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 와디즈 CBO, ‘와디즈가 만드는 중소상공인 성장 방정식’

와디즈 비즈니스, 크라우드 펀딩만이 아닌 누군가의 새로운 도전을 촉진하는 것
일상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콘텐츠 마케팅의 실마리 찾는다
황인범 와디즈 CBO의 발표는 와디즈가 진행하는 크라우드 펀딩을 비롯한 와디즈 스토어, IP 지원 등의 내용으로 진행됐다. (사진=테크42)

테크42가 주최하는 '콘텐츠 마케팅 인사이트 2022' 컨퍼런스가 지난 6일 업계 관계자 및 각 기업 마케터, 홍보담당자들의 높은 관심과 함께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현장 참여 100명, 온라인 참여 300여명으로 총 참여자 400명이 넘는 규모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관심이 집중된 여러 발표 중 크라우드펀딩 비즈니스로 이름을 알리고 있는 와디즈(Wadiz)의 황인범 CBO(영업총괄이사)의 발표는 중소상공인의 성장을 지원하는 와디즈만의 사업 전략이 소개됐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도가 높았다.  

제품을 투자 보상으로 받는 리워드형 크라우드 펀딩의 오랜 숙제는 다름 아닌 ‘신뢰’라 할 수 있다. 투자자의 신뢰가 실망으로 바뀌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투자를 받는 중소상공인, 즉 메이커가 구상한 제품의 완성도 못지 않게 얼마나 롱런하는가 역시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와디즈는 투자를 비롯해 상품 홍보 기획 등 소상공인들이 가장 고충을 겪는 문제를 지원하며 비즈니스를 키워왔다.

2012년 5월 설립 이래 창업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 뿐만 아니라, 투자형 펀딩부터 직접 투자까지 가능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으로 성장한 와디즈의 성공 비결, 그리고 콘텐츠 마케팅 전략은 무엇일까? 초기 IT, 전자제품 등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들의 펀딩으로 시작해 최근 투자, 무형 콘텐츠, 항공권 등 다양한 분야로 프로젝트를 확장하고 있는 와디즈의 황인범 CBO의 이야기에 현장에 참석한 참여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와디즈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들을 어떻게 돕고 있는가?

'콘텐츠 마케팅 인사이트'에서 황인범 와디즈 CBO가 자사 지원 서비스를 통한 메이커 성공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테크42)

와디즈에서 펀딩 메이커 사업과 신사업을 포함한 사업 개발, 투자 등을 총괄하는 황인범 CBO는 성공 가능성이 있는 아이템을 보는 눈이 남다르다. 발표는 최근 5억원의 펀딩에 성공한 ‘진로소주 디스펜서’를 소개하며 시작됐다.

“진로소주 디스펜서라는 제품인데, 혹시 이 제품 쓰고 계신 분이라면 트렌디한 분이라고 인정합니다. 저희는 지난해 9월부터 펀딩이 끝난 메이커를 대상으로 ‘와디즈 스토어’라는 상시 판매 채널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론칭했는데요. 이 제품 역시 와디즈 스토어에 론칭을 했는데, 1시간 만에 완판되는 성과를 올렸죠.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 제품의 비하인드 스토리입니다. 재미있어 보이는 재품이지만 내용을 보면 디스펜서를 개발한 제조사, 진로 두꺼비 IP를 가지고 있는 진로, 그리고 저희 총 세 회사가 공동 개발 과정을 거쳤습니다. 지금부터는 와디즈가 가능성 있는 제품의 제조 단계부터 어떻게 성장시켜 나가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와디즈 펀딩과 IP 지원으로 만들어진 '진로 디스펜서' (이미지=와디즈)

진로소주 디스펜서와 같이 황 CBO는 자신만의 제품 아이디어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무수히 만났다. 과일가게 청년 참업자, 회사를 나와 본인만의 패션 브랜드를 만들려는 디자이너를 비롯해 자신이 잡은 해산물을 바탕으로 공연 콘텐츠가 있는 음식점을 구상하는 해녀 등이다. 황 CBO는 “와디즈에서 일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는 사람들의 콘텐츠가 도전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많이 알게됐다”며 그런 이들을 위한 와디즈의 역할을 설명했다.

“저와 와디즈 구성원들은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든다’는 미션을 가지고 일을 합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쉽진 않습니다. 와디즈는 펀딩 서비스만 제공하면 좋겠지만, 사실 도전하시는 분들은 필요한 게 대단히 많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펀딩 지원을 넘어 그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조금 더 잘 성장할 수 있게끔 추가 투자, 와디즈 스토어를 통한 판로 지원, IP 사업 등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황인범 CBO는 와디즈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는 메이커들의 비즈니스 성장곡선을 위와 같이 설명했다. (이미지=와디즈)

이러한 와디즈의 펀딩 지원은 일회성이 아닌 여러 차례 반복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황 CBO에 따르면 가장 많은 펀딩을 진행한 메이커의 경우가 130회에 달한다. 금액으로 가장 많은 펀딩액은 100억원에 달한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메이커들은 펀딩 이후 제품의 후속 유통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한다. 황 CBO는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와디즈가 시작한 것이 바로 와디즈 스토어와 풀필먼트 사업”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난해 9월 전까지는 성공 가능성 높은 메이커들이 와디즈 펀딩이 끝난 후 실패하는 경우를 많이 봤어요. 그래서 저희는 회원들에게 조금 더 많은 노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후속 판매, 유통에 대한 기회를 제공하는 채널로 와디즈 스토어를 론칭했습니다. 현재는 약 120개 정도의 메이커들의 상품 40억원 정도를 저희가 직접 매입 후 저희 와디즈 스토어와 배송을 통해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메이커들에게 ‘도전의 시간’을 마련해 드리는 거죠.”

메이커들의 제품에 날개를 달아주는 IP 지원

와디즈는 크라우드 펀딩을 넘어 다양한 스타트업 종합지원 플랫폼을 구축해 메이커들에게 '도전의 시간'을 마련해주고 있다. (이미지=와디즈)

아무리 좋은 메이커의 제품이라도 대형 제조사의 제품이 아닌 이상 브랜드 부재의 한계를 경험한다.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가 적용된 제품이라도 콘텐츠 확장성 차원에서는 대기업 제품과 경쟁이 쉽지 않은 것이다. 이에 황 CBO는 와디즈가 진행하고 있는 IP 지원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특정 메이커의 제품에 유명 캐릭터 IP가 지원되거나 브랜드와의 콜라보가 이뤄진다면 그 제품의 창의성은 대단히 높아질 수 있습니다. 하나의 상품이지만 여기에 새로운 사업 IP를 추가하면서 제품의 생명 주기가 좀 더 늘어날 수 있게 하는 것이 저희가 진행하는 IP 지원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현대차의 아이오닉에 들어갈 수 있는 메이커들의 가전제품을 개발하고 있죠. 또 저희는 디즈니와 서브 라이선싱 계약을 맺어 와디즈 메이커들에게 디즈니의 클래식한 캐릭터 IP를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나주곰탕부터 과일 등 원물 산지 직송까지

와디즈 펀딩과 판로 지원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낸 금성관의 사례. (이미지=와디즈)

와디즈의 펀딩 영역은 단순한 제품을 넘어 유명 곰탕 맛집, 제주도 감귤 등 식품, 농산물까지 확장되고 있다. 식당에서만 판매되던 곰탕의 온라인 판로를 개척해 주거나 즉석 가공식품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것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황 CBO가 제시한 대표 사례로는 서울 회현역 곰탕 맛집으로 유명한 금성관, 제주도 감귤 생산자인 아일랜드 박스 등이 있다.

“코로나19로 많은 음식점들이 타격을 받았죠. 금성관 역시 이전에는 줄을 서서 먹는 맛집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손님이 끊기는 상황을 맞이했어요. 그래서 서울 창업허브에서 지원하는 푸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 참여하셨고, 저희 와디즈 펀딩과 연결됐죠. 금성관의 곰탕으로 만든 즉석 가공식품은 초기 두 번의 펀딩으로 2900만원을 확보했고, 지금은 와디즈 스토어에서 2억개의 누적 판매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금성관 3호점 개설을 저희와 협의하고 있죠. 아일랜드 박스의 경우는 감귤을 새롭게 패키징하는 방식으로 대략 33번의 펀딩을 진행했습니다. 아일랜드 박스의 목표는 제철 식품과 정보 기술을 통해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에게 새로운 가치를 드리는 기술 기반을 스마트 유통이에요. 초기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서포터는 100명이었지만 현재는 누적 7000명 정도가 되고 있습니다.”

와디즈 펀딩을 통해 감귤류에서 수산물, 프리미엄 과일 구독으로 확장 중인 아일랜드 박스 사례. (이미지=와디즈)

이 외에도 황 CBO는 와디즈가 진행한 다양한 펀딩 사례와 지원 사례를 소개하며 “와디즈는 단순한 크라우드 펀딩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가 아닌 누군가의 새로운 도전을 촉진하는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이는 일상의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콘텐츠 마케팅의 실마리 찾는 와디즈만의 방식으로 진행된다. 발표 말미 와디즈가 추구하는 가치를 소개하는 황 CBO의 표정에 남다른 보람이 느껴졌다.

시작이라는 콘텐츠는 생각보다 날 것 그대로이고 순수하다.

완제품만으로 승부 보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메이커의 생각과 철학, 의지, 신념, 제조·제작 과정의 즐거움, 어려움, 느슨한 소속감과 왠지 모를 공감과 응원. 비슷한 제품을 팔더라도 제품에 담긴 이야기에 더 반응하는 시대다.

김광우 기자

kimnoba@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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