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우주선 컨셉 모델을 닮은 거대한 해상 구조물의 정체는 뭘까?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강력한 조력 터빈(tidal turbine)이다. 조석 간만의 차를 이용한 이 발전소가 영국 북단 도서 앞바다에서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기 쉬운 조력 댐 방식의 발전소가 아니라 해상에 띄우는 조력발전소다. 달의 힘에 따라 강해졌다 약해지는 조류의 힘이 강한 곳에 띄워 전력을 끌어다 쓰는 방식이다. 영국 북단과 우리나라 서해의 상황이 얼마나 다른지 모르겠지만 73m짜리 해상 구조물 하나를 설치하면 2000가구에 1년간 전력을 공급할 정도라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도 정부와 기업들이 탄소중립(넷제로)에 부쩍 신경쓰고 있는 가운데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오비털 마린 파워(Orbital Marine Power)는 24일(현지시각)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조력 발전장치 ‘오비털O2(Orbital O2)’가 최종 설치 장소인 스코틀랜드 애버딘 북쪽 약 200km 오크니 제도(Orkney Islands) 해안으로 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오비털O2는 73m 길이의 부유식 상부 구조물, 그리고 구조물 양쪽 날개 아래 달린 2메가와트(2MW,200만와트) 출력 발전용 1MW 터빈 2개로 구성된다. 이 터빈은 초속 2.5m 속도의 조류에서 작동한다.
각 터빈은 물속에서 최대 360도로 회전할 수 있는 직경 20m짜리 거대 로터를 갖는다. 이 발전용 터빈은 600㎡의 로터 면적을 갖는다. 이는 현재까지 단일 조력 발전 플랫폼에 설치된 것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이 발전기가 일단 작동에 들어가게 되면 터빈은 매년 최소 2000개 영국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양(2MW)을 발전한다. 이 터빈은 오크니 제도에서 떨어진 유럽 해양 에너지 센터(European Marine Energy Centre)와 연결된다.
오비털O2의 터빈 제작은 지난 2019년 처음 시작됐다. 이 발전소는 이전 세대의 대형 조력 터빈인 ‘SR2000’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02’는 훨씬 더 크고 2개의 1MW 수중 터빈과 총 73m 길이의 부유식 상부 구조물로 구성돼 있다.
위에서 내려다 볼 때 우주선 컨셉 모델을 닮은 이 강철 조력 발전소는 비용 절감형인데다 향후 터빈 양산을 감안해 설계됐다. 또한 이 조력발전 장치는 견인선의 크기를 3m 미만으로 줄임으로써 적당한 크기의 작업 보트로 이 해상발전소를 견인하고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오비털 마린파워는 발표자료를 통해 “오비털 O2는 모든 시스템과 구성 요소에 저렴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중 대부분은 간단한 현장 유지 보수를 위해 물위에 떠있는 상부 구조물 안에 있다”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용 조력 발전 장치
터빈은 또한 ‘갈매기 날개’ 스타일로 불리는 뒤로 젖혀지는 다리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유지와 수리가 용이하도록 특별하게 설계됐다. 즉, 엔진덮개, 피치 허브, 블레이드를 물 밖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방식이다.
이 터빈은 조류의 방향이 바뀔 때에도 전체 터빈의 방향을 바꿀 필요없이 동력을 생성시킬 수 있다. 물밑에서 조류에 따라 360도로 회전하는 혁신적 로터 덕분이다. 또한 전체 플랫폼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게 하지 않고도 다양한 방향에서 잡히는 조수의 동력을 포착해 안전하고 역동적으로 로터를 제어한다.
앤드류 스콧 오비털 마린 파워 최고경영자(CEO)는 “오비털 O2는 미래의 상업 프로젝트를 위한 저비용 솔루션이며 혁신적인 SR2000 기능을 기반으로 한다. 이 최적화된 터빈은 경쟁력 있는 가격대로 전 세계 조류 시장의 문을 열고 규제 당국과 투자자들에게 새롭고 예측 가능한 재생 에너지 옵션을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일단 이 조력발전 터빈을 설치해 성능을 증명하게 되면 향후 수년 내 이를 더 큰 구조물로 대체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