SKT와 함께 고객 경험을 향상하는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며 “합작회사는 중계기 기술로 시작해 훨씬 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두 회사 모두에 중요한 혁신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호 SKT 사장은 “팬데믹 상황 속 양사 간 국경을 넘는 5G 초협력이 이뤄져 더 큰 의미가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양사가 아시아-유럽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인류에 새로운 가치를 주는 기술, 서비스를 함께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