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이제 오프라인 매장은 어떻게?

상호 보완적 관계.
책상도 의자가 없으면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
의자도 책상이 없으면 '만족'할 수 없는 것처럼.

카카오가 지그재그를 인수하며 글로벌 커머스 플랫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 지그재그가 패션 분야에서 보유한 빅데이터와 카카오의 기술력, 사업역량을 결합해 경쟁력 있는 사업기반을 갖추고,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비대면 시대에 이커머스(전자상거래) 기업들은 사업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온, SSG닷컴 같은 유통 기반의 이커머스 사업자 또한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해 경쟁력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12일 '롯데온'을 이끌 이커머스 사업부장에 이베이코리아 출신인 나영호 부사장을 선임했다. 나영호 부사장은 2007년 이베이코리아에 입사해 G마켓 신규 사업 실장, 국경 간 전상거래 사업실장, 전략기획본부장을 역임한 전문가로 롯데온 출시 1주년을 기점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행사 전개 등 체질 개선과 실적 반등을 꾀하고 있다.

신세계는 SSG닷컴의 선전으로 롯데와의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내부 분위기가 곳곳에서 연출됐다. 야구단 'SSG 랜더스' 창단으로 큰 관심을 보였던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 3월 말, "걔네(롯데)가 우리를 울면서 쫓아오게 될 것이다” 라고 클럽하우스를 통한 마케팅도 이슈가 된 바 있다. 

상호 보완적 관계
 그럼, 오프라인 매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

미국의 최대 전자제품 양판점 베스트바이가 아마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8일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베스트바이는 '베스트바이 베타'라는 정기구독 서비스 시험 프로그램을 출범을 통해 1년 199.99달러의 회비를 내면 회원들이 다른 고객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훨씬 유리한 가격으로 제품을 살 수 있고, 베스트바이의 AS 센터 격인 '기크 스쿼드'의 기술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출범했다고 전했다.

베스트바이가 '기크 스쿼드'를 통해 아마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베스트바이가 '베스트 베타'를 통해 아마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한 유료회원은 최소 구매한도 없이도 일반 배송을 택할 경우 무료로 제품을 받을 수 있으며 집 안에까지 배송이 가능하다. TV 등 무거운 제품을 배달기사가 안반까지 배송하고 무료 설치까지 해준다.

한국에서는 TV 등을 주문하면 배달기사가 집에 들어와 설치까지 해주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미국 등 서구권에서는 이럴 경우 상당한 서비스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제품만 단순히 판매하는 것을 넘어 손가락 몇 번이면 배송에 설치까지 가능하다.

이러한 베스트바이의 움직임은 과거 경험에서 나온 위기 속 대응전략 방안이다.

첫 번째 위기는 아마존의 등장이다. 폐업 직전까지 갔었다. 아마존 온라인 상거래의 등장으로 오프라인 판매가 저조해지며 폐업하는 매장들이 늘어나자 베스트바이는 아마존의 간편한 온라인 상거래 방식에 대응하는 생존전략으로 '체험'을 선택했다.

전자제품의 판매 공간에서 체험공간으로 탈바꿈하여 소비자가 눈으로 확인하고 만져서 체험하는 실속 구매를 통해 온라인상의 충동구매를 억제한다는 전략이었다.
전략은 적중했다. 온라인에서는 만족할 수 없었던 부분을 오프라인 체험공간을 통해 제공하자 소비자는 다시 베스트바이의 매장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첫 번째 위기를 넘기는 순간이었다.

두 번째 위기가 바로 코로나19 시대의 소비자 이동 제한이다. 

아마존의 등장으로 온라인 상거래에 대한 필연성을 내부에서 제기하자 이에 상응하는 전략적 투자로 인해 베스트바이의 20년 3분기 온라인 매출은 전년대비 175% 증가하였다. 그중 40%는 오프라인 매장 픽업 서비스로 코로나19로 인한 소비자의 이동 제한에 따른 발빠른 조치였다. 

코리베리 CEO의 매출 분석에 대한 답변은 간단하고 심플하며 강렬했다.

1. 온라인 주문
2. 가까운 베스트바이 매장 주차장에 주차
3. 앱에 들어가 주차 구역을 입력
4. 매장 직원이 나와서 물건을 자동차에 실어준다. 이른바 '주차장 픽업'

"그러자 오프라인 매장 픽업 서비스의 매출이 증가하였다"

코리베리 CEO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쇼핑'이 중요해졌으며
"오프라인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층은 여전히 확고하며, 코로나19 대유행은 오프라인 매장의 지속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시기였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는 국내의 관련 시장과 상황 자체가 다를 수 있다. 국내 대형마트는 주차 공간이 협소하다. 주차를 위해 5분 10분을 투자해야 쇼핑이 가능하고 체험형 콘텐츠를 적용할 수 있을 만큼 대형화가 되지 않았다.

그래도 이렇게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국내에도 체험형 콘텐츠를 적용한 대형마트와 전자제품 판매점이 늘어나고 있다. 비록 주차장 픽업은 불가능할지 몰라도 제품을 일정 기간 대여하는 형식으로 매장에서 보는 것과 다른 경험의 깊이를 전달할 수 있다.

휴대폰, 청소기, 전자렌지, 전기밥솥, 카메라 등 실생활에 필요한 전자제품을 일정 기간 체험해보고 구매하는 '체험 마케팅'이 활발해지는 이유이다.

체험 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사진=가군의 Insight 관찰노트)
체험 마케팅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사진=가군의 Insight 관찰노트)

또한, 국내 기업들도 새로운 매장에 '오프라인 디지털 적용'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는 중이다.

올해 2월 개장한 여의도 '더현대 백화점'은 디지털 활용 백서를 통해 고객들의 스마트한 쇼핑을 지원하고 있다. 6층에 자리 잡은 '언커먼스토어'는 QR코드를 스캔해 입장한 후 상품을 들고나가면 자동 결제되는 무인매장으로서 한국판'아마존 고'라고 불리고 있다.

더현대 백화점 '언커먼스토어'
더현대 백화점 '언커먼스토어'

농협은 하나로마트를 통해 온라인 도·소매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으며, 특히 농민들이 온라인에서 농산물을 쉽고 빠르게 판매할 수 있도록 구축한 ‘상품 소싱 오픈 플랫폼’과 ‘온라인 산지 어시스턴트’ 활성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 2월 농협 하나로마트 서울 신촌점에 ‘농협 AI(인공지능) 스토어’를 설치한 데 이어 완전 무인형·셀프 결제형 등 다양한 농협형 디지털 스토어 표준 모델도 개발 중이다. 

결국 이 모든 플랫폼과 기술은 소비자를 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제한적이지만 오프라인 매장의 소비자층은 여전히 확고하다. 다만 접근 방식의 차이가 소비를 만들고 그 소비자 성향이 곧 기업들의 생존전략이 되고 있다. 소비 시장이 존재하는 한 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것이다.

김광우 기자

kimnob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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