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준하 더휴식 대표 -1편- “낙후된 중소 숙박시설, 저희 손을 거치면 훌륭한 수익형 부동산으로 바뀌죠”

서울대 출신 부동산개발전문가, 연쇄창업자 의기투합… 숙박업의 모든 것 ‘내재화’
저평가 숙박시설 매입>SPC 통해 직영/투자자 모집>시공, 운영, IT 시스템 솔루션 도입 프로세스
지난해 사업 본격화 1년여 만에 전국 34개 직영 브랜드 ‘아늑’ 운영, 첫해 102억…매년 2배 성장
더휴식의 프리미엄 숙박 브랜드 '아늑' 구리점. (사진=더휴식)

숙박중개업으로 출발해 여가 플랫폼으로 급성장한 ‘야놀자’, ‘여기어때’의 아성에 도전하는 스타트업 ‘더휴식’이 최근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크게 봤을 때는 숙박업 카테고리에 속하지만 더휴식은 거기에 더해 숙박업의 모든 요소, 즉 부동산 개발, 시공, 운영, IT 인프라 구축 등을 내재화해 종합 솔루션으로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방식은 이렇다. 우선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전국 각지의 노후하고 저평가된 숙박업소를 선별, 매입한다. 매입의 주체는 개발하는 부동산 물건 별로 설립한 SPC(특수목적법인)이다. 이를 통해 더휴식은 투자자를 모집하고 시공, 운영, IT 솔루션 자회사와 용역 계약을 통해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은 ‘컨텐츠 호텔’로 탈바꿈 시킨다.

'아늑' 홍대점의 전경. (사진=더휴식)

그렇게 본격적인 사업 시작 1년여 만에 더휴식은 자사 컨텐츠 호텔 브랜드 ‘아늑’을 전국 34개 지점으로 확대하고 있다. 운영 객실수로는 1143개에 달한다. 이러한 더휴식의 시도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연간 방문자 150만명을 확보한 더휴식의 객실 가동율은 183%에 달한다. 부동산 수익율은 438.4%다. 첫해 매출액 102억원은 올해 23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고 내년 매출은 여기서 다시 2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사실은 더휴식의 사업 영역은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더휴식은 자체 제작한 침구류를 PB 브랜드 ‘고이고이’로 선보이며 단숨에 사업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처럼 더휴식의 비즈니스 모델은 복합성을 띄고 있다. 부동산 개발과 IT를 결합한 프롭테크에 더해 숙박업과 관련된 시공, 운영까지 포함한 밸류체인 구축, 그 공간을 채워 넣는 모든 것을 사업 영역에 포함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 운영에 투입된 IT 시스템은 클라우드 기반 사스(SaaS) 방식이다. 데이터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는 말이다.

숙박업과 관련된 모든 온·오프라인 요소들을 내재화한 더휴식이 데이터까지 확보한다면 어떻게 될까? 알면 알수록 커지는 호기심에 떠밀려 그렇게 김준하 더휴식 대표를 만났다.

서울대 부동산 동아리에서 만난 선후배 ‘공통의 관심사’를 파고 또 팠다

더휴식은 부동산개발전문가인 김준하 대표와 연쇄창업자인 신현욱 대표가 합심한 공동대표 체제로 시작했다. 서울대 경제학과/지리학과 전공인 김 대표와 사회학과 전공인 신 대표는 부동산 동아리에서 선후배 사이로 인연을 맺었다. 당시 기억을 떠올리는 김 대표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지리학과에서 ‘부동산’은 약간 금기시 되는 단어에요(웃음). 그래도 관심이 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죠. 그렇게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친구들끼리 모여서 리츠 케이스 스터디도 하고 업계에 대해 공부하는 작은 동아리였어요. 신 대표를 만난 것은 제가 졸업을 앞두고 회장직을 맡고 있을 때였어요. 신 대표는 그때 아마 2학년 정도, 당시 기준으로는 한참 후배였죠(웃음).”

물론 그때부터 두 사람 사이에 사업 이야기가 오갔던 것은 아니다. 여느 학생과 다르지 않게 학교생활을 했고 졸업 후 각자의 길을 택해 커리어를 쌓아 왔다. 김 대표는 경제와 지리를 함께 공부하며 자연스레 부동산에 대한 관심을 더 키워갔고, 운명처럼 부동산개발 분야에 뛰어들었다. 반면 신 대표는 군 전역 후 창업가의 길을 택했다. 10여년이 지난 후, 김 대표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유명 리테일 브랜드들의 중소형 부동산 개발을 진행한 부동산개발전문가로, 신 대표는 교육서비스에서 출발해 프리미엄 독서실 사업을 진행한 스타트업 ‘아토스터디’ 창업자로 변신했다. 그런 두 사람이 더휴식 창업을 구상하게 된 것은 다시 공통의 관심사, 부동산에 대해 이야기하던 어느 날이었다.

김준하 대표의 중소형 숙박시설 부동산 투자 세미나 현장. 김 대표는 부동산개발전문가로 더휴식의 부동산개발 분석과 투자를 담당하고 있다. (사진=더휴식)
더휴식은 거기에 더해 숙박업의 모든 요소, 즉 부동산 개발, 시공, 운영, IT 인프라 구축 등을 내재화해 종합 솔루션으로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졸업 후에도 간간히 서로 하는 일에 대해 관심을 갖고 만나오다가 무심코 식사자리에서 중소 숙박업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됐어요. 새삼 공통의 관심사가 부동산이었다는 것을 느꼈죠. 처음부터 현재 더휴식의 사업 모델을 이야기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제 경우는 매물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개인 투자를 하게 됐던 것이고, 신 대표 역시 관심이 있어서 함께하게 된 거였죠.”

김 대표의 말처럼 초기 두 사람은 그저 가진 자금으로 저평가된 부동산을 매입해 운영하는 것으로 의기투합했다. 이를테면 일반적인 임대 사업을 한 것이다. 김 대표는 그간 모아온 자금이 있었고, 신 대표는 아토스터디를 성장시켜 상장 기업에 성공적으로 매각 후 엑시트에 성공한 자금 일부를 투입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직면한 임대 사업은 예상과는 달랐다.

“저나 신 대표 각각 서로 잘하는 것을 분업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막상 운영에 들어가니 신 대표가 너무 고생을 했어요. 단순 투자였고 임대를 놨는데, 생각과 달랐던 거죠. 그 과정에서 임차인의 운영 성과도 부동산의 가치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보통 임대인은 임대료만 받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임차인이 장사가 안되면 계약 기간을 이행하지 못하고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 것이 반복되면 결국 부동산을 매각할 때도 가치가 하락하는 문제가 발생하더군요. 사람들이 보통 부동산 투자를 생각할 때 그저 좋은 조건의 금리로 싸게 매입해서 임대료 수익만 발생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었던 거죠.”

임대인의 페인 포인트… 겪고나니 신사업이 보였다

수익형 부동산에 있어서 임차인의 사업 수완에 따라 부동산의 가치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깨달은 김 대표와 신 대표는 “운영을 잘 해야만 투자도 성공할 수 있다”는 확신으로 본격적인 더휴식의 사업을 추진했다.

“투자 관점으로만 부동산을 봤을 때 몰랐던 것을 알고 나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한 후 처음 한 것은 시공사와 설계사를 만나는 일이었어요. 하지만 곧 이 분야도 굉장히 낙후돼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운영 역시도 마찬가지 였고요. 저희가 추구하는 방식이나 개념을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결국 직접 해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처음부터 현재와 같은 방식을 구상했다기 보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다 보니 지금의 모습이 된 거죠.”

아늑 홍대 와인룸. 더휴식은 일관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적용하고 데이터분석을 통해 해당 지역에 최적화된 공간을 기획했다. (사진=더휴식)

그렇다면 김 대표가 이야기하는 더휴식의 숙박업이란 무엇일까? 김 대표는 숙박업의 발전 단계를 1세대에서 5세대로 구분했다. 1세대가 70~80년대 장기숙박 개념의 여인숙·여관이라면 2세대는 교외의 파크텔을 꼽을 수 있다. 3세대로 접어들며 숙박업은 도심 상업지역에 대거 들어서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시장의 흐름이 바뀐 것은 2010년 이후 야놀자와 같은 숙박중개 플랫폼이 등장한 이후부터다. 이때부터 숙박시설은 부티크 호텔이라는 개념이 도입되며 중소 숙박업이 질적인 향상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더휴식의 차별성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김 대표는 ‘콘텐츠’와 ‘공간’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숙박업의 변화는 세대 트렌드와 관련이 있어요. 현재 MZ세대들은 겉만 화려하게 그럴듯해 보이는 것에 열광하지 않아요. 그 부분의 사업적 특면에서 ‘과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저희 전략과 맞아떨어지기도 하죠. 일단 더휴식은 브랜드 가치에 집중하고 심플하고 모던한 공간을 만드는데 신경을 쓰고 있어요. 그리고 이 공간을 소비할 수 있게 콘텐츠를 추가했죠. MZ 세대 이용자들이 이 공간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게 한 거예요.”

[인터뷰] 김준하 더휴식 대표 -2편-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한 부동산 개발과 공간 기획, 밸류체인 내재화로 수익 모델 구축”

황정호 기자

jhh@tech42.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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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on “[인터뷰] 김준하 더휴식 대표 -1편- “낙후된 중소 숙박시설, 저희 손을 거치면 훌륭한 수익형 부동산으로 바뀌죠””

  1. 출장때문에 대전 아늑에 묵어봤는데 그때 느꼈던 아늑 호텔의 시설이나 객실은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모텔 이미지와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모텔이라기보다는 비즈니스호텔같은 청결하고 간결한 이미지가 인상깊었는데 계속해서 이런 모텔을 많이 만들어주시기 바랍니다. 화이팅

  2. 최근에 홍대에 갔다가 아늑호텔을 알게되었는데, 정말 잘 쉬다 왔습니다.
    대표님께서 굉장히 뚜렷하게 운영하고 계신듯 하네요 🙂
    침구류도 편안했고 콘첸츠가 잘 구성되어 있는점이 독특했어요.
    업장수가 생각보다 많은 편이네요.
    앞으로도 친구들이랑 여행가거나 업무상 지방에 갈 일이 있으면 많이 방문해 볼 생각입니다.

  3. 출장이 많은 업종이라 아늑에 머무르게 되었고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전국 어디를 가더라도 아늑이 생길거 같은 기대감이 드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