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요약] 마이크로소프트(MS)가 15일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 11 브라우저 버전 대부분에 대한 지원을 종료했다. 1995년 윈도우 95의 추가 패키지로 처음 서비스된지 27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빛 바랜 영광을 뒤로하고 사라지는 IE의 지난 시간을 돌이켜봤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15일 웹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IE)’ 11 브라우저 버전 대부분에 대한 지원을 종료했다. 1995년 윈도우 95의 추가 패키지로 처음 서비스된지 27년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IE는 2003년 무렵 95%의 점유율을 자랑하며 인터넷 시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후 크롬, 파이어폭스 등 경쟁자들이 등장하고, 스마트폰 등장에 따른 모바일 인터넷 시대가 도래하며 점차 쇠퇴해 갔다.
IE의 종료는 이미 2016년 MS가 새로운 웹브라우저 ‘엣지’를 선보이며 예고된 상황이었다. 우리나라 정부 기관은 물론 금융, 의료 등 각 분야에서는 최근까지 IE 의존도가 높아 비교적 오랜 기간 명맥이 이어졌다.
한편으로 경쟁 상대로 등장한 웹브라우저 중 IE의 위상을 이어받은 것은 크롬이었다. IE가 해킹에 취약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오랜 기간 이유모를 ‘IE 짝사랑’에 빠져있던 우리나라에서도 이용자 불편과 보안 이슈로 논란이 된 확장 프로그램 ‘액티브X’ 퇴출 바람과 함께 크롬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비록 빛 바랜 영광을 뒤로하고 IE는 사라지지만 향후에도 이어질 인터넷 역사 속에 오래도록 회자될 IE의 지난 시간을 돌이켜봤다.
PC 시대, MS의 절대 권력이었던 IE… 한 때 ‘끼워팔기’ 논란
지난해 5월 MS가 이달 15일을 기점으로 원도우 10 모든 버전에서 IE 지원 중단을 선언할 무렵 미국 매체 씨넷은 IE의 퇴출을 ‘마침내 관에 대못을 박았다’라고 표현했다. 이미 윈도우10 론칭 이전인 2015년부터 MS에서 “더 이상 익스플로러라는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IE는 도스 체제에서 윈도우 체제로 변화하는 큰 물결 속에 등장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PC가 보편화될 무렵부터 대부분의 사람들이 애용한 웹브라우저였다. 물론 초기에는 그보다 보름 앞서 등장한 강력한 경쟁자 ‘넷스케이프’도 있었다. 사실 경쟁자라기 보다 1996년 무렵까지는 넷스케이프가 IE에 비해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는 상황이었다.
상황이 바뀐 것은 MS가 OEM(주문자상표부착방식) PC업체들에게 윈도우를 공급하며 IE를 기본 탑재하면서부터였다. IE3 버전까지만 해도 웹브라우저 주류는 넷스케이프 내비게이터였다. 1997년 10월 IE4가 출시될 때에도 넷스케이프 네비게이터가 시장의 70%를 차지했다. 그러나 넷스케이프의 차기 버전 작업이 늦어지는 것과 맞물려 MS의 ‘끼워 팔기’ 전략이 성공하며, 1998년 무렵 시장 판도는 180도로 바뀌었다. IE가 시장점유율 70%로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방식을 적용한 MS는 ‘독점기업’, ‘악의 축’이라는 오명을 얻으며 미국 법무부로부터 ‘운영체제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남용했다’는 혐의로 제소를 당하기도 했다. 이는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빌 게이츠가 물러나게 된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브라우저 춘추전국시대 돌입, 스마트폰 등장과 함께 IE 시대 저물어가
MS의 ‘끼워 팔기’ 전횡으로 인해 사용자를 잃은 넷스케이프는 1998년 AOL에 인수됐다. 하지만 죽지 않았다. 이후 2004년 모질라 재단이 만든 오픈소스 브라우저 파이어폭스에 넷스케이프의 기술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파이어폭스는 한동안 절대 권력을 차지했던 IE를 위협하며 주목을 받았다.
그렇다고 브라우저 권력이 파이어폭스로 완전히 넘어간 것은 아니었다. 한번 사용하면 큰 문제가 없는 이상 계속 사용하게 되는 브라우저 특성 덕분에 이후에도 IE는 한동안 시장 우위를 잃진 않았다. 하지만 이후 2008년 강력한 경쟁자 크롬이 등장하며 브라우저 시장은 요동쳤다. 여기에 애플의 사파리도 야금야금 IE의 시장을 빼앗았다. 따지고 보면 그 즈음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IE 시대의 끝이 보이기 시작한 셈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IE의 쇠퇴를 빠르게 당긴 것은 2001년 처음 선보인 6버전이었다. 보안에 취약했고, 웹 표준을 따르지 않아 로딩 속도가 엄청나게 느리다는 단점 때문이었다. 불편함을 느낀 이용자는 이후 다양하게 선보인 경쟁 브라우저로 갈아타기 시작했고 브라우저판 ‘왕좌의 게임’에서 승리한 것은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 호환성과 안정성, 속도를 무기로 영역을 넓혀간 크롬이었다.
최근 글로벌 통계 사이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국내 브라우저 시장은 점유율 53.95%를 기록한 크롬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로는 모바일 접근성이 높은 사파리가 12.85% 삼성 인터넷이 12.77%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주목되는 것은 2017년 10월 정식 버전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토종 브라우저 네이버 웨일이 지난해 7.89%에서 올해 9.04%를 차지하며 두 자릿수 점유율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MS가 IE 후속으로 선보인 엣지의 경우 8.15%로 그 뒤를 잇고 있다. 기술지원을 종료하는 IE의 최종 버전은 11에서 멈췄다.
MS는 15일부터 지원을 종료하는 IE에 대해, 대다수 공공기관이나 기업들이 이를 대비해왔다. MS의 지속적인 지원 중단 예고 이후 웹사이트 지원을 크롬과 엣지 대응 체제로 전환했다. 일부 플러그인 역시 엣지 등 IE 외 다른 브라우저에서 정상 동작하도록 호환성 범위를 확대하는 조치가 대표적 사례다.
다만, 한국장학재단, SC제일은행 기업뱅킹 등 일부 웹사이트는 여전히 IE 전용으로 남았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엣지 브라우저의 'IE 모드' 설정으로 큰 문제없이 대응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MS는 1개월 간은 윈도우를 통해 IE 접근 시 자동으로 엣지 ‘IE 모드’로 넘어간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후에는 엣지 실행 시 우측 상단의 ‘설정 및 기타’ 버튼을 누르고 설정 페이지에서 ‘기본 브라우저 선택 이후 ‘사이트를 Internet Explorer 모드로 다시 로드할 수 있습니다' 설정을 허용으로 변경해야 한다. 이 기능은 오는 2029년까지 지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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