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앱 가격 돌발 인상에 시장 '들썩'… 후폭풍은?

[AI요약]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애플의 앱 및 앱 내 구입 가격 인상 정책으로 인해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이용료 인상 후폭풍 조짐이 심상치 않다. 업계에서는 이를 미국의 자이언트스텝으로 인해 환율이 요동치고 있는 국가를 대상으로 했다고 보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애플 앱마켓 이용자가 부담하는 앱 가격은 평균 20~25%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 상승폭이 환율 상승 폭보다 높다는 점이다.

최근 애플은 다음달 5일 자사 앱마켓의 앱 및 앱 내 구입 가격 인상을 전격 발표했다. (이미지=픽사베이)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애플의 앱 및 앱 내 구입 가격 인상 정책으로 인해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 이용료 인상 후폭풍 조짐이 심상치 않다. 애플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자사 개발자 홈페이지를 통해  유럽존 국가(유로화를 쓰는 국가)와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구글을 둘러싼 인앱결제 강제 정책 여파가 여전히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의 이와 같은 기습적 가격 인상은 또 다른 충격파를 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이와 같은 가격 인상은 미국 등을 제외한 유로존 국가와 일부 아시아 국가에 국한됐다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일부 아시아 국가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베트남 등이다.

애플은 공식적으로 가격 인상 이유를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자언트스텝으로 인해 환율이 요동치고 있는 국가를 대상으로 했다고 보고 있다. 즉 유로화, 원화 등의 가치가 떨어지며 달러로 환산 시 앱 및 인앱결제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자 애플이 이를 보전하기 위해 가격인상이라는 강수를 뒀다는 것이다.

우방이라지만… 경제 앞에서는 피아 식별 없다

미국은 자국의 고물가 상황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강달러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세계 각국의 통화 가치를 급락 시키고 있다. (이미지=픽사베이)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미국의 연 이은 자이언트스텝으로 각국의 환율은 요동치고 있다. 우방이라고 강조하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 역시 통화가치가 급락하며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지속되는 미중 무역전쟁의 상황 속에서 국제 정세는 불확실성이 커지며 저마다 자국의 이익에 골몰하는 입장 변화를 보이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최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국 기업인 애플의 이익 보전을 위한 기습 가격 인상에 직면한 셈이다.

자유시장경제를 내세우는 미국의 논리는 직접적이고 단순하다. 자국의 고물가 상황이 심각해지자 우방에 피해를 줄 수 있는 대대적 금리 인상을 거리낌 없이 진행한다. 한국 기업들의 자국 투자를 독려하는 반면 자국 기업이 각 국가에서 제제를 받는 상황이 되면 ‘무역 마찰’을 들먹이며 압박을 서슴지 않는다. 넷플릭스와 구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들 글로벌 빅테크들은 한국 시장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지만, 정작 한국의 법과 제도는 인정하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애플의 기습 가격 인상은 그러한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하고 있다.

‘손해는 보지 않겠다’는 애플의 가격 정책

최근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구글 인앱결제 강제 정책에 따른 논란이 부각됐다. 하지만 애플의 경우 구글에 비해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 외에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우선 애플은 앱 가격을 개발자가 정하게 하는 구글과 달리 자사가 정한 가격표를 선택하게 하고 있다. 달러화를 기본으로 1티어는 0.99달러, 2티어는 1.99달러로 각 단계별 1달러를 추가하는 식이다.

즉 달러화가 아닌 자국 통화를 쓰는 나라의 경우 환율 변동에 따라 애플이 정한 가격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에서 과거 애플의 앱마켓 내 1티어 앱의 가격은 1200원이었지만,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한 지금은 1500원을 내야 한다. 이로 인해 한국 시장에서 애플 앱마켓 이용자가 부담하는 앱 가격은 평균 20~25%가 오르는 셈이다. 이는 환율 상승 폭보다 높다.

불과 보름 남짓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발표된 애플 앱마켓의 가격 인상으로 인해 게임을 비롯한 각 앱들은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이미지=애플 앱마켓 홈페이지)

그렇다면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
일본의 경우 인상 폭은 30~35%, 유로존 국가들은 8~10% 정도의 인상된 가격이 인상된다. 인상폭으로 봤을 때 일본>한국>유럽 순이다. 이는 달러화 대비 급격한 자국 통화 가치 하락을 겪고 있는 국가 순서와 동일하다.

문제는 이러한 애플 앱마켓의 인앱 결제 가격이 이미 물가상승률을 넘어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는 점이다. 앱 분석기관 ‘앱토피아’에 조사에 따르면 애플 앱마켓의 평균 인앱결제액은 지난 7월 기준 전년동기대비 40%가 오른 상태다. 반면 동기간 구글 앱마켓의 인앱결제액은 9% 상승에 그쳤다. 이에 대해 앱토피아 측은 애플의 인앱결제액 인상 요인으로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 때문으로 보고 있다. ATT 시행 이후 이용자 개인정보 확보가 쉽지 않고 새로운 이용자를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앱 개발사와 퍼블리셔 등이 인앱결제 가격을 올렸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이런 애플의 가격 인상이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빅테크를 비롯한 우리나라 IT 업계 전반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넷플릭스는 지난해 11월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고 최근에는 구글 인앱결제 영향으로 구글 앱마켓 입점 앱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게임 업계다. 애플의 가격 인상이 불과 보름을 앞두고 전격 발표된 상황이라 대응이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근 게임사들의 과금 모델에 대한 이용자의 반발이 적지 않았던 사례가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에 게임업계는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 마련에 나선다는 입장이지만, 뾰족한 수는 없어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과 양대 산맥을 이루는 애플의 가격 인상인만큼 직접적인 불만을 제기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한다고 하지만, 결국 게임 앱 역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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