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본 동화일 것이다. 두 이야기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착한 사람이 결국에는 보상받고 승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착하게 살면 호구가 된다’, ‘착한 사람이 손해본다’는 말이 흔하게 쓰이고 있다.
그런데 이런 통념을 깬 연구가 있다. 31살의 나이에 와튼스쿨 최연소 종신교수로 임명된 애덤 그랜트는 10년 이상 호혜의 원칙과 성공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받는 것 보다 더 많이 베푸는 이타적인 사람이 이기적이거나 이해타산을 따지는 사람보다 더 크게 성공했다. 달리기 경주에 비유하자면, 단거리에서는 이타적인 사람이 뒤쳐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마라톤에서는 이들이 승리한다는 것이다.
실패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이익에만 집중하고, 자신의 이익은 하찮게 여기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다 퍼주고 녹초가 돼 버린다. 반면 성공하는 사람은 베푸는 일에 모든 에너지를 쏟지 않는다. 이들은 도움을 주는 것만큼이나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한다.
미시간대 웨인 베이커 교수는 베푸는 행동과 부탁하는 행동의 빈도에 따라 사람들을 4가지 유형으로 구분했습니다. 예시와 함께 각 유형을 살펴보자.
1)매우 관대한 기버(Giver) 유형인 박과장
박과장은 누구든 도움이 필요해 보이면 먼저 손을 내민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부탁을 절대 거절하지 않는다. 그러나 박과장 자신이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부탁하지 않는다. 내가 무능한 사람으로 보이진 않을지, 또는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가 되진 않을지 걱정하기 때문이다.
2)이기적인 테이커(Taker) 유형인 최과장
최과장은 툭하면 부탁을 해서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도움이 필요해 보이는 사람들을 모른 척하거나, 부탁을 받아도 이런 저런 이유를 대고 거절한다.
3)외로운 늑대 유형인 이차장
이차장은 책상 앞에 앉아 말없이 일만 한다. 도움을 받는 것은 스스로 무능함을 인정하는 거라고 생각해서 좀처럼 부탁하지 않는다. 베푸는 일도 드물다. 다른 사람 일에 신경 쓰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4)기버-리퀘스터(Giver-Requester) 유형인 김부장
김부장은 세상에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도움을 구하면 성심성의껏 도와주고, 일을 하다가 어려움이 생기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해 해결한다.
4가지 유형 중 어떤 유형이 가장 성과가 좋을까? 베풀 줄 알며 도움받을 줄도 아는 '기버-리퀘스터(Giver-Requester)'이다. 이들은 베풂을 통해 존경을 얻고, 부탁을 하여 성공에 필요한 것도 얻는다. 반대로 가장 성과가 나쁜 유형은 베풀지도 부탁하지도 않는 '외로운 늑대'이다. '이기적인 테이커(Taker)'는 단기적으로 보면 도움을 받아서 성과가 날 수 있지만 베풀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된다. '매우 관대한 기버(Givier)'는 잘 베풀기 때문에 평판은 좋지만,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해 업무 성과가 낮다. 그리고 베푸는 것에만 집중하다가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쳐 번 아웃에 시달리게 된다.
이미지 출처: IGM 비즈킷
도움을 받지 않으면 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때 다음 2가지 부탁의 기술을 활용해 볼 수 있다.
첫번째 부탁의 기술
스스로에게 질문하여 내가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구체적으로 파악한다.
시간을 가지고 다음 5가지 질문의 빈칸을 채워보자.
1) 내가 현재 하는 일은 _____이며, 나는 _____에 도움을 받고 싶다.
2) 가장 시급한 업무는 _____이며, 이를 해결하려면 _____을/를 해야 한다.
3) 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은 _____이며, _____ 을/를 하면 그 일에 도움이 될 것 같다.
4)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난제는 _____이며, _____에 대해 조언을 얻고 싶다.
5) 나의 가장 큰 바람은 _____이며, 그걸 이루려면 _____이/가 필요하다.
두번째 부탁의 기술
SMART 요청법으로 부탁의 성공 확률을 높인다.
S, Specific 모호한 부탁 보다는 구체적으로 부탁한다.
M, Meaningful 왜 그런 부탁을 하는지 상대에게 설명해서 공감을 얻는다.
A, Actionable 상대방이 ‘알아서 해주겠지’라고 짐작하지 말고, 어떻게 행동해 주길 기대하는지 알려준다.
R, Realistic 현실적으로 들어줄 수 있는 타당한 부탁을 한다.
T, Time-related 많은 사람들은 부탁을 할 때 기한을 언급하기를 꺼린다. 너무 보채는 것처럼 보일까 걱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한이 명확하지 않으면 상대방이 차일피일 미루기 쉽고, 부탁을 들어줄 수 있는지 없는지 가늠하기도 어렵다. 부탁을 할 땐 꼭 기한을 알려줘야 한다.
정리해보자.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기고, 독차지하고, 뺏는 것이 아니라 돕고, 공유하고, 양보해야 한다. 하지만 이것 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 도움을 베푸는 것 만큼이나 도움을 받을 줄도 알아야 한다. 오늘 배운 5가지 질문과 SMART 요청법을 활용해서 일단 부탁을 시작해보자. 이 단순한 행동이 여러분을 성공으로 인도할 것이다.