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에 5500억 투자, 넷플릭스는 메기가 될까


[AI 요약] 넷플릭스는 한국에 제작 기반을 갖추고 꾸준히 투자하여 전세계에 배급하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넷플릭스가 한국의 콘텐츠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며, 자체 스튜디오 마련과 콘텐츠 투자 확대로 인해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게 되겠다.


1999년 2월. 한국의 첫 블록버스터급 액션 영화 '쉬리'가 개봉됐습니다. 쉬리는 한국 영화사에 큰 획을 그엇죠. 국내 잔치이긴 했어도 각종 영화제를 휩쓸었고요. 무엇보다 한국 영화의 수준은 쉬리를 기점으로 대폭 상향됩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쉬리 이전의 한국영화는 서정성을 빼면 모든 면에서 '수준 이하'였습니다. 이 영화가 K콘텐츠의 초석을 다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헐리우드 영화와 팝송을 비롯해, 당시 대중은 국내 대중문화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던 '일본 음악과 만화', '홍콩 영화', '미국 드라마'에 열광했습니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저들과 같은 콘텐츠를 만들지 못 할 이유가 없다"라는 도전정신(?)이 날로 커져갔고요. 좋은 아티스트들이 등장했고 BTS로 대표되는 K팝, 대장금을 시작으로 전세계에 스며든 드라마, 영화, 웹툰 등 한국의 문화, 즉 K콘텐츠에 전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도 K콘텐츠에 적극적인 투자를 하고 나섰습니다. 2016년에 국내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5년 여 동안 K콘텐츠에 7억달러(한화 약 7,757억원)를 투자했습니다. 적지 않은 수준이지만 그렇다고 많은 액수도 아닌데요...

그런데 25일 넷플릭스는 올 한해에만 한국에 5억달러(약 5,541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아시아 전체 투자액 10억달러의 절반을 한국에 쏟아 붓는 거예요. 단순히 제작비를 대주는 것에서 벗어나, 한국에 제작 기반을 갖추고 꾸준한 투자를 통해 K콘텐츠를 전세계에 배급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김민영 넷플릭스 한국 및 아태지역 총괄 디렉터
김민영 넷플릭스 한국 및 아태지역 총괄 디렉터

이날 김민영 한국 및 아태지역(인도, 일본 제외) 콘텐츠 총괄 디렉터는 온라인으로 넷플릭스의 한국 진출 5주년 간담회에서 이 같은 계획을 설명했어요. 이미 지난해에 넷플릭스 엔터테인먼트라는 한국 콘텐츠 법인을 설립했고, 경기도 파주시와 연천군에 제작 스튜디오 2곳을 장기 임대계약으로 확보했다고도 전했습니다.

넷플릭스는 '킹덤'으로 한국 콘텐츠의 강렬함과 가능성을 알게 됐고, '스위트홈'의 대박으로 K콘텐츠에 직접적인 관여를 해야겠다는 확신이 섰습니다.

김 총괄은 "전세계 2,200만 가구가 스위트홈을 즐겼다는 소식이 있었다. 한국 콘텐츠는 국경을 넘어 190여 개국 팬들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고 강조했고, "K콘텐츠라는 단어를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다. 글로벌 대중문화의 트렌드를 한국이 이끌고, 넷플릭스가 기여할 수 있게 돼 좋았다"고 덧붙였습니다.

넷플릭스가 한국의 콘텐츠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자체 스튜디오 마련과 콘텐츠 투자 확대로 인해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게 되겠죠. 열악한 제작 현장 및 환경, 빈약한 자본력 위에 세워진 국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업계가 긴장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킹덤에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한 한 중견 남성배우(자기 이름을 말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는 "사극 드라마에 엄청난 제작비를 투자하는 모습에 넷플릭스가 완성도 높은 작품을 내놓은 이유를 알 수 있었다"며, "(넷플릭스라고 해서)배우가 출연료를 더 많이 받는 것은 아니었지만, 제작 환경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넷플릭스 구독자는 380만명을 돌파했고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온라인 및 SNS 시장의 구글과 페이스북 처럼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은 넷플릭스가 주도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특히 K콘텐츠의 해외 진출 측면에서는 글로벌 플랫폼과 자본력을 갖춘 넷플릭스의 장점이 두드러지기에 웨이브티빙, 시즌, 왓챠 등 국내 OTT 서비스가 넘어야 할 벽이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날 영화 '옥자' 이후 한국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습니다. 바이러스가 창궐한 한반도 액션 블록버스터 '카터'와 성적인 취향을 다룬 인기 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만드는 '모럴센스'가 제작됩니다.

벌써 국내 시장 42% 차지한 넷플릭스...OTT 쿼터제 도입될까?

한편 넷플릭스의 국내 OTT 시장 독주를 막기 위한 'OTT 쿼터제'가 정부 차원에서 논의 중입니다. 해외 OTT 사업자에게 자국의 콘텐츠 30%를 의무 편성하도록 하는 유럽식 모델인데요...국내 스크린 쿼터제와 유사한 개념이라고 보면 됩니다.

넷플릭스의 지난해 국내 결제금액은 5,173억원으로 전년 2,483억원 대비 108% 증가했고, 국내 OTT 시장의 42%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넷플릭스에 대한 위기감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김광우 기자

kimnob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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