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열풍의 승자는 반도체 회사···구체적으로는?

지난해 12월 21일 바이두가 기자들과 공유한 이 비주얼에 따르면 바이두의 메타버스 개념 ‘시랑’은 ‘크리에이터 시티(Creator City)’에서 출발한다. 중국 최대 도시인 상하이는 5개년 개발 계획에 메타버스 적용을 장려하는 내용을 포함시키고 있다. (사진=바이두)

“엄청난 양의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하는 메타버스는 글로벌 칩 제조업체에게 이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 대한 열풍은 결과적으로 반도체 제조사를 ‘승자’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CNBC가 투자자문회사 모닝스타 보고서를 인용,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차세대 인터넷으로 불리는 메타버스는 지난해 10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대기업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변경한다고 발표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메타버스는 오큘러스 같은 가상현실(VR) 헤드셋을 통해 제어되는 3차원 아바타를 통해 인간이 상호 작용하는 가상 세계를 폭넓게 지칭한다. 메타버스를 통해 사용자는 게임, 가상 콘서트, 또는 라이브 스포츠와 같은 가상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투자자문회사 모닝스타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메타버스는) 칩 제조업체들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많은 작업들이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실시간 처리하는 것을 수반하기 때문에 관련 칩들은 TSMC, 삼성, 인텔에서만 가능한 고급 프로세스 노드를 사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모닝스타는 또 “좀더 작은 규모의 UMC, SMIC 및 글로벌파운드리같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들은 전력 관리 및 디스플레이 드라이버처럼 가치가 낮은 반도체 공급망 부분만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반도체 제조사인 엔비디아의 주가는 메타버스 기대감에 125% 급등했다. CNBC는 투자자들이 메타버스의 성공에 베팅하고 싶다면 매수해야 할 4대 핵심 종목 중 하나로 엔비디아를 꼽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가상 세계와 관련된 기술들이 등장함에 따라 대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웨이푹 DBS은행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 10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메타버스가 많은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 할 것이기 때문에 반도체 회사들은 명백한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동의하면서 “메타버스 승자는 기술 기업”이라며 말했다.

민간 은행 회사인 롬바르드 오디에는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고려할 수 있는 다른 주요 메타버스 인프라 지원 분야로는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비디오 게임 그래픽과 같은 ‘핵심 구성 요소’를 공급하는 회사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금없는 가상환경에서는 블록체인 기술, 암호화 화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 은행은 “예술품, 수집품, 밈 등 자산 소유권을 증명하는 디지털토큰인 ‘대체불가능한 토큰’(NFT)을 지원하는 블록체인은 디지털 콘텐츠 제작과 수익화를 위한 ‘흥미로운’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또 “이는 메타버스에서 창조된 예술 작품이나 자신의 창작물을 사용할 권리를 부여해 새로운 가상경제의 문을 열 수 있다. 이 영역에서 인간의 창의력은 사실상 한계가 없다”고 덧붙였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뿐만 아니라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도 메타버스를 위한 새로운 하드웨어(HW) 제품과 소프트웨어(SW) 서비스를 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중국이 메타버스에 크게 나설 조짐이다. 중국 최대 도시인 상하이는 5개년 개발 계획에 메타버스를 포함시켰다.

이 계획에는 “공공서비스, 기업 사무실, 소셜엔터테인먼트, 산업제조, 생산안전, 전자게임 등의 분야에서 메타버스 적용을 장려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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