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해지는 음원 플랫폼 경쟁, ‘춘추전국시대’ 돌입하나?

[AI 요약] 국내 음원 플랫폼들이 눈에 띄는 증가세 없이 정체기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유튜브 뮤직의 성장세는 위협적이다. 다른 토종 플랫폼인 플로, 벅스 등은 이미 따라 잡힌 상황이다. 유튜브 뮤직의 경쟁력은 모 채널이라 할 수 있는 유튜브의 어마어마한 이용자다. 유튜브 영상과 음원이 결합된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플랫폼들도 기존 음원 서비스에 더해 새로운 서비스를 결합하고 나섰다.


유튜브 뮤직의 만만치 않은 공세에 국내 토종 음원 플랫폼들 역시 기존 음원 서비스 외에 새로운 서비스를 더하며 대응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구글의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가 프리미엄 서비스와 함께 연동해 유료 서비스로 선보인 유튜브 뮤직이 국내 음원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며 올 한 해 국내 음원 시장을 분할해온 멜론, 지니뮤직, 바이브, 플루, 벅스 등 토종 음원 플랫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유튜브 뮤직의 MAU(월간활성이용자, 안드로이드+iOS)는 385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해동기 221만명이었던 것에 비해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같은 기간 국내 음원 플랫폼 시장 1위인 멜론이 819만명, 지니뮤직이 458만명의 MAU를 기록하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장세 없이 정체기에 접어드는 상황에서 유튜브 뮤직의 성장세는 위협적이다. 다른 토종 플랫폼인 플로, 벅스 등은 이미 따라 잡힌 상황이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각 플랫폼들은 저마다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등 단순 음원 플랫폼을 넘어 종합 오디오 플랫폼으로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강력한 플랫폼 파워를 기반으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유튜브 뮤직에 대응한 토종 음원 플랫폼들의 경쟁력 강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바야흐로 음원 플랫폼 업계의 춘추전국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원 플랫폼만으로는 생존하기 힘들다

유튜브 뮤직의 장점은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마어마한 음원 보유량도 이용자들에게는 매력으로 다가온다.

유튜브 뮤직의 경쟁력은 모 채널이라 할 수 있는 유튜브의 어마어마한 이용자다. 최근 들어 유튜브를 시청하면서 간간히 뜨는 광고에 유난히 유튜브 뮤직 광고 빈도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용자들에게 유튜브 프리미어 구독을 하게 되면 유튜브 뮤직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적잖은 매력으로 다가온다.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가 증가하며 유튜브 뮤직의 점유율은 자연스레 올라는 구조인 셈이다.

유튜브의 AI 알고리즘에 따른 정교한 큐레이션도 유튜브 뮤직의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오픈서베이의 리포트에 따르면 유튜브 뮤직을 선호하는 이유로 이용자의 50% 이상이 ‘내게 맞는 음악을 잘 추천해 주기 때문’으로 꼽았다.

실제 유튜브 뮤직은 이용자의 취향은 물론 시간, 위치까지 분석해 최적화된 개인화 플레이 리스트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1980년대 팝송을 듣게 되면 동시대의 비슷한 장르 곡들이 알고리즘을 통해 소개된다.

광고를 통해서도 어필하는 유튜브 뮤직의 또 다른 장점은 같은 음원이라도 여러 버전을 모아 한번에 비교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콘서트, 뮤직비디오, 방송, 커버송, 리믹스 등 같은 곡이면서도 다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서비스로서 국내 음원 뿐 아니라 해외 음원 등 약 8000만곡 이상의 공식 음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비교 불가 경쟁력이다.

이렇듯 유튜브 영상과 음원이 결합된 서비스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플랫폼들도 기존 음원 서비스에 더해 새로운 서비스를 결합하고 나섰다.

네이버뮤직을 대체한 바이브는 이용자 간 실시간으로 음악을 공유하고 대화할 수 있는 '파티룸' 기능을 도입,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플로의 경우는 음원 플랫폼 사업을 단순 음악 서비스에 더해 오디오 및 팟캐스트 콘텐츠로 영역을 확대해 이용자와 매출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JTBC 슈퍼밴드2의 우승팀 크랙실버 및 준우승팀 시네마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하는 등 자체 IP 확보도 추진 중이다.

지니뮤직은 기존 음원 서비스에 더해 지난 9월 오디오북 플랫폼인 밀리의 서재를 인수 오디오콘텐츠 서비스인 ‘스토리 G’를 오픈하며 AI 오디오 플랫폼으로서 진화를 이어가고 있다. 향후 지니뮤직은 기존 음원 서비스에 밀리의 서재가 보유한 오디오북, 전자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번들형 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또 모기업인 KT의 AI음성기술을 기반으로 혁신적인 오디오 콘텐츠 제작 환경 구축도 서두르고 있다.

상대적으로 침체를 못면하고 있는 NHN벅스는 NHN티켓링크와 시너지 강화 및 다양한 분야 업체들과 제휴 확대를 통해 차별화된 콘텐츠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음원 유통사업도 확대해 지난달에는 임영웅의 ‘신사와 아가씨 OST part.2’와 볼빨간 사춘기의 ‘Butterfly Effect’를 발매하며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기업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네이버뮤직을 대체하는 음원 플랫폼으로 등장한 바이브의 경우 이용자 간 실시간으로 음악을 공유하고 대화할 수 있는 ‘파티룸’ 기능을 도입했다. 이는 클럽하우스, 카카오 음mm 등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가 인기를 얻는데 착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티룸’은 음성 채팅 기능이 도입돼 음악을 즐기는 것 뿐 아니라 음악과 관련된 영어 표현 배우기 등의 콘텐츠를 공유하며 교육이 진행되기도 한다. 각 대화방에는 음악이 흐르면서 채팅 기능을 이용해 방송을 진행하는 등 마치 라디오와 같은 느낌을 얻을 수 있다. 특히 한 방에 500명까지 들어갈 수 있어 대규모 콘퍼런스, 강연, 콘서트를 온라인으로 개최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서비스 고도화를 통한 플랫폼 정체성 강화도 필수

멜론은 최근 'DJ 플레이리스트 추천' '아티스트 추천' 기능을 추가해 이용자 개인화 큐레이션의 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토종 음원 플랫폼들이 유튜브 뮤직의 엄청난 음원량에 대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결국 돌파구는 소비자 취향에 최적화된 서비스 고도화에 달렸다.

아직까지 국내 음원 서비스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멜론은 최근 ‘DJ 플레이리스트 추천’과 ‘아티스트 추천’ 기능을 추가하며 개인화 큐레이션 고도화를 꾀하고 있다. 이는 각 이용자들이 생성한 DJ 플레이리스트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음원을 자동으로 추천해 주는 기능이다.

아티스트 추천 역시 이용자가 선호하는 아티스트와 유사한 아티스트의 곡을 믹스해 자동으로 생성된 플레이리스트를 제안하고 멜론 매거진를 비롯한 영상 등 관련 콘텐츠를 함께 추천해 이용자의 다양한 니즈에 대응하고 있다.

지니 뮤직도 최근 앱 개편을 단행하며 비주얼 컬러 음악 큐레이션 ‘뮤직컬러’ 서비스를 공개하며 이용자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기능은 이용자 음악 취향을 색깔별로 나타내는 것으로 지니 뮤직이 보유한 2000만곡 이상의 음원을 장르, 분위기, 감정 등으로 세밀하게 분석해 341가지의 색으로 표현한다. 지니 뮤직에 따르면 지난달 이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AI 큐레이션 서비스 ‘포유(FOR YOU)’를 통한 스트리밍 건수가 전달 대비 67% 증가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중요한 것은 현재, 과거의 영광도 소용없어

국내 최초 음원 서비스로 21년의 역사를 가진 벅스는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멜론은 운영사인 멜론컴퍼니가 지난 9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합병하며 카카오 공동체의 기술과인프라를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엔터의 IP벨류체인을 바탕으로 이용자가 누릴 수 있는 콘텐츠의 양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는 셈이다.

카카오의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멜론 합병 이후 ‘뮤직 매출’은 견조한 멜론 유료 가입자 기반에 더해 ‘더 보이즈’ 등 자사 아티스트 흥행과 유통 라인업 확대, 공연 매출 성장에 따라 전년 동기 8% 증가한 1971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멜론을 제외한 토종 음원 플랫폼들이다. 2위를 기록하고 있는 지니 뮤직의 경우 3분기 매출 598억원, 영업 이익 35억원으로 1위인 멜론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3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한 역대 최대 영업이익이라지만 유튜브 뮤직이 턱 밑까지 쫓아온 상황에서 그리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플로의 운영사인 드림어스컴퍼니는 최근 SK텔레콤이 인적 분할을 하는 과정에서 SK스퀘어로 편재됐다. 올해 상반기에는 분기 흑자를 기록하며 3년 동안 2000억원 규모의 음악·오디오 콘텐츠 투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 3분기 실적 역시도 599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9%의 증가폭을 기록했으며 영업 이익 역시 19억원을 넘기며 전년 동기 40억원 가까운 영업 손실을 60억원 가까이 만회했다는 점이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가장 우려되는 곳은 NHN벅스다. 최근 발표한 3분기 매출은 155억원, 영업 이익은 15억원에 불과하다. 당기순손실액은 24억원에 달한다. 그나마 영업이익은 비용절감과 운영 효율화를 추진한 덕분에 전 분기 대비 179.4% 증가한 상황이다.

국내 최초 음원 서비스로서 21년의 역사를 가진 벅스지만 이러한 실적 부진을 단번에 만회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53만명에 불과한 MAU는 강력한 플랫폼 파워를 과시하는 유튜브 뮤직, 멜론, 바이브는 물론 통신사 고객 기반인 지니뮤직과 플로에 비해서도 적은 상황이다. 더구나 각 플랫폼들의 이용자 확보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다는 점도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무한경쟁에 돌입한 음원 플랫폼 업계에서 과거의 영광은 그 빛이 바래고 있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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