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마케팅 인사이트 2022] 대학내일 홍승우 센터장 “인플루언서블 세대인 Z세대, 그들의 디지털알고리즘”

‘디지털 마케팅 인사이트 2022’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주제는 디지털 마케팅에서 주류 세대로자리 잡은 MZ세대에 대한 분석이다. 앞서 오전 키노트 세션에서 스냅챗 장은희 헤드가 미국 Z세대 사용자 경험을 토대로 한 마케팅 솔루션으로서의 스냅챗을 이야기를 했다면 오후 세션 트랙1(Track1)에서는 대학내일 홍승우 센터장이 우리나라 Z세대 분석을 통한 트렌드를 짚어 냈다.

홍승우 센터장은 2010년 대학내일 에디터로 입사해 현재 대학내일과 뉴스레터 ‘캐릿’ 운영을 총괄하며 미디어센터장을 맡고 있다. 2019년 ‘밀레니얼과 일하는 방식’을 담은 <밀레니얼이 회사를 바꾸는 38가지 방법>, 2021년 <나는 생각하고 말하는 사람이 되기로 했다> 등의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인플루언서블 세대인 Z세대, 그들의 디지털알고리즘’이라는 주제로 우리나라 MZ세대가 드러내는 개별적인 특징과 그에 따른 분석을 소개하는 홍 센터장은 “캐릿을 통해 Z세대의 다양한 특징을 발견하고 있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인플루언서블 세대가 말하는 돈쭐내다의 의미는?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지만 최근 Z세대를 중심으로 한 신조어는 그 어느 때보다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과거에는 신조어에 대해 기성 세대들을 중심으로 부정적인 시선도 적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꼰대’라는 말을 듣기 싫은 부모세대를 중심으로 오히려 신조어 공부가 유행할 정도다. 홍 센터장은 “신조어 자체가 아니라 그것이 사용되는 상황과 방식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래퍼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에서 존중의 의미로 ‘샤리웃’이라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아요. 노래가 좋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널리 소문내라는 의미죠. 이것과 연결되는 표현이 ‘돈쭐내다’에요. 돈을 벌게 해주는 것과 혼이 날정도로 바빠지게 한다는 어쩌면 상반된 의미의 두 요소가 결합된 신조어죠. 중요한 것은 신조어 자체보다 이러한 표현들을 Z세대가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살펴보는 거예요. 돈쭐의 대상이 되는 곳은 결식아동을 생각해 꿈나무 카드를 안 받고 파스타를 무료로 주겠다는 파스타집, 양양 산불 진화작업을 지원하러 온 해남 소방대원들에게 닭갈비를 선물한 강원도 닭갈비집 등이죠. Z세대들은 이러한 행동이 옳다는 확신을 가지고 ‘착한 행동’이 실제 사회적 변화를 만든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이러한 Z세대의 경향은 콘텐츠 소비에서도 같은 맥락으로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 홍 센터장의 설명이다. 즉 ‘숨듣명(숨어 듣는 명곡)’과 같은 플레이리스트 중심의 음악 소개가 대표적인 예다. 좋은 콘텐츠를 발굴하려 하고 이것이 성공을 거두니 새로운 콘텐츠를 넘어 과거 놓은 좋은 콘텐츠를 살피는 경향이 Z세대들에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홍 센터장은 “이는 바로 Z세대의 독특한 경향 ‘인플루언서블(Influencerble)’과 연결된다”며 말을 이어갔다.

“Z세대들은 인플루언서는 아니지만 스스로 인플루언서인 것처럼 행동을 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의 영향력이 나 개인의 네트워크를 넘어 사회적 변화까지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믿는 거죠. 이런 일들은 디지털 공간에서 굉장히 많이 일어나요. 인플루언서는 아니지만 자기 소셜 채널을 통해 ‘협찬 환영’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합니다. 자신있게 협찬을 원하고 자신감을 드러내죠. 즉 연예인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에 굉장히 익숙한 것이 Z세대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런 Z세대들의 인플루언서블한 특징을 잘 이해하지 못하면 ‘관종’으로 오해하기도 하죠.”

이들은 마케팅과 어떻게 연결이 될까?

자신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말하는 것에 익숙한 Z세대들이 최근 격렬하게 반응한 대표적인 사례는 또 있다. 바로 ‘부캐’다. 이는 다시 이른바 ‘세계관 마케팅’과 연결된다. 즉 Z세대는 각자의 세계관을 설정하고 자신만의 부캐를 설정하는데 익숙하다. 이러한 설정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도 한다. 각각의 세계관에 설정된 부캐의 사회, 윤리적 법칙은 현재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가장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다.

“유산슬, 펭수로 시작된 부캐는 과몰입 환경, 주접과 연결되며 지속되고 있어요. 개그맨 김해준보다는 카페 사장 최준, 동대문 쿨제이, 온새미로 등 그 인물에서 파생된 부캐에 더 열광하고 있죠. 이러한 부캐 트렌드는 다시 과몰입 환경으로 상상플레이와 연결됩니다. 드라마의 설정을 뒤집는 설정으로 판을 바꾸는 거죠. 이건 Z세대에게 일종의 놀이가 됐어요. 그리고 과몰입을 뛰어 넘는 것이 주접이죠. 재미있는 것은 이 주접이 다시 반어법적 신조어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거예요. 칭찬과 비판의 기존 관념을 비트는 새로운 언어죠. 대표적인 예가 ‘허위광고’에요. 이들에게 허위광고는 과장 광고가 아니라 광고보다 실제 제품이 더 뛰어난 것을 의미하죠. ‘홍보팀이 일을 못한다’는 표현도 마찬가지에요. 이들에게는 제품이 뛰어나다는 의미로 쓰이는 거죠.”

Z세대는 디지털 알고리즘을 꿰뚫고 있다

홍 센터장은 이러한 현상을 종합하며 마케터들에게 의미심장한 사실을 언급했다. 무엇을 하든 Z세대들은 마케터들이 하고 있는 전략과 디지털 플랫폼의 알고리즘을 이미 상당부분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 센터장은 “이미 이러한 Z세대의 특성을 꿰뚫은 일부 브랜드는 이를 이용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며 빙그레의 마케팅용 캐릭터 ‘빙그레우스’를 예로 들었다.  

“빙그레우스를 노출하며 자사 제품을 캐릭터에 반영하고 있는 빙그레는 소셜 채널에서 언팔하라고 대 놓고 권하고 있어요. ‘어차피 기업 계정인거 알잖아’하면서, 언뜻 이해가 안되지만, 과거처럼 구독해주세요. 좋아해주세요 하던 것이 Z세대에게 통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전략을 바꾼 거죠.”

Z세대가 알고리즘을 꿰뚫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또 다른 사실은 온라인 광고를 활용하는 행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기성세대에게 광고는 스킵(Skip)을 해야 하는 허들일 뿐이지만, Z세대에게는 자신의 필요에 따라 이용해야 할 수단이라는 것이다. 홍 센터장은 “때로는 알고리즘의 특성을 고려해 자신이 원하는 진짜 정보를 찾기도 한다”며 Z세대의 특성을 설명했다.

“이들은 어차피 광고를 봐야 한다면 내가 필요로 하는 광고를 보겠다는 세대에요. 광고를 추천받기 위해 검색을 하죠. 또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을 때는 유튜브부터 인스타그램, 네이버를 적극적으로 탐색해요. 오히려 좋아요가 많지 않은, 즉 광고가 적용돼 있지 않은 게시물을 찾죠. 마케팅 장치를 피해서 내가 필요한 정보를 찾는 거예요. 즉 이들은 디지털 마케팅 알고리즘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 짜고 치는 판에 더 과몰입해 주기도 하는 성향을 보여요. 스스로 영향력이 있다고 믿고 광고의 타깃이 되기 보다 주체가 되려는 거죠.”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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