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만으로 자동차 운전'…아바타에서 영감 받은 메르세데스 벤츠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1월 라스베이거스 가전쇼(CES2020)에 영화 아바타(Avatar)에서 영감을 받은 미래형 차량 ‘비전 AVTR(Visoion AVTR)’을 공개했다.

벤츠는 현재 독일에서 개최중인 뮌헨 IAA모빌리티2021(9.7~12) 전시회에 이 차량에 함께 사용될 웨어러블형 ‘브레인 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기’를 처음 공개했다. 이 기기는 착용자의 생각만으로 라디오방송 채널을 바꾸는 등 놀라운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이제 생각만으로 자동차를 제어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제임스 카메론의 SF 블록버스터 아바타에 영감을 받아 메르세데스-벤츠의 비전 AVTR 컨셉트카는 ‘바이오닉’ 플랩, 옆으로 회전하는 휠, 그리고 운전자들이 대시보드의 특정 부분에 집중함으로써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두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를 특징으로 한다.(사진=메르세데스 벤츠)

놀랍게도 벤츠는 자동차 업체로는 처음으로 두뇌-컴퓨터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BCI) 시대를 향해 나아가기 시작했다.

실제로 뮌헨 IAA모빌리티2021 전시장 방문객들은 BCI를 머리에 착용하고 생각만으로 비전AVTR 차량을 시험 운전해 보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

비전 AVTR의 웨어러블 BCI는 두뇌의 뇌파를 측정해 창문을 열거나 전화를 걸거나 심지어 미리 정해진 경로를 선택할 수도 있다고 한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약 1분간의 간단한 교정 과정을 거쳐 사용자의 머리에 부착된 기기가 뇌파를 분석, 정의된 기능을 작동시킨다.

사용자는 조작을 위해 정신을 집중해야 하며, 더 정확하게는 눈을 디지털 대시보드의 조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비전 AVTR’ 컨셉카에서 선보인 BCI 시연에서 사용자는 자신의 뇌파를 기록하고 특정 기능을 작동시키는 헤드셋을 착용한다.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자동차의 인공지능(AI)은 운전자의 선택을 인식하고 미리 설정된 기능을 시작한다. 여기에는 라디오 방송국 채널 변경, 창문 열기, 전화 받기, 또는 최종적으로 미리 정해진 경로로 차를 가게 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

벤츠는 발표 자료를 통해 “BCI 장치는 두뇌 피질의 신경 활동을 실시간으로 측정한다. 이는 측정된 뇌파를 분석하고 어떤 빛이 사용자의 집중력과 주의력을 지시하는지 인식한다. 집중력이 강할수록 신경의 활동도 높아진다. 그런 다음 장치는 차량에서 표적 기능을 작동시킨다”고 설명했다.

브라타 시거 메르세데스벤츠 판매 책임자는 “BCI 기술은 말투와 촉각과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작동한다. 이는 운전자-차량 간 직관적 상호작용을 위한 혁신적인 가능성을 열어준다”고 말했다.

▲운전자와 차량 간 직관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컨트롤 할 수 있는 기능.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물론 벤츠는 음성과 터치 명령도 버리지 않았다. 지난 2018년 ‘헤이 메르세데스 (Hey Mercedes)’ 음성 비서를 출시했으며, 최근에는 EQS 전기 세단에 처음 선보일 예정인 53인치 제로 레이어 대시보드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MBUX 하이퍼스크린(MBUX Hyperscreen)을 시연했다.

마쿠스 샤퍼 메르세데스 최고운영책임자(CEOO)는 “이 모든 요소들이 차 운행을 근본적으로 단순화하려는 것이다. 뇌와 컴퓨터 간 인터페이스는 사용자가 훨씬 더 긴장을 풀고 운전 경험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 아바타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오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미래형 차량 이름 가운데 ‘AVTR’은 ‘첨단 차량 전환(Advanced Vehicle TRansformation)’의 약자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차의 이름은 공상 과학(SF) 블록버스터 영화 ‘아바타(2009)’를 연상시킨다.

▲비전 AVTR의 BCI 작동 방식을 설명하는 그래픽.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실제로 메르세데스 벤츠의 비전 AVTR 차량과 함께 사용되는 ‘생각 기반’ 제어 기술은 제임스 카메론의 공상과학(SF) 블록버스터 영화인 ‘아바타’에 의해 영감을 받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사의 BCI 기술이 제임스 카메론의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나비족과 판도라 행성의 자연 사이의 직관적 연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카메론 감독은 지난해 이 미래지향적 차량 데뷔를 위해 라스베이거스에 갔다. 그는 당시 “나는 이 자동차와 제어 인터페이스에 앉았는데 그것은 살아있고, 숨쉬고, 정말로 유기적이고 느꼈다”고 말했다.

비전AVTR, 아바타 영화 배경인 자원 문제 생각게 하는 친환경 설계

벤츠에 따르면, 이 자동차는 한번 충전에 700km를 달리고 시속 110kW의 전기 모터를 장착해 469마력의 출력을 낸다. 메르세데스벤츠 모기업인 다임러 그룹의 셀레니우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2025년 이후 메르세데스벤츠의 모든 신차를 전기차로만 개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 자동차 뒷면 등에 있는 33개의 ‘바이오닉 플랩’은 파충류의 비늘을 본떠 만들어졌으며 에어 브레이크 기능을 한다. 바퀴는 앞뒤뿐만 아니라 대각선과 옆으로 움직인다.

운전자들은 운전대가 없어진 이 차에 타면 아바타의 상징적인 디테일을 흉내내듯 다기능 제어판에 손을 올려놓고 차를 제어하게 된다.

▲비전 AVTR은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 영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이 자동차의 ‘바이오닉 플랩’(사진)은 파충류의 비늘을 본떠 만들어졌다.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벤츠는 “인테리어가 살아나 차량이 운전자의 심장박동과 호흡으로 운전자를 인식한다”고 설명한다.

이 회사는 또한 비전 AVTR의 친환경성을 강조하고 있다. 홍보하고 있다. 배터리는 퇴비로 사용할 수 있는 그래핀 기반의 배터리이며, 차량 내부는 식물로 만든 가죽과 등나무로 만들어졌다.

▲운전자는 기존의 운전대 대신 다기능 제어판에 손을 올려놓고 조작한다.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운전대가 없는 비전 AVTR 컨트롤러. (사진=메르세데스 벤츠)

벤츠는 비전 AVTR 같은 생각으로 조종되는 제어 장치에 대해 “그 기능들은 (당장) 내일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언제 비전 AVTR 차량을 공개판매할지 아직 밝히지 않았다. 현재로선 내년 12월 16일로 예정된 아바타 2의 시사회까지도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제 이러한 BCI 기술은 더 이상 SF수준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일상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1885년 세계 최초로 가솔린 엔진을 만든 벤츠가 이제 또다른 자동차 이야기를 쓰기 위해 한걸음 더 나아가기 시작했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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