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남은 시총 4000억달러까지?···결정적 메타버스 패인 5가지

올해 38세인 마크 저커버그는 10년 내 10억 명의 사용자를 자신이 만든 ‘뉴 호라이즌’이라는 가상 현실(VR)로 끌어들여 ‘하루 수천억 달러(수백조 원)의 디지털 상거래’를 실현하려 하지만 갈 길은 멀기만 하다. 1조 달러였던 메타버스 시총이 거의 60%나 하락해 4000억달러가 됐다. 이는 저커버그의 재산 감소로 이어져 그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20명 중 한 명에서도 빠지게 됐다. 메타의 이 기록할 만한 불황의 원인에는 애플의 아이폰사용자에 대한 프라이버시 강화에 따른 광고 수입 감소, 그리고 경이적 성공을 거둔 중국의 틱톡 등의 강한 압박을 받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급기야 뒤숭숭한 회사 분위기 속에 최근 메타의 주요 메타버스 명소인 호라이즌 월드의 월 방문자 수가 20만 명 미만으로 급감했다는 내부 문서까지 유출됐다.

어쨌든 마크 저커버그가 온힘을 기울여 추진한 메타버스 ‘뉴호라이즌’이 잘되면, 아니 소비자들의 호응이라도 받으면 좋을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저커버그로선 주가하락보다도 전세계에서 터져 나오는 ‘뉴호라이즌’에 대한 반감이 더 속쓰릴지 모른다.

데일리메일 등은 전문가들을 인용, 뉴호라이즌이 인기를 끌지 못한 이유를 크게 5가지 정도 지적했다. 최근 나온 내부 직원의 주장은 모호한 부분이 있지만 외부의 지적은 더 구체적이고 따갑다. 즉, 헤드셋의 하드웨어적 기능, 프라이버시 침해 의구심, 어설프게 구축한 메타버스, 청소년에게 여전히 위험한 세상인 점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를 상정하고 만든 점 등은 외부요인이다. 부분별로 살펴본다.

비싸고 무거운 헤드셋···2시간 사용하려고 2시간 충전

1▲메타의 재앙적인 주가 추락중 중 많은 요인에는 저커버그의 뜨거운 메타버스에 대한 열정실리콘밸리 투자자들과 다른 사람들이 호응하지 않는다는 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페이스북)

최근 발표된 비싸고 다소 무거운 헤드셋에 대한 불만부터 시작해 보자.

그것은 퀘스트 프로라고 불리는 큰 스키 고글처럼 보이는 새로운 가상 현실(VR) 헤드셋이다.

이 헤드셋에는 1,499달러(약 216만원)라는 엄청난 가격이 매겨졌다. 기존의 400달러(57만원)짜리 퀘스트가 이만큼 크게 올랐다면 거의 300% 가까이 오른 셈인다.

그렇다면 뭐가 어찌됐든 소비자들로선 그에 걸맞은 기막힌 성능 향상 기대치를 기대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최근 메타가 발표한 퀘스트프로 헤드셋은 메타버스에 접근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을 제공하긴 하지만 그러한 약점을 커버할 만큼은 아니라는 시각이 두드러진다.

즉, 헤드셋 배터리가 2시간까지만 지속되는 데다 재충전하는 데도 2시간이 더 걸린다. 사용자들이 원한다고 해도 이런 문제가 있는 한 아무도 그곳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된다.

헤드셋의 “프라이버시 침해” 의구심

메타의 커버 이미지. (사진=메타)

어쨌든 이 헤드셋의 추가된 기능에는 이전엔 볼 수 없었던 메타가 자랑스레 소개하는 특징이 있다.

헤드셋 안을 둘러보면 ‘현실적으로 물리적 환경과 가상 요소를 결합’할 수 있는 인상적 기술이 있다. 즉, 헤드셋 내부의 센서는 착용자의 얼굴에 맞춰져 안구의 움직임을 추적할 뿐만 아니라 모든 근육 경련을 감시하기 때문에, 그것은 그들이 웃고 있거나 인상을 찌푸리고 있을 때를 감지하고 그들의 아바타가 그 뒤를 따르도록 보장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오히려’ 문제가 되고 있다. 이를 사용해 본 리뷰어들로부터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한 의심과 두려움을 사고 있는 것이다.

많은 첫 번째 퀘스트 프로 리뷰어들의 즉각적 반응은 “이 기분 전환 기술이 단순히 사용자를 염탐하고 그들이 메타버스 안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한 회사의 또 다른 은밀한 시도인지”를 묻는 것이었다.

회의론자들은 아직 확신하지 못하는 가운데 메타는 공식적으로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과거 스캔들에 휘말린 페이스북이 사용자들로부터 얼마나 신뢰받지 못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그도 그럴 것이 저커버그의 페이스북은 여전히 과거 트럼프 대선때 트럼프 대선 캠프 참모가 고용한 영국 컨설팅 회사(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스캔들을 묵인내지 방조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 스캔들은 이 영국 회사가 페이스북 써드파티앱을 통해 사용자 정치성향 정보를 수집한 후 이 개인정보를 트럼프 데산 캠프 측에 제공한 사건이다.

떨어지는 완성도···그래픽 조잡하고 놀거리도 없다

메타버스의 완성도에 지적도 메타로선 뼈아프다. 저커버그 아바타는 세 번이나 다시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메타버스내의 허리잘린 아바타 완성도를 지적하기도 한다. 놀거리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진=메타)

그러나 기대치를 밑도는 하드웨어와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문제가 저커버그의 메타버스에서 제기된 유일한 비판은 아니다.

즉, 메타버스 ‘뉴호라이즌’의 그래픽이 여전히 1990년대의 비디오 게임에 있는 것만큼이나 원시적인데다 메타버스에서 할 일이 너무 적어서 애초에 모험을 하는 것이 별로 의미가 없어 보인다는 불평까지 나온다.

어떤 상황이길래?

무엇보다도 메타버스 세상 내부의 완성도와 관련한 문제는 마크 저커버그 아바타에 대한 지적과 메타의 반응에서 단적으로 드러났다.

마크 저커버그는 종종 불길한 로봇처럼 생겼다는 비난을 자주 받아왔다. 메타 기술자들이 만든 저커버그 아바타가 광범위한 비웃음을 샀을 때 결코 길한 징조는 아니었다. 심지어 “그것은 저커버그를 고정된 미소와 넓은 녹색이지만 생기없는 눈을 가진 그를 아기, 또는 아마도 도자기 인형처럼 보이게 했다”는 지적까지 나왔다. 소셜 미디어(SNS)에서는 조롱반응이 폭발했다. 이미 인터넷의 미래에 대한 승패를 걸고 메타버스에 수백억 달러를 쏟아붓고 있는 저커버그가 결국 자신의 아바타를 업그레이드하게 만들었다. 이 회사 내부 관계자는 최종 대체자가 선택되기 전에 저커버그의 얼굴의 40가지 버전을 만들었다고 했다. 메타 수장의 두 번째 아바타 역시 불안해 보였다. 그래서 메타는 결국 세 번째 저커버그 아바타를 공개하기에 이르렀다.

좀더 사용자들의 불만 범위를 확대해 보면 저커버그 아바타 문제는 단순한 해프닝일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뉴호라이즌 방문객들은 기본 헤드셋에 400달러를 지불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첫 달 이후에는 핫걸 썸머 루프탑 풀 파티(Hot Girl Summer Rooftop Pool Party)와 머더 빌리지(Murder Village)와 같은 산만한 집합의 가상세계의 사이트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들의 일반적인 불만은 사소한 기술적 장애가 끝임없고, 그 안에서 할(놀) 일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내부 문서에 “빈 세상은 슬픈 세상이다”라고 언급됐을 정도다.

저커버그가 내세우는 메타버스는 더 이상 단순히 컴퓨터를 응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컴퓨터 안에 있는 것처럼 느끼며, 실제와 함께 존재하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3D 시뮬레이션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그 저커버그의 뉴호라이즌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여주고 있다는 생생한 지적이 나온 것이다. 저커버그의 가슴이 무너져 내릴 수 밖에 없다.

뉴호라이즌?···13세 이상에게도 너무나 위험한 세상

아동 복지 운동가들은 젊은 사람들이 실제 목소리로 말하고 따라서 포식자들로부터 나이를 숨길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이 메타버스 내 학대에 훨씬 더 취약하다고 경고한다. (사진=메타)

또다른 문제도 거론된다.

메타버스에 들어간 사람들은 공식 최소 사용자 연령인 13세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많은 사용자가 분명히 어린 아이인지를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시스템인)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아동 복지 운동가들은 젊은 사람들이 실제 목소리로 말하고 따라서 포식자들로부터 나이를 숨길 수 없기 때문에 이들이 메타버스 내 학대에 훨씬 더 취약하다고 경고한다.

메타는 사용자들에게 “디즈니 수준의 안전”을 원한다고 주장하지만, 방문객들은 그 곳이 절제력이 거의 없는 무서운 곳이라고 보고한다.

일례로 인기 있는 유튜브 방송인 에단 클라인은 지난달 메타버스에서 세션을 스트리밍했는데, 그는 메타버스의 중심 만남 장소인 ‘플라자’에서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가능한 한 성적으로 노골적이 되려고 노력했다. 결국 그는 퇴장당했고 처벌로 돌아오는 것이 금지됐다. 하지만 그 강퇴라는 게 기껏 두시간 동안만이었다.

13세 소녀로 가장한 BBC의 한 연구원은 메타버스의 디지털 스트립 클럽에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녀에 따르면 한 남자가 그녀에게 “아바타는 벌거벗을 수 있어야 하고 말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사람들은 이 공간내에서의 ‘에로틱 역할극’에 대해 얘기했다.

NSPCC 대변인은 메타버스의 일부 부분이 “위험한 설계”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간다

메타는 코로나19 팬데믹처럼 오프라인에서 생활하기 힘든 때 온라인 세상에서 뭐든지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놨지만 어느 새 코로나19는 팬데믹이 아닌 엔데믹이 돼 가고 있다. (사진=메타)

저커버그는 경쟁자들뿐만 아니라 시대 변화에도 발목이 잡혔다.

메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라 인터넷 사용이 급증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어두운 예측 속에 메타버스에 엄청난 자원을 투입했다. 그리고 이미 연간 약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 이상 투자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그런데 코로나 19 팬데믹이 점점 엔데믹(풍토병)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아마도 마크 저커버그가 예상한 것보다고 일찍 막을 내리게 된 것일 수 있다.

메타버스는 온라인 상에서 사람들이 서로 교류하는 또 다른 세계로 갈 예정이었다. 즉,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에서 오프라인에서 할 수 없는 모든 것들을 뉴호라이즌에서 할 수 있게 만들려는 것이었다. 여기엔 게임을 하고, 업무 회의를 하고, 사고 팔고, 채팅을 하는 것들이 포함된다.

그런데 어느 새 코로나 19는 일상속 감기처럼 엔데믹이 돼 가기 시작했다. 이제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사무실로 돌아가고 잇고, 적어도 외출이나 돌아다니고 있다. 집에 있는 컴퓨터를 이전처럼 더오래 쓰게 될 일이 줄어든 것이다. 심지어 일련의 유출된 이메일에 의해 드러났듯이 메타의 직원들조차 메타버스에 거리를 두고 있다.

직원들도 사랑하지 않는 메타의 메타버스 세상

이달 중순에는 메타 내부에서도 뉴호라이즌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사진=메타)

지난 달 비샬 샤 메타버스 부문 담당 부사장은 회사의 직원 중 실제로 얼마나 적은 직원이 그곳에 있는지 파악했으며, 관리자가 이를 점검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만든 제품을 사랑하고 항상 사용하는 건 어떨까요?”라고 메타 내부 게시판에 호소 글까지 썼다.

그는 “간단한 진실은, 우리가 그것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우리의 사용자들이 그것을 사랑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는가?”라고 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메타 직원들은 “마크(저커버그)를 행동하게 만들어라(Make Mark Happy)” 또는 이를 줄인 영문 약자 “MMH” 프로젝트라는 말로 저커버그와 메타버스에서 수행된 모든 작업을 조롱하고 있기도 하다.

뉴호라이즌은 이미 고위 내부 고발자가 “아이들에게 위해하고, 분열을 조장하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약화시키고, 훨씬 더 많은 (해악이 존재하는) 제품”으로 부른 가상세계로서 전세계의 비난을 받고 있다.

저커버그는 확실히 이 ‘멋진 신세계’를 건설중인 것으로 보이는 직원들에게조차 거의 신임을 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는 메타버스가 인터넷의 미래라는 굳은 믿음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비록 그가 메타버스에 관심을 집중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그의 제국이 엄청난 운명의 반전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에 저커버그는 자신의 비전을 공유하지 않는 사람들은 퇴사시킬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메타의 재앙 가운데 많은 부분은 실리콘 밸리의 투자자들과 다른 사람들이 저커버그의 메타버스에 대한 숨가쁜 열정을 공유하지 않는다는 단순한 사실 때문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저커버그는 여전히 이 회사의 가상세계에서 더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일각에서는 저커버그의 기적적인 회생을 기대하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내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분명한 것은 세계 경제 상황불안에 IT산업 불황이 겹치고 있는 상황에서 저커버그의 메타 제국이 자칫 더 무너지게 된다면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점이다.

이재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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