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가 바라보는 '메타버스, 블록체인, NFT' 투자 동향은?

[AI요약] 지난 주 개최된 ‘Metaverse X NFT Insight 2022’에서는 컨퍼런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VC가 바라보는 MBN(Metaverse, Blockchain, NFT)’이라는 주제로 윤희경 카익투벤처스 대표, 김형진 수이제네리스파트너스 파트너, 황라열 힐스톤 대표 등이 모여 MBN 업계의 투자동향을 진단하는 토론 시간을 가졌다. 윤 대표와 김 파트너는 전통적인 비즈니스 분야의 투자를 진행해 온 전문가인 반면 황 대표의 경우는 블록체인 분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의 연 이은 자이언트스텝을 비롯해 연일 신저가를 갱신하고 있는 증시 상황은 블록체인 기반 신산업 분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가상자산 업계는 하락장을 이어가는 주식 시장과 동조화 현상까지 보이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MBN(Metaverse, Blockchain, NFT)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 이들 업계 역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동력 마련을 위해서도 투자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최근 개최된 ‘Metaverse X NFT Insight 2022’에서는 컨퍼런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VC가 바라보는 MBN(Metaverse, Blockchain, NFT)’이라는 주제로 윤희경 카익투벤처스 대표, 김형진 수이제네리스파트너스 파트너, 황라열 힐스톤 대표 등이 모여 MBN 업계의 투자동향을 진단하는 토론 시간을 가졌다. 윤 대표와 김 파트너는 전통적인 비즈니스 분야의 투자를 진행해 온 전문가인 반면 황 대표의 경우는 블록체인 분야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 좌장을 맡은 윤 대표는 “맥킨지에서 세계 각국 3000명 이상의 소비자와 450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2030년까지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5조달러에 이른다는 예측이 나왔다”며 “이러한 메타버스의 급성장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도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블록체인 기술 기반 NFT, 다오(DAO, 탈중앙화 자율조직), 디파이(De-fi, 탈중앙화금융) 등 다양한 콘셉트 및 기술로 진화가 있었다”는 말로 토론의 물꼬를 텄다.

이러한 급격한 성장은 메타버스의 가능성을 점치며 시장에 도전하는 창업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도전자들이 많아지는 만큼 VC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 역시 당연하다. 이를 바라보는 황 대표의 시각은 일단 호의적이다.

황 대표는 “수익률을 놓고 봤을 때 크립토 관련 수익률은 아직까지도 꽤 양호하다고 보고 있다”며 “확신할 수 없지만, 내년부터는 다시 상승장이 올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보고 활발한 투자를 진행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VC들이 관심을 가지는 기술은 무엇?

‘Metaverse X NFT Insight 2022’에서 컨퍼런스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VC가 바라보는 MBN(Metaverse, Blockchain, NFT)’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패널토론 현장. (왼쪽부터)윤희경 카익투벤처스 대표, 김형진 수이제네리스파트너스 파트너, 황라열 힐스톤 대표. (사진=테크42)

본격적인 토론에 들어가며 좌장을 맡은 윤 대표의 제안으로 MBN 분야에서 각 VC별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술을 두고 이야기가 이어졌다.

우선 황 대표가 꼽은 분야는 금융 영역이다. 황 대표는 “블록체인 자체의 기본 철학이 기존 금융 산업에 대한 반발이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향후 이쪽에서 굉장한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고 확신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형진 파트너의 경우 “NFT나 크립토 월드에 투자를 해 본 적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한국의 메타버스 스타트업이 글로벌로 스케일업하는 곳이 많아 충분히 시간이 있으면 (성공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윤 대표 역시 “이 분야가 정말 어렵게 느껴지긴 하지만 메타버스라는 초월 색의 공간 내에서 각 개인들, 특히 요즘 어린 학생들이 각자의 경험을 굉장히 능동적으로 공유하며 세상에 없던 직업을 만들어 내고 창의적으로 수익모델을 만들어 내는 게 놀랍다”며 “열심히 지켜보면서 다음 10년을 이끌어 갈 차세대 주자를 찾으려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고 김 대표의 의견에 동의의 뜻을 밝혔다.

토론이 본격화되자 점차 구체적인 주제가 언급됐다. 윤 대표가 각 패널들에게 “VC 입장에서 메타버스 등 MBN의 투자 동향에 대해 얘기해보자”고 운을 떼자 김 파트너는 “MBN 분야를 비롯해 캐릭터까지 포함했을 때 서울에 계신 분들이 글로벌 한 상황을 느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답을 했다.

김형진 파트너는 글로벌 VC들이 한국 MBN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딜소싱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사진=테크42)

김 파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VC들이 서울의 MBN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직접 ‘딜소싱(deal sourcing, 잠재 투자 대상 기업을 발굴하는 행위)’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파트너는 “투자자 네트워크에서 나오는 얘기로는 보통 투자 시 ‘투자 심의’라는 절차를 거치는데, 한국의 메타버스 업체의 경우는 입금부터 먼저 하겠다는 거래도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미 크립토 시장이 열리면서 국경에 대한 의미는 없어졌다”며 “제가 싫어하는 말 중 하나가 메타버스가 유행하니 ‘K-메타버스’라는 식의 한국형을 붙이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을 보탰다. 또한 황 대표는 “전통적인 영역에 비해서는 코인이나 NFT는 아직 시장이 굉장히 작은 편이고, 글로벌 전체 시장으로 봤을 때 한국 시장은 더욱 작다”며 “글로벌 시장과 비교했을 때 한국은 수년간 가장 고립된 국가, 해외에서 사업을 하지 않는 국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적인 VC 업계가 MBN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

한국 시장의 또 다른 고질적인 문제는 기술의 발전 속도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문제는 이번 패널 토론을 통해서도 다뤄졌다. 윤 대표는 “전통적인 VC 입장에서 투자 시 코인 즉 가상자산 연계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일체 투자를 하지 않는 묵시적인 분위기가 있다”면서도 “최근 좀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에 황 대표는 “일단 한국 시장에 대해서 ‘단언코’ 말할 수 있는 것은 금융 쪽에서 만큼은 전 세계 최악이라고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며 “금융 쪽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전반적인 산업이 살아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황라열 대표는 한국 MBN 분야의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규제로 인한 문제가 선결되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사진=테크42)

황 대표가 지적하는 가장 큰 문제는 다름 아닌 ‘규제’다. 황 대표는 “규제 관련 된 부분들이 풀릴 생각이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크립토 펀드에 투자를 진행하면 할수록 불법의 영역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황 대표는 “제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는 선에서는 활성화되기 어렵고 개인적으로는 이 부분에 대한 기대를 이젠 포기한 상태”라면서도 “세계적으로 투자 동향이 크립토로 넘어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황 대표에 따르면 기존 투자 형태를 넘어 개개인들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렸음에도 방법을 모르거나 어려워서 투자를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황 대표는 “잘 관찰하고 스터디를 하며 관심을 가지다 보면 기회가 열릴 수 있지만, 손 놓고 있다가는 결국 여기에 밝은 친구들이 이 분야를 독점하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황 대표의 토로에 가까운 의견에 대해 김 파트너는 “200% 공감한다”면서도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등 정부의 관료 분들이 나름 굉장히 많은 연구와 스터디, 경험을 쌓으며 준비하고 있다고 간접적으로 듣고 있다”며 조금은 더 낙관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파트너는 “진행이 빠르지 않아 답답함은 있지만 정부 관료들이 능력 있는 분들이라 기대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며 “속도가 느리다고 하지만 한편으로 몇 년 전 영화에서나 볼 수 있던 것들이 우리나라에서도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에서는 가상자산의 기축통화화 되고 있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둘러싼 이슈, VC로서의 애로사항,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는 과정 등의 주제에 대한 다양한 의견 교환이 이어졌다. (사진=테크42)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기존 투자 시장과 다른 투자사와 기업 간의 입장 차이를 명확히 이해해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전통적인 영역에서 투자사가 특정 기업에 투자를 할 때는 한배를 타는 입장이지만, 코인과 NFT가 적용 될 경우 투자사가 수익을 보기 위해서는 기업이 코인의 가격을 가장 높게 책정했을 때 투자사는 보유한 코인을 팔아야 하는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코인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고 기업은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윤 대표를 비롯한 패널들은 한 목소리로 “이런 사항을 미리 알아 두는 것이 혼란을 방지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 외에도 토론에서는 가상자산의 기축통화화 되고 있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둘러싼 이슈, VC로서의 애로사항,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는 과정 등의 주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어졌다.

종합해보면 토론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부분은 MBN 분야 투자를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인 시스템 확립을 통한 정보의 불균형이 해소되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는 개인 투자자가 진입하기에는 조금 이르다는 말과 같다. 황 대표의 경우 “아직까지 블록체인 쪽은 너무 초창기고 룰들이 없기 때문에 개인들은 100전 100패”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즉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은 필요하지만 코인 등으로 주변 사람이 돈을 벌었다고 해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묻지마 투자’를 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말이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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