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당오락(四當五落). 하루 4시간 자면 시험에 붙고, 5시간 이상 자면 떨어진다는 뜻을 가진 옛말이다. 이처럼 일부러 잠을 안 자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 현대인들은 자고 싶어도 깊은 잠에 못 들고 있다.
글로벌 수면 솔루션 기업 레즈메드(ResMed)가 12개국 2만여명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인구 80% 이상은 수면의 질이 떨어졌을 때 나타나는 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우리나라도 불면증, 수면무호흡증 등 수면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년 사이에 25만 명(30%)이나 늘어났다.
잠을 잘 자지 못하면 개인 건강은 물론, 조직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미국에서 가장 큰 심리학회 APA PsycNet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피로나 졸음으로 생산성이 4.5~6% 떨어지고, 노동인구 1인당 손실비용이 연간 2,516달러(약 330만원) 든다고 추정한다.
수면을 챙기는 사람들이 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 숙면을 돕는 슬립테크(SleepTech)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어러블 뉴로사이언스는 헤어밴드처럼 머리에 착용하는 골전도 브레인밴드를 선보였다. 자는 동안에 AI가 뇌 신호, 안구 운동, 안면 근육, 심박수 등을 모니터링한다. 또한, 뇌파에 맞춰 개인화된 오디오 콘텐츠를 들려줘서 최대 56% 더 빨리 잠들도록 돕는다. 깨울 때도 사용자가 선택한 시간 범위 안에서 뇌파를 추적해 최적의 시간에 깨워준다고 한다.
골전도 헤드셋 'FRENZ 브레인밴드' ⓒ Earable Neuroscience
텐마인즈는 숙면하는 데 골칫거리인 코골이를 줄여주는 베개를 개발했다. AI가 사용자 코골이 소리와 머리 위치를 감지하고, 에어백을 부풀게 해 머리 위치를 살짝 바꿔준다. 기도를 확보해서 코골이를 줄이는 원리이다. 앱으로 베개 높낮이를 조절하거나 구체적인 수면 데이터를 확인할 수도 있다. 이 기술은 올해로 CES 혁신상을 3번째 받았다.
AI 코골이 완화 베개 '모션필로우' ⓒ 텐마인즈
2020년 설립된 국내 스타트업 '에이슬립'은 뛰어난 수면 진단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AI가 호흡 소리로 수면 상태를 측정한다. 스마트폰 뿐 아니라, 스마트TV, IoT 등 마이크가 달린 기기라면 모두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예를 들어, 잠에 든 숨소리를 감지하면 저절로 수면등이 켜지고, 코를 골면 가습기가 작동되는 식이다. 또한 웨어러블 제품과는 달리, 사용자가 직접 착용하지 않고도 수면을 분석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향후 공기청정기, 에어컨 같은 가전 제품은 물론, 스피커, 화장품 등 다른 기업들의 제품에 결합해 일상생활 전반에서 수면에 도움을 주려는 비전을 그리고 있다고 한다.
에이슬립은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녹음 숨소리로 수면단계를 측정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 에이슬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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