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요약] 미국 뉴욕주 의회가 암호화폐 비트코인 채굴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비트코인 등 작업증명(PoW) 방식의 암호화폐 채굴 산업이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발생시키는 산업이라는 비판에 따른 조치다. 법안이 시행되면 뉴욕주는 블록체인 기술 인프라를 금지하는 미국 최초의 주가 된다.
2일(현지시간) CN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주 의회에서 통과된 법안은 작업증명(PoW) 방식을 채용한 채굴형 암호화폐에 대해 채굴 금지를 주된 내용으로 담고 있다. PoW 방식의 암호화폐는 비트코인(BTC)이 대표적이며, 현재 이더리움(ETH)도 올해 말 이더리움 2.0으로 넘어가기 직전까지 PoW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PoW 방식의 채굴형 암호화폐의 경우 채굴(암호해독)에 많은 컴퓨팅 자원과 전기를 소모하게 된다. 이러한 에너지 소모가 친환경 정책에 정면으로 어긋난다는 것이 법안을 발의한 뉴욕주 하원의원들의 설명이다.
주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됨에 따라 법안 시행은 캐시 호출(Kathy Hochul) 뉴욕주지사의 손으로 넘어갔다. 호출 주지사가 법안에 서명하면 암호화폐 채굴 금지 법안은 즉시 효력을 가지고 시행된다. 미국 최초로 암호화폐 채굴 금지 주가 되는 셈이다.
CNBC는 호출 주지사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 산업의 38%를 차지하는 미국의 위상을 고려할 때 섣부른 채굴 금지는 미국 전역에 반 암호화폐 정서를 확산시키는 도미노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업계의 반발도 거세다. 미국 내 디지털 자산 및 블록체인 산업을 대표하는 협회인 디지털 상공회의소(Chamber of Digital Commerce)의 페리안 보링 회장은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페리안 보링 회장은 "국가의 중대한 후퇴이며, 기술 및 국제 금융 서비스의 미래를 억누르는 악법"이라며 "해당 법안은 일자리 창출 정책에 역행하는 반 산업적인 법안이며 뉴욕주 경제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상자산 투자사 갤럭시 디지털의 채굴 담당 이사인 아만다 파비아노 역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뉴욕주가 다른 주들이 따를 수 있는 나쁜 선례를 만들고 있다"면서 뉴욕주지사의 거부권 행사를 권고했다.
미국 에너지 정보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뉴욕주 내 발전량의 1/3은 재생 에너지를 통해 얻는 것으로 파악된다. 재생 에너지는 로키 산맥 동쪽의 수력 발전이 대부분이며 원자력 발전소도 뉴욕주 발전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뉴욕주는 원자력 발전을 탄소 배출 제로 에너지로 간주하고 있다.
비교적 풍부한 발전량과 자원, 거래, 인력 확보가 손쉬운 덕분에 뉴욕주는 미국 내에서도 암호화폐 채굴 산업이 활발한 주에 속했다. 그러나 최근 채굴 금지법 추진이 알려지자 관련 산업의 이탈 현상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사 파운드리(Foundry)에 따르면, 뉴욕주의 비트코인 채굴 점유율은 지난해 최대 20%에 달했으나 2022년 5월에는 10% 수준까지 하락했다.
파운드리 측은 채굴업체들이 뉴욕주를 떠나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노스다코타, 텍사스, 와이오밍주로 옮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택사스의 경우 암호화폐 친화적인 환경, 저렴한 전기료와 토지 임대료, 우수 인재 유치 등 미국 암호화폐 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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