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만 해도 간담이 서늘해지는 질병은 암이다. 실제로 현재 국내 사망원인 1위 질환이 암이다. 그 다음으로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은 심장질환이다. 그 중 하나가 심방세동(心房細動)인데 이는 심방 근육이 국부적으로 불규칙한 수축 운동을 하는 병적인 상태다. 나이가 들수록 발병 확률이 높아진다. 심장에서 혈액을 원활히 내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심장박동기(pacemaker)는 심장의 맥이 너무 느려서(서맥) 실신한다든지 어지럼증, 호흡곤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심장 박동을 유지해 주는 기기다. 미국 애리조나대는 최근 고통없이 심방 세동을 제거해 주는 꽃모양을 한 심장박동기를 개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심박조율기 환자의 심박 교정시 통증 없어졌다
보통 심장박동기(심박조율기)는 심장 전체에 전기 충격을 전달해 불규칙한 심장 박동을 교정하는데, 이는 고통스러울 수 있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연구팀의 새로운 실험적 심장박동기는 다른 접근법을 취했다. 그리고 그것은 심장을 발광하는 꽃잎으로 감싸면서 심박을 조율한다.
기존의 심장박동기에서는 하나 또는 두 개의 전기 선(리드)이 외과적 방식을 통해 심장 근육에 고정되는 게 일반적이다. 이러한 리드 내의 센서가 심장 박동의 불규칙성을 감지할 때마다 그들은 심장박동 교정용 전기 충격을 전달함으로써 반응한다. 불행하게도 그 충격은 근육뿐만 아니라 심장의 통증 수용체도 자극한다.
기존의 연구를 바탕으로 애리조나대 필립 구트러프 조교수 팀이 이끄는 애리조나 대학교/노스웨스턴 대학교 팀은 이 환자들을 위한 덜 고통스러운 대안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만들어진 시제품은 네 개의 유연한 꽃잎 모양의 박막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구조물은 ‘밤에 닫히는 꽃처럼’ 아래에서 심장을 감싸고 있다.
연구팀은 광유전학(optogenetics)으로 알려진 기술을 사용해 꽃잎 안에 있는 작은 파란색 LED가 심장근육으로 불리는 변형된 세포를 자극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켜진다. 이것은 심장근육의 수축을 촉발한다.
중요한 것은, 그 결과 오직 심근세포만이 영향을 받기에 통증 수용체는 자극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광유전학적 심장박동기의 장점은 LED를 사용해 세포를 자극하지만 전극을 사용해 심장박동을 모니터링하기 때문에,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심장박동기는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덜 침습적이고 배터리없어도 된다
또한 이 새로운 장치의 어떤 부분도 심장 자체 내에 실제로 배치되지 않기 때문에, 그 삽입은 상당히 덜 침습적이다.
기존 심장박동기의 또 다른 문제는 배터리로 작동한다는 데 있다. 배터리 성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수술로 교체해야 한다.
그러나 애리조나대의 광유전학적 심장박동기에서는 이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공명 커플링 기술(resonant coupling technology)을 통해 무선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구트러프 교수는 환자가 몸에 착용하거나 매트리스나 의자와 같은 품목에 내장될 수 있는 외부 공명 장치에 가까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심장박동기는 이미 쥐를 대상으로 성공적으로 실험됐지만 아직 인간에게는 실험되지 않았다.
이 내용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지 10월 26일 자에 발표됐다.
이 심장박동기를 개발한 구트러프 교수는 이번에 적용한 광유전학 기술을 지난해 뉴런 자극을 통한 뇌 활성화 연구에 적용한 바 있다. 발상을 전환해 이번에는 심장박동기를 만들었다.
이제 이 시제품이 상용화돼서 심장박동기를 사용하는 전세계의 많은 심장환자들이 편안하게 심장박동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본다.
부정맥의 일종인 심방세동은 미국에서만 매년 45만4,000명 이상의 입원과 거의 16만명의 사망을 초래한다. 애리조나대는 세계적으로 약 6000만 명의 사람들이 이 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뇌 자극에 적용된 광유전학 기술은?
구트러프 교수팀이 이번에 심장박동기에 활용한 광유전학 기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7월에도 이 기술을 이용해 뇌 외부에서 뇌내부 뉴런에 빛을 전달하고 자극해 뉴런을 활성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 시술을 통해 환자의 불안감을 줄이고, 중독을 치료하며, 심지어 실명을 바꾸는데 사용될 가능성이 있음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연구는 당시 미국 국립 과학 아카데미(NAS) 회보에 발표됐다.
요약하자면 그의 팀은 먼저 뇌의 특정 뉴런에 빛에 민감한 단백질을 추가한 다음, 작은 LED임플랜트를 삽입해 뉴런을 비추고, 그럼으로써 필요에 따라 뇌를 활성화시키도록 하는 방식으로 광유전학 기술을 활용했다.
이 장치는 또한 상당히 덜 침습적이고, 따라서 더 실행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기기였다. 하지만 말할 필요도 없이 단백질과 임플란트를 도입하는 것은 뇌를 외과적으로 관통하는 것을 포함한다.
‘종이 한 장 두께처럼 얇고 10센트 지름의 절반 정도’라고 묘사되는 이 임플랜트가 두피 아래 문제의 뉴런 위에 이식된다.
연구팀이 이 LED 임플랜트 기기를 무선으로 활성화시켰을 때 기기의 빛은 뼈를 통과해 뇌를 비추고, 그 뉴런들을 자극했다. 또한 외부에서 생성된 전자기장을 통해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에 충전하거나 교체해야 하는 부피 큰 자체 배터리가 필요하지 않았다.
이 기술은 이미 생쥐를 통해 성공적으로 테스트됐다. 그것은 동물들이 전력이나 제어 소스에 물리적으로 선을 연결하어 않아도 되기 때문에 사실 연구에 특히 적합할 수 있다.
필립 구트러프 교수는 “이 도구는 과학자들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광범위한 실험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이러한 가능성을 통해 과학계는 뇌의 작동 원리를 밝혀내고 정확한 환경에서 치료법을 개발하고 테스트하기 위해 더 빠른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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