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스마트폰 브랜드 등극, 샤오미…'브랜드 고급화' '전기차' 깃발 올려

샤오미가 26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세계 2위 스마트폰 브랜드'로 발돋움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샤오미는 자사의 스마트폰 브랜드 '미(MI)'를 버리고 '샤오미'를 내세우는 등 스마트폰 고급화 전략에 나섰다. 또한 실적 발표에 이어 전기차 시장 진출을 천명하는 등 샤오미의 글로벌 빅테크 브랜드화에 나섰다.

2021년 2분기 샤오미 총 매출은 약 878억 위안(약 15조 82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0% 증가했다. 총이익은 151억 4810만 위안(약 2조 73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6.7% 증가했고, 조정 순이익은 약 63억 위안(1조 13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4% 증가했다. 그룹의 총 매출과 조정 순이익 모두 분기 중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레이 쥔 샤오미 창업자 겸 CEO가 올 상반기 '미' 브랜드를 소개하고 있는 모습.

스마트폰에 힘 준 샤오미

특히 스마트폰 사업에서 해당 기간에 유의미한 실적을 기록했다. 샤오미의 2분기 스마트폰 총 매출은 591억 위안(약 10조 65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8% 증가했다. 샤오미 그룹의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529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86.8% 증가했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샤오미의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점유율 16.7%로 2분기 처음으로 2위를 기록했다.

샤오미 스마트폰의 중국 시장 출하량 또한 급성장했다. 카날리스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샤오미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20년 2분기 10.3%에서 16.8%로 증가해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 기준 35.1% 증가, 시장 주요 업체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샤오미는 이중 브랜드 전략을 계속 실행하며 샤오미 브랜드로 프리미엄 스마트폰 포트폴리오를 풍부하게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21년 1분기 ‘샤오미 11 프로’, ‘샤오미 11 울트라’, ‘샤오미 믹스 폴드’가 널리 인기를 끈 데 이어 지난 10일 그룹은 첫 카메라 언더패널 풀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샤오미 믹스 4’를 공개했다.

샤오미가 지난 8월 10일 기습 발표한 프리미엄폰 '미믹스4', 지금은 '샤오미 믹스4'로 브랜드가 바뀌었다.

주목할 점은 샤오미의 공식 발표에서 나타난 '스마트폰 제품명'이다. 중저가폰으로 익숙한 샤오미의 스마트폰 브랜드는 '미'다. 이것이 '샤오미'로 바뀌었다. 샤오미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브랜드 전략을 펴기 시작한 것이다. 샤오미의 글로벌 브랜드를 통합하고 중저가폰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전략을 이미 실행하고 있다.

'샤오미'는 삼성 및 애플 등과 경쟁할 수 있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기존 샤오미의 강점인 가성비 제품 전략을 유지할 중저가 브랜드는 '레드미'를 유지하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갤럭시A' 브랜드 전략으로 생각하면 된다.

업계에서는 샤오미가 세계 2위 스마트폰 브랜드로 등극했기 때문에 '미'가 아닌 회사명을 쓰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다만 삼성의 갤럭시나 애플의 아이폰과 달리, 샤오미 자체의 브랜드를 알려야 하는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회사명과 브랜드명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 즉 글로벌 브랜드 입지 통합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샤오미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3000 위안(약 54만 660원)에서 4000 위안(약 72만 920원), 4000 위안에서 5000 위안(약 90만 1,150원), 그리고 5000 위안 이상 가격대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샤오미 시장점유율은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2021년 상반기 중국에서 3000 위안 이상, 해외 시장에서 300유로(약 41만 1,909원) 상당 스마트폰의 전 세계 출하량은 1200만 대를 넘어 2020년 출하량인 1000만 대를 넘어섰다.

중저가폰 레드미 브랜드의 경우, 2021년 4월 30일 기준 레드미노트 시리즈의 전 세계 누적 출하량은 2억 대를 돌파하는 등 대중화에 성공했고, 2021년 5월 26일 중국에서 레드미노트 10 시리즈를 공개해 호응을 이끌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샤오미 그룹은 "2021년 2분기에도 핵심 전략인 '스마트폰×AIoT'가 우수한 실적을 지속해서 뒷받침했다. 앞으로도 듀얼 브랜드 전략 실행, 첨단기술 투자 활성화, 인재 영입 및 육성, 채널 역량 업그레이드, 프리미엄 스마트폰 제품 강화, 사용자 경험 개선 등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또한 핵심 '스마트폰×AIoT' 전략에 전념하며, 제품 카테고리 전반에서 첨단 기술의 혁신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스마트폰과 IoT 제품 간의 연결성을 지속해서 강화해 다양한 제품군에 걸쳐 원활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더욱 나은 삶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 진출, 신호탄 쏘다

샤오미는 이날 2분기 실적 발표 뒤에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딥모션' 인수 소식을 알렸다. 인수 금액은 7740만달러(약 904억원) 규모다.

현재 샤오미의 주력 사업은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외에 스마트TV, 전기 스쿠터, 스마트밴드, 스마트워치 등 스마트 기기 분야에서 가성비를 앞세워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샤오미가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이것 만으로는 부족하다. 보다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연결고리는 미래자동차 관련 기술로 점찍었다. 삼성전자가 라이다 등 자율주행 기술에 대대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를 하는 것이나 애플이 애플카 출시에 나선 것을 비교해 보면 된다.

무엇보다 중국의 대형 IT기업들은 주력 사업 외에 전기차 시장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바이두나 화웨이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 IT기업은 '규모가 크고, 그 자체가 테스트베드가 되는 중국 국내 전기차 시장' 자체가 중국 외 기업과 비교되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샤오미 역시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의 도약 발판을 미래차 기술력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레이 쥔 샤오미 창업자 겸 CEO는 향후 10년간 전기차 사업에 1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첫 (샤오미) 자동차를 팔기 전까지 수 년간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 샤오미는 전기차 사업에 필요한 충분한 자금이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즉 미래차 기술력의 핵심은 역시 자율주행이다. 현재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맹주로 자리잡은 것은, 현 단계에서 가장 뛰어난 자율주행 기술력 때문이다. 샤오미의 이번 딥모션 인수 계획은 바로 자율주행 기술력 확보를 위한 것이다.

이에 대해 왕 샹 샤오미 사장은 "딥모션 인수로 샤오미의 전기차가 시장에 나오기까지 시간이 단축되기를 원한다. 레벨4 자율주행 기술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샤오미의 전기차 시장 진출에 대한 일정이나 제품 생산 계획 등에 대한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대대적인 미래차 관련 전문인력 채용 계획과 관련 업체와의 협력 논의 등 큰 그림만 알려진 상태다.

김효정 기자

hjkim@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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