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저는 어떤 방식으로 탐색할까?

라이프스타일을 기준으로 탐색 화면을 개선하자

리트니스는 코치와 실시간으로 운동할 수 있는 홈트레이닝 서비스를 2019년도 말부터 제공해왔다. 나는 팀에 합류했을 때부터 실시간 운동(real time)의 허들을 넘기 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아직도 보완하고 손 봐야 할 곳이 많은 프러덕트지만, 그중에서도 서비스 초기의 잔재로 남아 내 마음을 지속적으로 괴롭혀왔던 화면이 하나 있다. 무려 GNB 영역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 [라이브 일정 탭]의 화면이다.

공급자 중심적인 화면 구성

가장 먼저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공급자 중심적인 화면 구성이었다. 정말 불친절하게도(2년 전의 나, 반성해라) 개선 전 화면에서는 타임라인을 기준으로 앞으로 예정된 라이브 목록을 날짜별로 확인할 수 있게 되어있었다. 운동의 카테고리나 목적 혹은 부위라던지, 하다 못해 레벨(운동 강도)을 기준으로 클래스를 탐색할 수 있는 방법이 전무했다. 홈 화면에서 모든 클래스의 목록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는 영역이 존재했지만, 그래도 이 녀석이 나는 내내 마음의 짐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기쁘게도 2년여 만에 이 녀석을 손 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그래서 정말 까리한 탐색 경험을 만들어내고 싶었지만, 결과적으로 디자이너의 실험정신을 발휘하기보다는 기능에 충실한 화면이 만들어졌다.

(좌) 개선 전 화면 / (우) 개선 후 화면

유저는 어떤 방식으로 탐색하는가?

타임라인 순으로 클래스를 제공하겠다는 건, 지극히 공급자적인 관점이었다. 그렇다면 유저는 어떤 흐름으로 클래스를 탐색할까? 아마도 일부 유저는 ‘어떤 운동을 할까?' 물음표를 띄우며 탐색 화면을 접하게 될 것이다. 무슨 운동을 할지 고민하는 순간부터가 경험의 시작인 것이다.

그래서, 탐색 화면을 구성하기에 앞서, 실제 유저들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후기를 살펴보았다.

  • ‘맨날 실패하는 미라클모닝, 여기선 성공할 수 있을까?’
  • ‘퇴근 후에 짧게나마 코칭받으며 운동할 수 있을까?’
  • ‘집에서도 헬스장처럼 득근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라이프 스타일을 기준으로 클래스를 추천해준다면 어떨까?

여러분의 라이프 스타일은 어떤 모습인가요?

우선, 기존의 [라이브 일정]을 표시하던 타임라인 형태의 화면을 서브 탭으로 분리했다. 그리고 화면을 위아래로 구분하여, 각각 클래스를 탐색할 수 있는 영역과 클래스를 추천 받을 수 있는 영역으로 나눴다. 여기에 유저들이 공감할 수 있는 8가지 키워드를 선별하여 ‘어떤 고민을 하고 있나요?’라고 묻는 질문과 함께 카드 형태로 나열했다.

  • 집에서도 헬스장처럼 득근할 수 없을까?
  • 매번 실패하던 미라클모닝 성공하기 좋은 클래스는 없을까?
  • 길게 하는 운동이 부담스럽다면?
  • 고된 하루의 마무리로 좋은 운동 없을까?
  • 체형 교정하며 예쁜 몸 만들고 싶어
  • 잘 쉬는 것도 능력, 몸과 마음을 이완 할 수 있는 클래스는 없을까?

미라클모닝이나 득근, 몸과 마음의 이완 등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카드를 마련했다.

검색보다는 필터와 프리셋

카드를 선택해 클래스를 추천받을 수 있는 영역의 상단에는 필터를 이용해 클래스를 탐색할 수 있는 영역을 마련했다. 유저는 1) 필터를 이용해 클래스를 탐색하거나, 하단에 나열된 2) 카드를 선택해 클래스를 추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유저는 시간과 운동 종류(카테고리)를 필터링하여 라이브와 VOD클래스를 탐색할 수 있다.

사실 검색 기능이 필요할 만큼 클래스의 종류가 많지도 않았을뿐더러, 유저의 탐색 경험에는 일일이 텍스트를 타이핑하는 것보다는 필터나 카드를 선택해 내용을 확인하는 편이 피로도가 덜 할 것이라 판단한 것이다. 탐색 과정에서의 액션을 최대한 심플하게 가져가고 싶었다.

(좌) 필터로 탐색 / (우) 검색결과 화면 상단에 프리셋으로 표시되는 카드내용

검색 결과가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자

마지막으로, 검색 결과가 없는 경우에는 유저에게 어떤 경험을 줄 수 있을까?

24시간을 라이브 클래스로 커버할 수 없기 때문에, 특정 필터를 걸게 되면 추천 라이브 클래스가 표시되지 않는 케이스가 나타난다. 이때, 단순히 ‘검색 결과가 없다'라고 안내하지 않고 뭐든 경험을 이어나가고 싶었다.

그래서 검색 결과가 없는 경우, 클래스 개설을 건의할 수 있도록 [클래스 수요 조사] 화면으로 이동할 수 있는 버튼을 배치했다.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유저가 무의미하게 이탈하는 것보다는 무엇이라도 유의미한 지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액션으로 이어졌으면 했기 때문이다.

클래스 탐색과 추천 그리고 탐색 결과가 없는 경우의 경험까지 한 흐름으로 개선할 수 있어서 기뻤다. 2년 넘은 묵은 빚을 어설프게나마 청산한 듯한 기분이 들어 개운했다. 나중에 우리 팀에 디자이너가 더 늘게 되면, UXUI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동료 디자이너가 생긴다면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 수 있겠지. 모든 프러덕트의 1인 디자이너들 화이팅

본 글의 원문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두부언니

mm2@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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