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패션 플랫폼 전쟁, 시작되다

아래 글은 2021년 04월 21일에 발행된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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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갑자기 분위기 왜 이래?

 여성 패션 플랫폼 시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올해 초부터 갑자기 경쟁이 과열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먼저 포문을 연건 이용자 수 기준 1위 에이블리입니다. 지난 3월 22일 김태리를 첫 광고 모델로 발탁하며, 본격적인 몸집 키우기에 나선 건데요. 여기에 거래액 기준 1위 지그재그가 윤여정을 주인공으로 한 새로운 광고를 공개하며 맞불을 놓습니다.

그런데 광고뿐이 아닙니다. 인수, 매각, 투자 소식도 연이어 들립니다. 우선 지난 4월 1일 SSG가 여성 패션 온라인 편집샵 W컨셉을 인수하였고요. 뒤를 이어 14일에는 카카오가 지그재그를 인수하여 자회사로 편입시킨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시장을 놀라게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16일에는 브랜디가 산업은행으로부터 1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하며, 불과 보름 정도 사이에 여성 패션 플랫폼 시장은 말 그대로 요동쳤습니다.

더욱이 그동안 동대문 기반의 패션 플랫폼이던 지그재그와 에이블리가 본격적으로 제도권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있고요. 여기에 TV 광고를 통해 브랜딩까지 강화하며, 기존의 저렴한 이미지를 탈피하려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에는 직접적 경쟁자가 아니던 W컨셉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인데요. 다행히 W컨셉도 더 이상 사모펀드 소속이 아닌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이기에, 이들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생각보다 더 거물들이 얽혀 있는 여성 패션시장

그리고 여기서 더욱 재미있는 포인트는 여성 패션 플랫폼 경쟁의 뒤편에 이커머스 업계의 거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는 겁니다. 우선 지그재그와 W컨셉은 각각 카카오와 SSG, 즉 신세계-이마트의 계열사가 된 상황이고요. 에이블리도 신세계의 투자를 받았습니다. 여기에 브랜디는 산업은행 이전에 네이버로부터 투자를 받은 상황입니다.

즉 쿠팡을 제외한 이커머스 업계의 유력 플레이어들은 다 모인 셈입니다. 어쩌다 보니, 여성 패션 플랫폼 시장의 경쟁이 이들의 대리전이 되어버린 모양새인데요. 우선 이들이 모두 인수 혹은 투자로 뛰어들었다는 건, 여성 패션 시장이 정말 매력적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직접 하기보다는 간접적인 방식으로 진출했다는 것 자체가 시장이 그만큼 어렵다는 걸 반증하기도 하고요. 직접 들어가선 승산이 없으니, 잘하는 곳에 올라탄 거 아니겠습니까?

현재 이들 간의 경쟁에서 지그재그와 에이블리가 다소 앞서가는 건 사실입니다. 특히 지그재그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풀필먼트 제트온리 서비스를 론칭하였고, 에이블리는 뷰티나 핸드메이드 등 카테고리를 확장하면서 무섭게 성장 중입니다. 하지만 브랜디의 풀필먼트 역량이나, W컨셉이 가진 PB브랜드 프론트로우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여전히 역전의 기회는 남아 있습니다.

전체 패션으로 기준을 넓히면 역시 무신사가 1등입니다. (출처: 머니투데이)
전체 패션으로 기준을 넓히면 역시 무신사가 1등입니다. (출처: 머니투데이)

하지만, 무신사가 나타난다면? 

그리고 무엇보다 히든 보스 무신사가 있습니다. 물론 무신사는 스트릿 패션을 주력으로 하기 때문에 남성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그래도 남녀 고객 비중은 5대 5 정도 되고, 거래액의 약 40%는 여성 고객에서 나온다고 하니, 작은 규모는 아닙니다. 지그재그를 제외하면 여성 패션 거래액 규모는 무신사 쪽이 더 크니 말입니다.

더욱이 무신사도 여성 패션 강화를 원하기 때문에, W컨셉 인수전에도 막판까지 SSG와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아쉽게도 무산된 만큼 우신사 등 자체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선회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신사 자체가 이미 유니콘 기업인 데다가, 흑자를 내고 있고, 누적 투자액도 3,200억 원에 달하기 때문에 여력은 충분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4월 20일에는 GS리테일과 협업을 발표하며, 편의점에도 무신사 스탠다드 제품을 입점시키는 등 채널 다각화까지 꾀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이들 5개 플랫폼의 경쟁은 결국 누구의 승리로 끝날까요? 네이버, 카카오, SSG는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을까요? 저는 오히려 국내보다 누가 먼저 해외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냐가 결국 승패를 가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나의 카테고리를 집중적으로 취급하는 버티컬 커머스의 경우, 국내 시장만 고집해서는 생존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래도 규모 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해외 진출에 가장 먼저 성공한 플랫폼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 현재 글로벌 진출에 가장 앞서 있는 곳은 어디냐고요? 바로 무신사가 이미 유럽과 일본 진출을 준비하며 가장 앞서가고 있습니다. 역시 1등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다만 특히 카카오가 지그재그와 함께 해외진출에 도전한다고 선언한 만큼, 앞으로 조금 더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뉴스레터를 발송하고 난 후, 29CM도 매물로 나왔다는 기사를 확인했습니다. CJ오쇼핑과 무신사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되면 또다시 판이 재미있게 돌아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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