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솔 메디블록 공동대표
의사들이 직접 만든 블록체인 기반 의료정보 플랫폼
메디패스-페너시아-닥터팔레트, 메디블록 유니버스 구현 위해 노력
“환자 개인이 중심이 되는 의료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 나아가 메디블록이 글로벌을 아우르는 의료정보 플랫폼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현재로서는 거대한 꿈이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나가다 보면 현실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메디블록은 환자 중심의 의료정보 플랫폼을 지향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2017년 이은솔·고우균 공동대표는 의사로 재직하던 시절, 병원의 낙후된 정보기술(IT) 시스템을 바꾸고 환자 중심의 의료 생태계 필요성을 느껴 함께 메디블록을 설립했다.
“지금까지 의료정보는 의사나 병원에 집중돼 있고, 환자는 전달받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환자는 자기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그걸로 의사와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생각에서 출발한 메디블록은 여러 기관에 흩어진 의료 정보와 스마트폰, 웨어러블 등에서 생산된 모든 건강정보를 통합해 환자에게 데이터 주권을 돌려주고자 하는 것이죠”
환자와 의사가 건강관리를 위해 소통하는 시스템
의료정보의 통합과 효율적인 관리 그리고 환자 중심의 의료정보 관리를 위해 메디블록은 메디패스, 닥터팔레트, 페너시아 3대 축을 구현했다.
2019년 출시한 메디패스는 개인건강기록(PHR) 솔루션이다. 환자 스스로가 개인의 의료·건강 데이터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비대면 의료, 제증명서 발급 등 보험사, 제약사, 약국과 다양한 외부 서비스를 구현해 나가고 있다. 현재 메디패스 앱은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총 8곳의 상급 종합병원과 연계돼 있지만, 앞으로 동네의원까지 더 많은 의료기관과 연계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워크 투 언(Walk to Earn)’ 서비스도 시작했다. 만보기 기능을 통해 앱 이용자가 일정 걸음 수 이상을 채우면 가상자산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걸음 수에 따라 현재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가상자산 메디블록(MED)을 받을 수 있다.
“동기부여가 된다면 즐겁고 꾸준하게 건강관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보상이 크지는 않지만 걸음 수만큼 코인을 주고, 이는 다시 메디블록 생태계 내에서 지불수단(의료비, 약제비, 보험료 등)으로 사용되게 할 계획입니다.”
메디패스가 환자를 위한 솔루션이라면 닥터팔레트는 의료기관을 위한 EMR 솔루션이다. 다만 기존의 설치형과 다른 클라우드 기반이다. 설치가 필요 없기 때문에 진료실은 물론 외부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진료기록이 많아지거나 컴퓨터 성능이 떨어져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필요할 때 어디서든 불러올 수 있다.
“닥터팔레트를 새로 도입하는 의료기관에서는 사용자 입장에서의 피드백도 주고 있습니다. 환자와 실시간 소통 기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처방 약의 올바른 복용법, 건강관리를 위한 운동 영상 링크를 보내 환자를 관리했으면 좋겠다는 거죠. 아직 관련 기능을 넣지는 못했지만, 닥터팔레트와 메디패스가 연동되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입니다.”
닥터팔레트를 쓰는 병원은 예약·접수·진료·처방까지 과정에서 생성되는 모든 환자 데이터를 메디패스와 연동할 수 있다. 닥터팔레트가 확산되면 의료기관끼리도 표준화된 정보를 쉽게 전달받을 수 있게 된다.
환자가 자신의 의료정보를 거래하는 세상
마지막으로 메디블록과 닥터팔레트의 중심에는 블록체인 플랫폼 페너시아가 있다. 페너시아는 데이터 유통을 위한 신원 및 데이터 인증 솔루션, 거래를 위한 가상자산 및 기술 인프라를 제공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이미 다수의 정부 과제를 통해 국내 대형 의료기관, 보험사와 공동연구를 진행한 하버드 부속병원(MGH),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등으로부터도 기술력과 효용성을 인정받았다.
“저희의 차별점이나 강점은 블록체인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페너시아는 DID(분산식별자, Decentralized Identifiers)를 통해 블록체인 DID를 저장하는데요. 이 DID를 이용하면 다른 개인 의료정보는 볼 수 없고 진본 여부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성인인증이 필요할 때, 만19세 이상 여부만 확인시켜주고 다른 정보는 보여주지 않는 식이다. 이를 활용하면 의료정보 소유자인 환자가 자기 의료정보를 관리하고 통제,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메디패스, 닥터팔레트, 페너시아 이 3개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메디블록이 그리는 최종 모습이 된다고 이 대표는 말했다. 여기에 환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거래할 수 있는 마켓플레이스도 구축한다. 여러 주체가 참여해 공동운영·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DAO(Decentralizes Autonomous Organization)를 지향하고 있다.
환자는 자신의 건강·라이프 데이터 등을 마켓플레이스에서 의료기관, 제약사 등에게 직접 거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메디패스가 갖춰야 할 기능이 100개라면 지금 10개 정도만 갖췄달까요? 이제 막 태어나서 성장하고 있는 만큼 남들이 해보지 않은 다양한 시도도 해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어느 정도 구현이 되고, 함께하는 의료기관 수도 늘어나면 이 네트워크를 해외까지 연결해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 가서 진료받을 때, 한국의 진료 데이터를 불러올 수 있는 그런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한편, 메디블록은 지난 2일 국내 병원 결제 솔루션의 50% 이상을 점유하는 더베스트페이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의료 헬스케어 플랫폼인 ‘닥터팔레트’와 ‘메디패스’에 비대면 간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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