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테크 인사이트②] ‘쿠키’가 사라지는 디지털 광고 시장, 대안으로 떠오르는 애드테크는?

  1. [애드테크 인사이트①] 개인 맞춤형 광고의 시작과 종말
  2. [애드테크 인사이트②] ‘쿠키’가 사라지는 디지털 광고 시장, 대안으로 떠오르는 애드테크는?
  3. [애드테크 인사이트③] 굿바이~ 애플·구글…맞춤형 광고 기술로 승부하는 애드테크기업은?

[AI요약]애플과 구글이 지속적으로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내세우며 쿠키 체제의 광고 생태계를 새로운 체제로 대체하려는 근간에는 디지털 광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목적도 존재한다. 이에 광고 업계에서는 쿠키를 대체하는 새로운 방식의 애드테크 기술을 개발하며 대응하고 있다.

애플과 구글이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내세우며 쿠키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광고 체제를 폐기하는 수순을 밟으며, 디지털 광고 업계는 혼돈 속에서도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애플은 앱추적투명성(ATT) 정책 도입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개인정보 강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21(WWDC21)에서 공개한 ‘프라이빗 릴레이’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는 iOS 기반 기기에서 웹서핑을 할 때 사용자 IP주소 대신 애플이 만든 임시 주소가 찍히게 하는 것으로 ATT와 마찬가지로 이용자 검색 데이터 활용을 제한하고 있다.

2023년 서드 파티 쿠키를 제한하겠다고 밝힌 구글이 대안으로 내세운 것은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다.
간단히 말하자면 서드 파티 쿠키를 활용해 일대일 타깃 광고를 해왔던 방식 특정 관심사를 가진 사용자 그룹의 브라우징 습관을 분석하고 광고주들에게 이들 그룹을 대상으로 타깃 광고를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럴듯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신들이 보유한 퍼스트 파티 쿠키 활용을 극대화해 광고 수익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는 전방위적으로 압박이 이어지는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를 표면적으로 내세우면서도 광고주에 대한 지배력을 높일 수 있기에 굉장히 영악한 조치라 할 수 있다.

구글의 방식을 다른 거대 인터넷 기업들에게 대입해봐도 결론은 다르지 않다. 애플을 비롯해 우리나라의 네이버, 카카오, 유튜브, 넷플릭스, 아마존 등 다른 회사들의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사 데이터만으로 광고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들에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는 것이다.

쿠키가 사라지는 시대, 디지털 광고의 대안은 무엇일까?

첫째, 애플과 구글이 만드는 새로운 생태계로의 편입

구글의 토픽스 API 소개 영상.

앞서 언급했듯 구글은 서드 파티 쿠키 차단 이후에도 광고 수익을 포기할 의도는 없다. 지난 2월에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크롬을 비롯한 안드로이드 OS에도 ‘프라이버시 샌드박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구글은 이를 통해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도 효과적인 맞춤형 광고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구글의 계획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존 ‘쿠키’의 대체제로 ‘토픽스 API’를 도입하는 것이 눈에 띈다. 민감한 개인정보 대신 이용자 관심사를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서드 파티 쿠키를 제공할 때와 달리 광고식별자도 필요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구글은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맞춤형 광고가 가능한 추적 기술의 베타버전을 올해 말까지 공개한다고 밝혔다. 서드 파티 쿠키 제공을 중단하겠다는 2023년과 절묘하게 시기가 맞아 떨어진다.

애플의 경우도 ATT 시행 이후 타깃팅을 위해 사용되던 광고식별자(IDFA) 대신 SKAD(SKAdnetwork)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는 ATT 시행으로 데이터 추적 동의 여부에 따라 광고 유무가 결정되는 것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이용자를 트래킹할 수 있는 프로토콜로 알려졌다. 복잡한 구성이지만,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애드 네트워크(광고 제공자), 소스 앱(앱 퍼블리셔), 광고주 앱 등 3자로 구성된 모바일 광고 생태계를 구성하고 이 3자간의 데이터 흐름을 애플을 통해서만 이뤄지게 하겠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기존 마케팅 파트너, 혹은 광고 파트너와 같이 광고 에이전시들이 애플의 광고 시스템 하에 종속되는 구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즉, 애플과 구글은 기존 개인정보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되던 각각의 광고 시스템을 스스로 폐기하며 주도권을 강화하고 더욱 폐쇄적인 새로운 광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 체제에 편입될 경우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광고 집행을 할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둘째, 애드테크 연합체 UID 2.0

UID(Unified ID) 2.0은 미국 인터넷 광고 협의체인 IAB(Internet Advertising Bureau)의 테크 랩 워킹그룹에서 더 트레이드 데스크(TTD)가 제안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UID(Unified ID) 2.0은 미국 인터넷 광고 협의체인 IAB(Internet Advertising Bureau)의 테크 랩 워킹그룹에서 더 트레이드 데스크(TTD)가 제안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다. TTD는 광고주 및 에이전시가 디지털 광고 캠페인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하는 글로벌 최대 독립 DSP(Demand Side Platform)다.

과거 디지털 광고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매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광고주와 매체 간에는 혼선을 정리해주는 중간 역할이 필요해 졌는데, 이를 ‘애드 네트워크’라고 했다. 여기에는 DSP와 더불어 대량의 데이터들을 수집·분석하는 플랫폼인 DMP(Data Management Platform)와 매체사에게 광고주를 매칭시키는 플랫폼인 SSP (Supply Side Platform) 포함돼 있다.

그간 쿠키를 활용한 광고 체제에서는 이들은 구글, 애플 등 대규모 인터넷 기업들과 공생 관계에 있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구글, 애플 등이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명목으로 시장 지배력까지 강화하려는 움직임 속에 개별 애드 네트워크들이 연합체를 형성한 것이다.

TTD는 87개(2020년 기준)의 애드 익스체인지(자동화된 광고 프로그램, 프로그래매틱(Programmatic)이라고도 한다), SSP와 연결돼 있고 자체 보유한 DMP와 어도비 등 237개사의 오디언스 데이터를 결합해 전 세계 광고 지면의 약 98%에 접근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TTD가 제시한 UID 2.0은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 광고 표적화를 보장하는 애드테크 프로젝트로 개인 동의를 토대로 광고ID를 직접 만들어 활용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이는 서드 파티 쿠키 대신 암호화된 이메일을 활용해 타깃팅하는 솔루션으로, 쉽게 말하자면 쿠키가 사용되는 자리에 암호화된 이메일이 들어가는 것이다. 사용자가 이용약관을 보고 동의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개인정보 논란도 피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 외에도 웹, 모바일 앱과 연결된 CTV(Connected TV)에도 동일한 ID를 활용할 수 있어 크로스 디바이스 타깃팅이 가능하며 사용자 데이터 역시 정확하고 방대한 양을 담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광고 방식은 매체사가 수집된 이메일을 UID 2.0 ID 서비스에 전달해 암호화된 식별자를 생성하고 이를 타깃팅에 활용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이때 ID를 해독할 수 있는 키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데이터 보호에 동의한 파트너사에 한정되며 이 해독키는 주기적으로 변경돼 안전하게 보호된다.

셋째, AI를 활용한 맥락 타깃팅

AI 기술을 접목한 맥락 타깃팅은 쿠키를 활용한 광고 체제를 넘어서는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맥락 타깃팅(Contextual targeting)은 아날로그 매체 광고에도 사용된 타깃팅 기법으로 방문자 데이터가 없이도 광고가 게재될 콘텐츠의 맥락에 맞게 광고를 게재하는 방식이다. 이를테면 경제면에 금융 광고, 스포츠면에 스포츠용품 광고를 넣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기법은 여러 조사를 통해 상당수의 소비자가 자신의 관심사와 맥락적으로 관련성이 있는 광고에 반응하는 확률이 높은 것으로 효용성이 증명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여기에 AI 머신러닝 기술이 접목되는 방식으로 진화하며 쿠키를 활용한 광고 체재를 넘어서는 대안으로 부각되는 중이다. 그 방식은 AI가 웹사이트 상에서 파악할 수 있는 키워드, 페이지 유형, 문구, 매체 채널 등을 비롯해 이용자가 쓰는 앱, 시간, 위치, 사용기기 등 공개된 간접 정보를 머신러닝으로 종합 분석해 맞춤형으로 광고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AI가 도입된 콘텐츠 마케팅과도 연결할 수 있다. 최근에는 머신러닝, 자연어 처리 등 AI 기술을 활용해 실제 콘텐츠를 생성하고 광고 전략을 수립하는 방식이 시도되고 있다. AI가 개인화된 콘텐츠를 제작해 짧은 이메일이나 카피를 작성하는 수준은 이미 상용화단계에 와 있고, 향후 기술이 더 고도화되면 길고 복잡한 콘텐츠 구성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넷째, 무료 광고 기반의 스마트TV

인터넷에 연결된 스마트TV는 광고 시청과 관련된 고객 데이터를 확보해 이를 맞춤형 광고에 적용할 수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애플, 구글에 대응해 디지털 광고 업계가 주목하는 또 다른 대안은 스마트TV다. 좀 더 구체적으로말하자면 그 중에서도 광고를 보는 대신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를 무료로 보는 FAST(Free Ad Supported TV)를 꼽을 수 있다.

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FAST가 활성화된 미국에서는 전체 인구의 47%가 이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FAST의 장점은 인터넷과 연결된 스마트TV라는 것이다. 즉 광고 시청과 관련된 고객 데이터를 자동콘텐츠인식(ACR) 기술로 확보하고 이를 인구통계, 관심사 등을 기반으로 맞춤형 광고에 적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넷플릭스 등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를 스마트폰이 아닌 스마트TV로 보는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TV를 통한 사용자 데이터 축적은 이제 초기 단계라는 점에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것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다음 회차에는 새로운 기술 개발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고 있는 애드테크 업계에 대해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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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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