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초음파 영상 촬영은 안녕~ “스티커만 붙이면 알아서 척척”

기존 초음파 이미징 시스템은 방사능없이 안전하게 비침습적으로 몸속을 볼 수 있지만 이처럼 커다란 시스템을 사용한다. (사진=위키피디아)

누구나 일생에 몇 번은 초음파 영상 촬영을 하게 된다.
최초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 그리고 자라서는 내장이나 심장 이상 등을 체크하기 위해 내장 초음파와 경동맥 초음파 촬영 등을 해 보게 될 것이다. 초음파 영상 촬영은 의사에게 비침습적이고 안전한 방식으로 환자의 몸속 장기의 작동 모습을 보여준다.

문제는 현재 사용되는 초음파 영상 촬영이 병원과 진료실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커다란 부피의 전문적 장비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엔지니어들이 피부에 붙이는 스티커(패치) 방식의 새로운 초음파 영상 장치를 설계해 이 문제 해결의 첫발을 내디뎠다.

최대 장점은 작고 간단하다는 점이다. 훈련된 기술자가 환자 피부에 젤을 바르고 초음파 봉과 프로브(탐침)를 조작해 음파를 몸 안으로 유도할 필요도 없고 환자가 몸에 붙이기만 하면 영상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미 자원자를 대상으로 적용해 본 결과 몸속 깊은 곳에 있는 기관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또한 스티커는 자원자가 다양한 활동을 하는 동안 몸속 장기가 변화하는 모습을 또렷이 보여주었다.

사이언스지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각) MIT팀이 피부에 붙이면 48시간 동안 몸속 장기를 초음파로 지속 촬영해 전송해 주는 패치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패치에서 초음파가 몸속으로 쏘아져 몸속 장기를 보여준다

MIT 연구진이 스티커(접착 패치) 방식의 초음파 이미지촬영 장치를 개발했다. 작은 우표 크기의 이 장치는 피부에 달라붙어 48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신체 내부 장기 초음파 촬영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 현 단계에서는 아직 미흡하다. 이미지를 보기 위해서는 초음파 스티커를 반사음파 해석 기기와 연결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개발된 스티커만으로도 심장 모니터링 심전도계(EKG)처럼 사용할 수 있다. (사진=MIT)

이 피부에 붙이는 패치는 놀랍다. 작은 우표 크기의 스티커를 보고 싶은 몸속 장기 피부 위에 붙이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스티커에서 나온 초음파가 반사돼 환자의 심장, 폐, 그리고 다른 신체 깊은 곳에 있는 장기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스티커에서 나온 음파는 반사돼 환자의 심장, 폐, 그리고 다른 신체 깊은 곳에 있는 장기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만들어 48시간 동안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

현 단계의 이 초음파 영상 촬영 스티커는 아직 미흡하다. 이미지를 보기 위해서는 초음파 스티커를 반사 음파 해석 기기와 연결해야 한다. 연구진은 조만간 무선통신을 이용해 휴대폰에서 촬영 이미지를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다만 MIT 연구원들은 현재 형태에서도 스티커가 즉시 적용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이 장치는 심장 모니터링 심전도(EKG) 스티커와 비슷하게 병원 내 환자들에게 적용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초음파 모니터링 기술자가 장시간 프로브를 환자에게 고정시킬 필요 없이 환자 몸속 장기를 지속적으로 촬영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쉬안허 자오 MIT 기계공학 토목 환경 공학 교수는 “우리는 신체 상의 다른 위치에 몇 개의 패치가 부착돼 있고, 이 패치들이 부착자들의 휴대폰과 통신해서 필요에 따라 휴대폰 안의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이 이미지를 분석하는 것을 상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누군가가 몸에 몇 개의 몇 개의 패치를 붙이면 스스로 몸속 장기를 볼 수 있는 웨어러블 이미징(이미지 처리)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만일 연구팀의 현재 목표대로 이 스티커 장치들을 무선으로 작동시킬 수 있다면 초음파 스티커를 착용 가능한(웨어러블) 이미징 제품으로 만들 수 있다.

이렇게까지 되면 향후엔 환자가 병원에서 스티커를 붙이고 집에가고, 심지어 누구나 약국에서 반창고를 사듯 손쉽게 이 접착식 패치를 사서 붙일 수도 있게 된다. 이들은 초음파로 촬영된 자신의 몸속 이미지를 확인하는 그림도 그려진다.

젤을 바르고 프로브를 눌러 음파를 몸안으로 보내는 방식서 탈피

기존 방식은 기술자가 젤을 검사 대상 장기 위 피부에 바르고 장치를 사용했지만(왼쪽), MIT연구진의 새로운 방식은 초음파 스티커(오른쪽)를 붙이면 된다. 연구진은 이 장치를 더 발전시켜 무선통신으로 휴대폰과 연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휴대폰 내부의 AI기반 SW로 이미지 처리를 하고 분석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사진=MIT)

연구논문 공저자인 왕종허 MIT 대학원생은 “피부에 붙일 수 있는 MIT팀의 초음파 영상처리 도구는 향후 임상 진단에서 큰 잠재력을 가질 것이다. 반면 지금까지 나온 초음파 패치의 해상도와 영상 촬영 시간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며, 몸속 깊은 곳의 장기를 촬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왜 그럴까.
지금까지 초음파로 환자 몸속을 촬영해 이미지를 보기 위해서는 기술자의 손을 빌어야 했다.

기술자는 먼저 환자의 피부에 초음파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액체 젤을 바른다. 그런 다음 탐침 또는 변환기를 젤에 대고 눌러서 음파를 몸 안으로 보내면 내부 구조물에서 메아리친(반향) 음파가 다시 탐침으로 보내진다. 여기서 반향된 신호가 시각적 이미지로 변환돼 모니터에 나타난다.

일부 병원에서는 오랜 시간 초음파 이미지 촬영을 해야 하는 환자들이 피곤하지 않도록 로봇 팔에 부착된 탐침을 제공해 변환기를 제자리에 고정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이 때도 액체 초음파 촬영용 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흘러내려 건조되면서 장시간 영상 촬영을 방해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연구자들은 휴대 가능하고 몸속 장기의 희미한 윤곽 이미지를 제공하는 신축성 초음파 탐침용 디자인을 탐구해 왔다. 이 디자인에 따른 장치들은 신축성 있는 일련의 작은 초음파 변환기를 제공했는데, 이는 환자의 신체에 맞게 늘어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러한 실험적 디자인의 단점은 부분적으로 이들이 늘어나면서 저해상도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는 점이었다. 신체와 함께 움직일 때, 변환기가 서로 상대적으로 위치를 이동한 결과 이미지를 왜곡시켰다.

초음파 스티커 지속적 몸속 이미징 원리는?

MIT 팀의 새로운 초음파 스티커는 신축성있는 접착층을 단단한 변환기 배열과 결합해 더 긴 시간 동안 고해상도 이미지를 생성한다. 사진은 3D프린터로 스티커에 프로브를 인쇄하는 모습이다. 이러한 조합은 변환기의 상대적인 위치를 유지하면서 장치가 피부에 적합하도록 해 더 선명하고 정확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게 해 준다. (사진=사이언스X유튜브)

MIT 팀의 새로운 초음파 스티커는 신축성 있는 접착층을 단단한 변환기 배열과 결합해 더 긴 시간 동안 고해상도 이미지를 생성한다. 왕 연구원은 “이러한 조합은 변환기의 상대적인 위치를 유지하면서 장치가 피부에 적합하도록 해 더 선명하고 정확한 이미지를 생성할 수 있게 해 준다”고 설명했다.

이 초음파 장치의 접착층은 주로 음파를 쉽게 전달하는 수성 물질인 고체 하이드로겔의 중간층을 감싸는 두 개의 얇은 탄소중합체(실리콘 고무같은 합성 고무) 층으로 만들어졌다. 기존의 초음파 젤과 달리 MIT 팀의 하이드로겔은 신축성을 갖는다.

MIT 포스트닥인 첸은 “탄성중합체는 하이드로겔의 탈수를 예방해 준다. 하이드로겔이 수분을 많이 공급받을 때에만 음파가 몸속 장기에 효과적으로 침투해 고해상도 영상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단 탄소중합체 층은 피부에 달라붙도록 설계됐으며, 윗 층은 MIT 팀이 설계 제작한 견고한 변환기 배열에 부착된다. 전체 초음파 스티커의 크기는 작은 우표 정도인 약 2c㎡에 두께는 약 3mm다.

건강한 자원자 과도한 운동시 근육손상까지 보여줘

MIT 연구원들은 건강한 자원자들을 대상으로 목, 가슴, 복부, 팔을 포함한 몸의 다양한 부분에 초음파 스티커를 붙이는 일련의 테스트를 실시해 성능을 확인(사진)할 수 있었다. 사진은 경(頸·목)동맥 초음파 사진. (사진=사이언스X 유튜브)

연구원들은 이 스티커를 건강한 자원자들의 목, 가슴, 복부, 팔을 포함한 몸의 다양한 부분에 붙이고 작동시켜 일련의 테스트를 했다. 그 결과 주요 혈관과 심장, 폐, 위 같은 몸속 더 깊은 곳에 있는 장기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다.

스티커들은 48시간 동안 시험 대상자들의 피부 아래 구조들의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어 냈다. 스티커를 부착한 자원자는 앉기, 서기, 조깅, 자전거 타기, 역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활동을 실험실에서 수행했다. 스티커는 그동안 이들의 몸속에 있는 장기의 변화하는 모습을 포착해 보여 주었다.

연구팀은 스티커에서 나오는 이미지를 통해 앉았을 때와 서 있을 때 주요 혈관의 직경이 변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 스티커들은 또한 운동하는 동안 심장이 어떻게 운동하면서 모양을 바꾸는지와 같은 더 깊은 장기의 세부 사항들도 포착했다. 위가 팽창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술을 마신 이들의 위가 다시 위축되는 것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연구팀은 몇몇 자원자는 역기를 들 때 피부 아래 근육의 일시적 미세 손상을 나타내는 밝은 패턴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우리는 이미징을 통해 운동을 과도하게 하기 전에 그 순간을 포착할 수 있고, 근육이 아프기 전에 멈출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아직 그 순간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이제 우리는 전문가들이 해석할 수 있는 이미징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팀은 그 스티커들이 무선으로 작동하도록 만들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 이들은 또한 스티커의 이미지를 더 잘 해석하고 진단할 수 있는 AI 기반의 SW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자오 교수는 그런 다음 초음파 스티커를 환자와 소비자가 포장하고 구매할 수 있으며, 다양한 몸속 장기뿐 아니라 자궁 내 태아의 발달은 물론 종양의 진행을 감시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우리는 각각 신체의 다른 부위를 이미징하도록 설계된 스티커 상자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우리는 이것이 웨어러블 기기와 의료 이미지 처리에서의 돌파구를 보여준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그동안 꽤 다양한 웨어러블 장치가 나왔지만 오랜 만에 초음파 진단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꽤 수긍할 수 있는 편리한 웨어러블 방식의 의료 모니터링 장치가 등장한 것 같다.

이재구 기자

jklee@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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