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시대와 게임

금수시대라고 들어보셨나요?

최근 인터넷상에서 회자되는 용어 중 하나인데요. 명리학의 오행 중 화목을 지나 금수시대가 왔고, 2020년부터 30년 동안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아주 짧게 요약하자면 허위가 들통나고 내실이 중요해진다는 특성을 지니는데요. 지난해 버닝썬, 최근 학교폭력 사태가 사그라들지 않고 추악한 진실이 밝혀지는 것도 이 시대 흐름을 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믿거나 말거나지만, 게임계 현 상황에도 끼워 맞출 수 있을 듯합니다. 넷마블 '페이트/그랜드 오더'부터 시작해, 넥슨의 게임 '메이플스토리' 내 확률형 아이템, 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문양 업데이트 롤백 사건으로 논란을 빚으면서인데요. 오랜 기간 팬층이 확실한 게임이었던 만큼 그 반발도 쉬이 가라앉진 않을 듯합니다.

'페이트/그랜드 오더' 유저들이 소통 운영을 요구하며 구로구 소재 넷마블 사옥 앞 트럭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페이트/그랜드 오더' 유저들이 소통 운영을 요구하며 구로구 소재 넷마블 사옥 앞 트럭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이번 사태를 보면서 2014년 지스타가 떠올랐습니다.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인 지스타에선 개발 중인 각종 기대작들이 공개되며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곤 하는데요. 당시 넥슨은 PC와 모바일 게임을 모두 합해 15종의 게임을 출품했습니다. 

정상원 넥슨 부사장은 "회사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준이 무엇이냐 고민했다"며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게임이 가치를 높이느냐, 유저가 게임을 안 하지만 게임성이 뛰어난 게임을 만들 것인지"를 재다가 많은 게임을 만들게 됐다는 설명을 내놨습니다.

'돈슨의 역습'이라는 셀프디스 슬로건으로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습니다. 과도한 과금 요구로 돈만 밝힌다는 '돈슨'이라는 오명을 벗어던지고, 좋은 게임으로 보답하겠다는 뜻이었습니다.

그리고 2021년, 출품한 게임 중 살아남은 게임은 '메이플스토리2'와 '클로저스' 두 개. '서든어택2'는 2016년 출시했다가 과금 불만을 이기지 못하고 3달여 만에 서비스가 종료됐습니다. '야생의 땅: 듀랑고'는 서버 문제와 낮은 매출 수준이 발목을 잡았고, 정상원 부사장이 이끌던 프로젝트 '페리아 연대기'는 빛도 못 본 채 엎어졌습니다. 그때의 다짐과는 달리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게임'에 무게추가 더 쏠린 것 같은데요.

반면 2014년 같은 행사장에서 예고편을 공개했던 게임이 또 있습니다. 바로 스마일게이트RPG의 PC 온라인게임 '로스트아크'입니다. 총 7년간 1000억원을 쏟아부으며 공들인 게임입니다. 2018년, 모바일 게임에 집중되던 추세와 달리, PC게임의 정공법을 고수했습니다. 실제 대기열을 자랑하며 많은 게이머들이 몰리기도 했고요. 최근 뿔난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들이 이 로스트아크로 갈아타며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맞은 게임입니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의장은 게임 론칭 당시, "로스트아크가 PC MMORPG의 미래를 제시하는 비전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한다"며 "게이머들에게 로스트아크가 첫사랑과 같은 느낌을 남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게임의 감성, 회사의 수익성. 게임 회사를 보는 이의 관점에 따라 그 중요도는 다르게 매겨질 텐데요. 금수시대의 내실, 몇십 년 후 두 회사가 얼마나 성장하고 어떻게 평가받을 지가 궁금해지는 요즘입니다.

유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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