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사업 시행 100여일을 앞둔 가운데, 금융사를 비롯한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마이데이터는 개인의 데이터를 한 데 모아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민간 결합 사업(본인신용정보관리업)이다.
정부는 국민으로 하여금 개인데이터의 활용처 및 활용범위 등에 대해 능동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개인데이터 활용 체계를 제공한다.
그리고 민간은 이 체계를 활용해 마이데이터를 제공하는 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관련 기사: 마이데이터란?]
개정된 데이터 3법에 따라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사업을 하려면 금융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아야한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97개 기관, 9개 분야에서 대형병원, 금융사, 통신사 등 데이터 보유기관과 혁신서비스를 개발하는 활용기관을 연계해 17개 서비스 개발을 지원했다고 전했다.
마이데이터의 실제 모습은 오는 하반기부터 생애재무관리, 타 금융 포괄 맞춤형 상품추천, 자동차보험 만기 데이터를 활용한 만기 알림·보험 추천 정교화, 머신러닝 기반 맞춤형 카드 추천 등과 같은 서비스로 보여질 예정이다.
1차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된 기업은 오는 8월까지 서비스 API를 구축해야 한다.
<마이데이터 1차 허가 사업자 리스트>
붐비는 2차 심사장, '너도 나도 마이데이터'
마이데이터에 대한 전망이 높아지자, 2차 심사 신청에 기업들이 몰렸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마이데이터 2차 허가 신청 접수 결과, 금융사, 신용평가사, 핀테크 기업, IT 기업 등 총 31개 업체가 허가 심사를 진행한다.
특히 국민적인 주식 투자 열풍으로 인해 이번 2차 심사에는 키움, 한국투자증권 등 금융투자사 10개를 포함해 20개 금융사가 신청했다. 지난해 1차 심사 당시 미래에셋증권만 심사를 신청했던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이미 본허가를 취득한 미래에셋증권은 타사에 비해 한발 앞선 행보를 보인다.
지난 3월 롯데카드와 MOU를 체결해 소비 패턴 트렌드의 공동 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고객의 투자자산과 카드 거래 내역 데이터를 결합한 관리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겠다는 게 목표다.
1차 심사 당시 허가 받지 못한 하나금융 계열사와 카카오페이도 재심사에 들어간다.
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카드, 핀크 등이 포함된 하나금융은 2017년 정유라 씨에 대한 특혜대출 관련 은행법 위반 혐의 등으로 조사 중이라 당시 심사가 중단됐다.
또 카카오페이는 2대 주주인 외국 법인 엔트파이낸셜의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멈췄다.
라이선스는 곧 신사업
금융 분야 진출을 노리는 테크 기업의 움직임도 눈길을 끈다.
지난 15일, KT는 뱅크샐러드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자산관리 핀테크 기업인 뱅크샐러드는 사용자의 공동인증서나 개인정보로 은행, 증권, 보험, 부동산 등 자산 계좌 정보를 한번에 연동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뱅크샐러드가 마이데이터 사업자 인가를 받아두었기 때문에, KT는 자사 계열사인 비씨카드, 케이뱅크와 함께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 이번 2차 심사에는 SI 기업인 LG CNS도 마이데이터 사업 허가 신청을 했다. SI기업이 라이선스를 가진 기업의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아니라 직접 취득한 경우는 이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만큼 마이데이터를 통한 타 업종 기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게 평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